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을 하기 전 옷을 꼭 털어야 하는 이유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하루일과를 하다보니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집니다. 낮이 긴 여름엔 더욱더 그런 마음이 드네요.. 가게 일을 마치고 요즘엔 가까운 숲길을 걷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부산에서는 하루 10분도 안 걸었었던 저로써는 하루 기본 3km~ 5km는 자연스런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제주도의 공기가 유난히 좋아서 그런 이유도 포함될 듯 합니다. 물론 천혜의 자연환경도 무시 못하구요.. 오늘은 조금 안타까우면서도 조금은 섬찟했던 포스팅 하나 합니다. 먼저 세탁기에서 생을 마감한 귀요미 도마뱀에게 명복을 빌며.....ㅡㅡ
늘 그렇듯 하루일과를 같이 시작하고 같이 마감하는 우리부부... 제주도에 와서는 서로를 도와 생활하는게 자연스럽습니다. 부산에서 살때는 뭘 하나 해달라고 하면 엄청 시간을 끌었던 남편이 솔직히 많이 변한건 사실.... 오늘은 아침부터 놀라는 눈치...
" 에그......여기서 죽다니...."
남편의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세탁실에서 들렸습니다.
" 뭔데? 뭐가 죽었나? "
평소 벌레를 무서워하는 저... 한발짝 먼 발취에서 한마디 던지니 남편 나즈막한 목소리로 한마디 합니다.
" 도마뱀"
헉!!!!!!!!!!!!!
도
마
뱀
이 무슨 소리.. 순간 그 말에 놀랐습니다.
;;;;;;;;
산골짜기도 아니고 아파트에 사는 저로써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에 남편이 한참을 바라 보던 세탁기안으로 고개를 넣었더니....
뜨아!!!!!!!!!!!!!!!!!!!!!
진짜
도
마
뱀
이었습니다.
그것도 꼬리가 잘린채.....어릴적 이야기만 들었던 도마뱀이 위험상황에 놀라 달아날때 꼬리를 잘라 놓고 도망간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세탁기안에서 꼬리가 조금 잘린채 있는 모습은 처음이라 적잖게 놀랐습니다.
흑흑.....도마뱀...우짜다가...세탁기안에서...
ㅡㅡ
도마뱀꼬리... 솔직히 첨 봅니다. 이런게 된거....
도대체 세탁기에 어떻게 들어 갔단 말인가요... 암만 생각해도 아리송.....
흑흑흑..... 우짜다가..우짜다가...
남편은 죽어 있는 도마뱀을 꺼내기위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때 생각나는 한가지..... 그 도마뱀은....그 도마뱀은.....
바로 옷에 딸려 온 것 같았습니다. 어제 숲에 갔다가 옷에 딸려 온 듯....
한라생태숲
남편이 입었던 윗옷이 어제 빨래를 한 그 옷....그러니까..오늘 세탁기안에 죽은 도마뱀은 바로 바로...한라생태숲에 살던 그 녀석입니다. 평소 입었던 옷을 세탁할때 그냥 세탁기에 넣어서 세탁하는 습관이 있어서 이렇게 도마뱀이 옷에 딸려 올 줄 몰랐네요.. ㅡㅡ;;;
다음부터는 산에 갔다 오면 꼭..꼭..꼭..... 옷을 탈탈 털어야겠습니다. 우리때문에 죽은 도마뱀... 정말 미안하네요... 그래서 죽은 도마뱀은 우리가게 텃밭에 고이 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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