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습니다.
보통 술자리가 마련되어도 전 운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른날과 달리 분위기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술을 잘 못마시다 보니 소주 몇 잔에 완전 술이 되었지요
당연히 술을 마셨기때문에 운전은 할 수 없는 상황..
그래서 대리운전을 부르기로 했습니다.
랑님이 대리운전을 부르는 사이 난 차 뒷좌석에 몸을 뉘었답니다.
울 차는 카니발이라 맨 뒷좌석에 편하게 꾸며져 있거든요.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대리운전기사가 왔습니다.
평소에 보통 남자분이었는데..그날은 여성대리운전자가 오셨습니다.
여성운전자는 랑님에게 인사를 하더니 이내 자리에 앉아 운전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조수석에 앉은 랑님에게 자꾸 슬데없는 질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전 뒤에서 누워 있었기때문에 여성운전자는 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누워서 듣고 있자니 헐..
처음에는 그냥 농담이겠지하고 들었는데.. 정말 어이가 없는 이야기를 자꾸 내 던졌습니다.
" 오늘 모임이 있었나 봅니다..사장님.."
랑님은 술이 한잔 되면 보통 자는 스타일인데.. 여자분이 질문을 하니 엉겹결에 답을 하더라구요.
" 네..."
" 요즘엔 남자분들 술 드시면 보통 2차는 어딜가시나요?.."
" 네?.." 랑님은 어이없다는 듯이 억양을 올리며 묻는 기세더군요.
" 그냥 궁금해서요.. 그런데 결혼 하셨어요?.. 젊어 보이셔서.."
' 뭐고 저여자.. 조용히 운전만 하고 가면 될 것이지 무슨 쓸데없는 질문이고..'
뒤에서 누워있으면서 난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술이 한잔 되어 몸은 말을 안듣고...ㅡ.ㅡ;;
울 랑님 그 질문에 대답도 안하고 그냥 머리를 의자에 기대어 가만히 있더라구요.
별 반응이 없자 여자분이 얼마간 조용히 가다가 이제는 자기의 개인적인 이야길 계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남편이 갑자기 실직이 되어서 집에서 노는데.. 노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짜증도 나고 해서 자기가 이렇게 일을 하러 나온다고..
그런데 야간에 대리운전을 하다보니 여자로서 힘들다고..
그래서 집을 나가고 싶다는..
뭐 우리하고는 상관없는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더 기가찬 것은 밤에 운전하니 술한잔 된 사람이 돈을 줄테니까 같이 여관에 가자고
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하고..
그리고 어떤 사람은 강제로 운전하는데 더듬는다는 이야길 하고..
듣고 있으니 정말 황당하더라구요.
' 뭔데.. 왜 그런 이야길 자꾸 하노..저여자 웃기네..참..'
난 기가 찼습니다.
' 운전만 하고 가면 되지.. 그래서 어떡하란 건데..헐'
여성운전자는 힘들다고 계속 혼자 이야길 집에 도착할때까지 하더라구요.
울 랑님은 술이 한잔 된 상태라 그저 듣기만 할 뿐 ..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대리운전하시는 여자분 왜 모르는 사람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뒤에서 듣고 있자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혼자 자신의 처지를 이야길하다가 집에 도착..
대리운전자는 랑님에게 다왔다고 이야길했지요
거의 자다시피 온 랑님은 절 부르며 돈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뒤에 사람이 있었구나하고 느낀 여성운전자는 절 보더니 어쩔 줄을 모르더라구요.
난 솔직히 어이가 없어서 한 마디 할려고 했지만..
참았습니다.
돈을 꺼내 여자분에게 줄려고 차에서 내렸지요.
그때 그 여자분의 모습을 보고 정말 황당했다는..
무슨 대리운전하시는분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일을 하시는지..헐!
뭐 사실 옷입는거야 자기 맘 이지만..
대리운전하면서 오는 내내 쓸데없는 이야길 하고 오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하겠더라구요. 쩝!!!!
대리운전자에게 돈을 주고 랑님과 집에 들어 가면서 대화를 했습니다.
" 자기야 대리운전 부르면 여성 운전자 많나?.."
" 별로..근데 가끔 한번씩 부르면 오데..와..?"
" 아니.. 오는 길에 여자가 자꾸 쓸데없는 소릴하는 것 같아서 자기 잤더나?."
" 어.. 조금 졸았다..그런데 아까 여자하는 이야기 조금 들어보니 쓸데없는 소리 같아서 그냥 무시했다."
" 그러나.."
더이상 대리운전하는 여자분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대리운전하는 여자분이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했는지..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객관적으로 보기엔 나쁘게 말하면 손님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위함같이 느껴지기도 하였어요.
조금 씁쓸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많진 않겠지만 그 여성 운전자분을 보고 솔직히 좀 그렇더라구요.
대리운전의 현실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행동은 좀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제발 열심히 일하는 여성대리운전자분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여자분이 없었음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적어 봅니다.
제발 자신의 본연의 일에만 충실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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