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동 고기집 [그때 그 고기]
소금구이와 주먹구이의 차이점은 뭘까?
횟집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식 대부분이 육고기 위주입니다. 며칠전에도 남편과 고깃집에 갔습니다. 조금 이른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었지만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우리부부에겐 딱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담배 피는 분들도 은근 많고 무엇보다도 시끄러운 분위기때문에 조금 부담스럽긴해요.. 하여간 조용한 분위기라 오붓하게 고기를 먹으며 데이트하는 느낌도 나고 괜찮았습니다.
70~80년대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고깃집.. 우린 90년대 추억이 많은 세대라 조금은 뒤떨어진 느낌이지만 그래도 아버지 세대의 느낌이 들어 어린시절 추억도 새록 느끼게 해주는 고깃집이었습니다.
'맨발의 청춘' 영화 포스트와 '전보 전화' 라는 말이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어릴적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어 왠지 과거로 온 느낌이 조금은 들었어요.. 어릴적 우리네 아버지들의 포장마차 같은 분위기랄까...
잠깐 동안이었지만 가게안의 정취에 나름 과거의 추억을 곱씹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고기를 먹으러 왔으니 이집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고기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사장님께 추천해 달라고 하니 소금구이와 주먹구이를 시켜 보라고 하시더군요.. 뭐..껍데기구이는 내가 안 먹으니 보자마자 패스했지만요..
우린 소금구이와 주먹구이를 3인 분 시켰습니다. 주문 후 상차림이 준비되었는데요..특이하게 이 집에선 파절임과 양념이 식판에 나왔습니다.
식판에 1인 분 기준으로 이렇게 나오는 곳은 처음이라 재밌더군요.. 이런 식판도 오랜만이고.... 남편은 군대 식판 같다며 웃더군요..다른 음식점과 달리 나름 재밌게 꾸민 아이템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그외 반찬은 여느 고깃집과 비슷했지만 나름대로 한정식같은 분위로 깔끔하니 나와 맘에 들었습니다.
두부
부침개
무 반찬
샐러드
쌈
하여간 식판 하나때문에 그릇이 많이 필요없어진 것 같아 상은 복잡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드디어 우리가 시킨 고기가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도톰한 고기 두께에 놀랐습니다.
이 두꺼운 고기를 어케 구워 먹는 담?!...
평소 삼겹살 위주의 고기만 먹어서 그런지 대개 두꺼운 고기 두께에 놀랐어요.
오잉...그런데 소금구이와 주먹구이 두 종류를 시켰는데 도톰한 고기만 나왔네요..
" 사장님 ...소금구이랑 주먹구이 두 가지 시켰는데 고기가 한 종류네요.."
" 네.... 손님이 시킨 두 종류 맞습니다. "
" 네?! "
사장님은 조금 의아해하는 제게 소금구이와 주먹구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더군요. 솔직히 지금껏 말만 많이 들었지 주먹구이는 처음 시켜 본지라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고깃집 사장님이 말하는 소금구이와 주먹구이의 차이점은 뭘까?
고깃집 사장님이 말하길 소금구이와 주먹구이의 고기는 같지만 먹는 방법에 따라 소금구이와 주먹구이로 나뉜다고 합니다. 즉 소금구이는 불에 울려 삼겹살처럼 다 익을때까지 그냥 구워 먹으면 되는 것이구요..주먹구이는 두꺼운 고기가 적당히 앞 뒤로 익어 갈 즈음에 소스에 담근 뒤 고기에 소스가 스며 들면 불에 올려 구워 먹는거라고 합니다. 설명한 대로 글을 적긴 했지만 왠지 이해가 좀 부족할 것 같아 사진을 여러 장 찍었어요.. 사진을 참고 하시면서 이해하심 편할 듯...
고기가 두꺼워 한쪽을 너무 오랫동안 올려 두면 고기가 타므로 고기 바닥 부분이 타지 않게 익을 즈음 고기를 뒤집어서 같은 방법으로 익혀 주세요.
딱 이정도면 되겠네요... 타지 않게 적당히!
이 상태에서 그냥 구워 먹으면 소금구이
적당히 아래 위로 익은 고기는 소스로 옮겨 먹기 좋게 잘라서 소스에 재어 주세요. 이것이 주먹구이로 해서 먹는 방법입니다.
주먹구이는 다 익지 않은 상태에서 소스에 재어서 구워 먹는다.
주먹구이를 시키면 일일이 고기를 종업원이나 사장님이 잘라 주기때문에 먹는 손님은 별 불편함이 없답니다.
주먹구이를 하기 위해 소스에 재어 놓은 상태..
소금구이는 앞 뒤 적당히 익었을때 이렇게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 완벽하게 구워 먹으면 됩니다.
소금구이는 한꺼번에 잘라 팬에 하나씩 굽기 좋게 올려 구운 후 먹으면 됩니다. 일일이 일렬로 고기를 줄을 세워주는 사장님 아들 ..
이곳은 사장님과 사장아들 그리고 주방에서 오래 일하신 분들은 모두 명찰을 달고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남네요. 종업원보다 사장아들이라고 해 놓으니 손님들 조금 더 친숙한 느낌으로 주문할 듯 해요.
이렇게 구우니 처음에 너무 두꺼워 어떻게 구워 먹지하는 생각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평소 우리가 먹던 고기 모양 그대로니까요...ㅎㅎ
소금구이
소금구이는 평소 우리가 먹던 대로 쌈위에 고기 올리고 마늘, 파절임, 된장을 올려서 먹으면 완전 꿀맛~음냐....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은데요... 이 놈의 고기사랑.....
짜잔...이제 주먹구이 불판에 올렸습니다. 적당히 소스의 간이 밴 고기를 불에 올리니 소스때문인지 향이 좋습니다.
소금구이와 달리 달작지근한 소스때문에 더 맛나 보여!
주먹구이도 소금구이처럼 일렬로 줄을 맞춰 구워 주심 끝...
소스때문일까 소금구이보다 조금 더 빨리 타는느낌이 들지만 맛은 이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아마도 비법소스때문일 듯......
주먹구이
주먹구이는 소금구이와 달리 땅콩가루에 묻혀서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아마도 소스와 잘 어울어져서 맛이 더 가미되는 것 같기도 해요.. 지금껏 많은 고기를 먹어 봤지만 주먹구이는 처음이라 재밌기도 하고 맛도 괜찮았어요. 단, 조금 아쉽다면 양념된 고기를 굽 듯이 빨리 구워 먹어야 하는 단점...그렇기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화없이 고기만 샤샤삭 먹게 되더군요. 하여간 소금구이와 주먹구이 왠지 많이 달라 보이는 이름이지만 먹는 방법은 특색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기 먹은 후 먹은 밥도 나름대로 이색적이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고기 먹은 후 나 온 추억을 느끼게 한 도시락과 된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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