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벽화가 감동적인 이유
어제 부산의 달동네 중 한 곳을 다녀왔습니다. 유난히 높았던 기억과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과 산 비탈길에 아슬아슬하게 있던 많은 집들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른 달동네는 시내와 근접하여 버스도 많이 다니던데 어제 갔던 달동네는 마을버스 한대가 마을의 다리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어제 자료를 정리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더 나은 편안함을 추구만 했던 내 자신이 무척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절대 사람은 경험하지 않으면 자신의 생활과 환경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느낀 하루였습니다. 어제 밤 잠을 뒤척이면서 자료를 일일이 분석해보니 왜 달동네의 벽화의 모습들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감동으로 다가 오는 지 조금은 알것도 같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월이 흘러서 본 어릴적 추억의 놀이와 옛 풍경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릴적 코 흘리게 친구들과 같이 즐겁게 놀던 기억이 벽화를 보면서 하나씩 떠올라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빨려 들어가 지금의 현실에 조금이나마 어릴적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 문현동 돌산마을 벽화.)
벽화를 보면서 어릴적 형제간의 우애도 볼 수 있고..
어릴적 추억의 놀이도 다시금 생각나고..
어릴적 그렇게 괴롭히던 친구들도 생각이 많이 나고..
늘 나의 버팀목이 되어준 오빠의 사랑도 생각이 나고..
놀이공간이 한정되었던 어린시절의 놀이터와 주위환경이 떠오르고..
손이 까맣게 되도록 흙을 만지며 놀던 기억과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옹기종기 앉아서 놀던 기억...
지금은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네요..
멋 모르고 살던 어릴적의 날들..
지금은 물방울 놀이 하는 용품이 따로 나와 있지만 어릴적 엄마 몰래 퐁퐁(세제)으로 물방울 재료로
쓰다 혼났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추억의 놀이..
지금 생각하면 그리 재밌던 놀이도 아닌 것 같은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란 놀이를 하며 온 동네가 웃음바다가 되던 기억..
이 모든것이 달동네의 아름다운 벽화를 보면 하나씩 추억이 떠오르면서 감동으로 밀려 온답니다.
어린시절 어려웠던 추억도 생각나고, 친구들의 우정도 생각나고..
지금은 세련된 빌딩과 고층아파트로 도심을 메우고 있지만 아직도 옛 모습을 간직한 채
그 시절의 어려운 모습으로 시간이 멈춘 듯 살아가시는 달동네의 모습에 왠지 가슴이 뭉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달동네도 조만간 추억속의 한 단면으로 우리가슴 속에 남게 되겠지요.
시대에 맞추어 이제 재개발의 손길이 점차 뻗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이 달동네가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되어 이 모습은 사라지겠지만..
전 이 동네를 어린시절 추억이 있고, 꿈을 키우며 살고, 미래를 향한 희망이 있는
달동네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미래의 꿈을 가득 담은 벽화를 꾸며 준 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예전에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를 잊어 버리고 현실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사시는 분들은
다시 현실을 바로보고 생각하게 되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어제 달동네에서 느낀 건 바로 내자신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난 그걸 마음 속 깊이 배우고 왔던 것입니다.
달동네의 벽화가 감동적인 이유는..
바로 어린시절의 순수한 모습으로 자란 우리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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