소소한 일상

걷기 시작하면서 생긴 나만의 힐링 풍경

zoomma 2025. 10. 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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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걷기 시작하다 1부 
신흥리 마을 ~ 신흥리 쇠물깍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난 가을을 특히 좋아한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계절의 변화에 맞게 낙엽이 떨어지고 낭만이 가득해서 말이다. 해마다 긴 여름으로 인해 지친 내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 주는 것도 사실상 가을이라는 계절이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 하루에 30분 정도는 걸으려고 노력하다보니 아침을 먹고 난 뒤에는 모든 것을 내려두고 걷는다. 덥고 습한 날씨엔 집에서 깨작깨작 운동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와 닿지 않았는데 일부러 시간내어 움직이다 보니 나름대로 다리에 힘도 생기는 것 같고 심폐기능도 좋아지는 것 같다. 

       

 

오늘은 어디를 걸을까?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그 생각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3~4번 정도는 걸으면 몸이 기억하고 조금씩 늘릴 수 있어 되도록이면 걸으려고 한다. 조천을 시작으로 신흥리 쪽으로 구간을 잡아 보았다. 시골 외곽이다 보니 걸어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더 좋다. 조용한 바람소리와 시원하고 맑은 공기는 폐 구석구석을 정화하는 듯 하고 도심에서 느끼지 못하는 그런 힐링을 받아서 좋다.

   

 

지나가다 보니 작은 언니 가게에 있던 나팔꽃이 밭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콩밭 나팔꽃들이 윗 부분에 가득하다. 색도 보라색이라 언니 말처럼 우아하게 보이기도 하고 작아서 이쁘기도 하다. 어릴적 보던 큰 나팔꽃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추억 속의 나팔꽃이라 한 번 더 눈여겨 보게 되었다.

 

 

시골이다 보니 단독주택들이 많다. 길가 버스정류소에 위치한 한 주택의 담벼락에는 푸밀라 고무나무가 이쁘게 벽을 올라타고 있었다. 잘 가꿔진 모습을 보니 주인장의 성품도 조금은 느껴진다. 이 줄기는 꺾으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 즙은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하니 이쁘다고 꺽어 가면 큰 낭패를 보니 그냥 나처럼 담쟁이 덩굴 식물을 보며 힐링 포인트를 찾는게 좋다.

 

 

마을버스, 시내버스도 간간히 다니니 이 또한 낭만 가득한 시골 풍경이다. 고불한 도로에 보이는 버스가 이뻐 보이는건 내 감정일런지도 모른다. 이렇듯 걷다보면 어느새 근심 걱정은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날려 보내진다.

 

 

한 10분 쯤 걸었을까.... 신흥리 작은 마을 초입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보니 저 멀리 바다도 보인다. 자동차로 다닐때는 저 멀리 바다가 보이지 않았었는데 걷다보니 이런 아름다운 풍경도 보게되니 좋다.

 

 

가을 하늘이 유난히 높고 푸르고 구름도 곱게 둥실둥실 떠 있다. 마을이 이토록 조용했다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누렇게 익어가는 호박도 정겹고 호박 위에 앉아서 쉬고 있는 달팽이도 정겹다.이런 풍경이 시골에서 살때 느끼는 힐링 포인트가 아닐까.... 도심에서 느끼지 못하는 그런 여유로움이랄까...

 

 

제주도 공항에선 비행기 이착륙 하는 모습을 3분 마다 볼 정도로 많은 비행기가 왔다갔다 한다. 걸을때 마다 저 멀리 보이는 비행기에도 눈이 간다. 얼마전 미국에 있는 언니가 한국에 와서 만나기 위해 육지에 갔었는데 비행기를 보니 육지에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조용한 이순간 만을 즐기기로 했다. 

 

 

시골 어느 곳에 가면 흔한 벽화도 오늘따라 더 선명하고 이쁘게 보인다. 잘 될 것 같은 카페도 이제 없어지고 간판 홍보가게가 되어 있었다. 제주도 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카페, 음식점들이 점점 문을 닫는 곳들이 많다는데 이곳 시골은 더 심하면 심하지 덜하진 않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감이 익어가는 계절이다보니 곳곳에 감들이 많이 열려 있다. 그런데 이 감은 처음 본다. 손가락으로 잡으면 잡힐 듯한 작은 감이 눈에 띄어 검색해 보니 고욤나무로 감나무와 같은 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감나무와 가까운 친척이라고 한다. 익기 전에는 매우 떫으맛이 나지만 서리를 맞고 완전히 익으면 단맛이 난다고 한다. 걷다보니 이렇게 하나씩 배워 나가는 재미도 솔솔하다.

 

 

신흥리 마을입구에서 신흥 해수욕장 쪽으로 다 왔을때 어릴적 하천 주변에서 많이 봤던 수양버들 나무가 있었다. 제주도에선 흔하게 보는 나무가 아니라서 그런지 더 정겹고 좋다. 잠깐 동안의 걷기를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눈에 담고 온몸으로 느꼈다. 헬스장에서는 절대 느끼지 못할 그런 느낌을 걷기를 통해 느끼니 이 또한 중독이 안 될 수 없다. 걸으면서 본 나만의 힐링 풍경은 다음에는 어떤 멋진 장소를 갈까 사뭇 설레인다.

신흥리 쇠물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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