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라서 가능하고 제주도라서 이런 선물로도 트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하지만 이게 바로 육지인이 제주도에 사는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누가 그랬다. " 제주도에 잘 정착해 살고 있다는 건 겨울철 밀감을 얻어 먹는걸 보면 안다 " 고... 그러고 보면 참 빨리 제주도 정착을 하고 적응을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제주도에서 알았던 친구에게서 감귤을 자주 얻어 먹는다. 얼마전엔 감귤농장 주인장이 가지치기처럼 준 감귤을 우리가게에 가져 왔다. 너무 이뻐서 그냥 대충 걸어 두기가 아까울 정도이다. 친구는 그냥 며칠 걸어 뒀다가 감귤을 따 먹으라고 하지만 너무 이뻐서 따 먹기 좀 그랬다.
친구가 가져 온 감귤
" 요걸 어디에 걸지? "
긴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감귤이 너무 이뻐서 한 참을 보게 되었다.
근데..갑자기 남편이 감귤달린 가지를 달란다. 그러곤 문 입구에 장식하면 괜찮겠다고 하며 한 번 대충 걸어 본다.
너무 이쁜 감귤
근데.... 이건 그냥 벽에 걸어도 이쁠 것 같은데....이런 생각을 하며 난 어디에 걸지 고민했다.
하지만 남편은 이내 감귤달린 가지를 달란다. 문 입구에 달거라며..... 그리곤 입구에 감귤을 고정시킬 부속을 단다.
감귤가지를 고정시킬 철사도 자르고....
뚝딱뚝딱 남편은 순식간에 장식용 감귤가지로 만들어 버렸다.
누군가는 하라고 해도 안 할 일을 남편은 뭐든 알아서 척척 잘해낸다. 오히려 하지도 않는 내가 옆에서 잔소리를 할 뿐이다.
단단히 고정도 하고 끝 마무리도 하고....
탐스럽게 달린 감귤이 더 이뻐 보인다.
남편도 흡족했는지 이내 엄지를 척하고 든다.
사실 제주도 친구가 감귤가지를 가지고 온 이유는 바로 코드 꽂는 곳에 달아 놓은 감귤때문이다. 감귤이파리가 달려 있어 인테리어용으로 달아 둔 것인데 친구는 이내 멋진 감귤가지를 한 박스 가져다 준 것이다.
그럼 나머진 감귤이 달린 가지는 뭘 했을까? 바로 .... 감귤트리를 만들었다.
몇 달 전에 버리려던 나무를 가져와 살려서 키운 나무를 트리로 만들었는데 그곳에 감귤을 주렁주렁 달아 트리로 만든 것이다. 사실 트리 나뭇가지는 약해서 그곳엔 달지 못하고 나무를 고정시키기 위해 세워 둔 대나무에 연결해서 달았다. 누가보면 마치 나무에 단 것처럼 착시현상을 느끼게.......
역시 맥가이버의 손길이다.
참 알뜰하고 멋진 남편... 늘 그렇지만 일할때 제일 멋지고 이렇게 뭔가를 만들어낼때 완전 좋다. ㅋㅋㅋㅋㅋㅋ 왜냐...난 편하게 구경만 하면 되니까...
헉....이건 언제 달았데???
오호~ 역시 신의 손이닷! 여자보다 더 섬세하다..아니 나보다...ㅋㅋㅋㅋ
오~~~ 멋지다
싱싱한 감귤도 달리고..ㅋㅋㅋㅋ
제주도라서 이런 트리가 가능하겠지! 부산에 살았으면 아마 이해불가 아니.. 다 먹기 바쁠 듯..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횡재가..... 감귤 한 박스 또 받았다. 요건 가게 주인아저씨가.... 근데...가져다 주면서 하는 말씀....
" 다 먹고 말해... 또 줄테니까.."
올레~~~
ㅎㅎ... 요건 가게에 두고 손님들 오시면 같이 먹는 걸로~ 이게 바로 제주도에 사는 인심 ㅋㅋㅋ
헉.... 저녁에는 제주도 친구가 또 한 봉다리 가져 옴....이거 족히 10키로는 될 듯.... 하여간 제주도에 사니 감귤은 떨어짐이 없이 먹는 것 같아 넘 좋다. 물론 사 먹지 않고 얻어서... 이게 바로 제주사는 재미 아닐까.... 진짜 제주도는 인심이 정말 후하다. 나도 이곳에 살면 마음이 넉넉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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