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경찰서에는 조금 특별한 것이 있다
제주도에 여행자로 왔을때랑 이주해 직접 살아 보니 외식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참 쉽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밥값이 육지와 달리 참 많이 비싼 편이었기때문입니다. 부산에서 김치찌게를 한 그릇 먹으려면 저렴한 곳은 2,500원 부터 시작하고 시내 음식점에 가도 3,000원부터 하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기본이 5,000으로 시작하니 처음엔 관광지 주변이라 그렇겠지하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기사 부산의 돼지국밥이 유명하다면 제주도에선 고기국수가 유명한데 그것 또한 7,000원은 기본이니 그저 혀가 내 둘러집니다. 제주도에 여행을 왔을때는 며칠 있는 동안 유명하다고 소문난 음식점 위주로 가다 보니 가격이 좀 비싸도 가게되었지만 직접 살아 보니 현실적으로 변하게 되더라구요.
내가 경찰서에 간 이유
며칠전 일찍 가게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경찰서에 들렀습니다. 왜냐구요...들으면 막 웃지 않기입니다. 헤헤~ 갑자기 왜 경찰서에 갔냐면요.. 밥 먹으로 갔습니다.
푸헤헤~
제주도에 이사 온 후, 가게를 얻으러 다닐때 봤던 문구가 절 경찰서에 오게 만들더군요. 그당시 보기만 하고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 조금 아쉽지만 글로 설명할께요.. '일반인도 식사 가능합니다. 점심식사 4,000원' 이란 문구였죠.
홀~~~~~
이렇게 착한 가격이 ....
남편과 전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좀 놀랐습니다.
어딜가나 음식값이 기본적으로 5,000원 아니 거의 7,000~8,000원 수준인데 점심식사가 단돈 4,000원이라니... 뭐...육지에선 4,000원도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이곳 제주도에선 정말 파격적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저렴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문구를 본 지 꽤 되었지만 알뜰한 남편....
그 문구를 기억이나 하고 있었는지 일찍 마치던 그날...경찰서가서 밥 먹자고 하더군요.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지만 저 또한 저렴한 가격에 귀가 솔깃해져 같이 갔습니다.
근데...
우스운건 경찰서 들어가기 전 앞에 보초를 서고 있는 분이 무슨 일로 왔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란 생각을 순간 하게 되었죠.
"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 밥 먹으러요.."
풉...
이렇게 대답한다는 것이 어찌나 부끄럽던지..
하여간 다행히 보초서는 분이 안 보이더군요.
아마 들어가는 시간에 화장실에 갔다 봅니다.
휴~
그런데...
경찰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난 뒤 또 난감....
구내식당이 어디 있는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시민에게 물으니 갑자기 웃네요.
그러면서 하는 말...
" 저도 모르는데요."
ㅡ,.ㅡ;;;;;
우린 어쩔 수 없이 경찰서 민원실에 들어가 물었습니다.
아니...남편이.....ㅋㅋㅋㅋㅋ
구내식당은 민원실 반대편에 있더군요.
구내식당에 들어서니 사장님 하시는 말....
" 점심식사 끝났는데요.." 랍니다.
헉.......
그래서 나가려고 하니 이내 하는 말..
" 정식은 안되고 식사 간단히 할 수 있는건 됩니다. " 라고 하네요.
우린 식사가 된다는 말에 주문을 했습니다.
만두국, 라면
주문을 한 후 벽을 보니 식단표가 있었습니다.
오호 ...괜찮게 짜여져 있습니다.
다음엔 점심시간에 오고 싶지만 우리도 가게를 하다 보니 쉬는 날에 한 번 들리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
라면이 먼저 나왔습니다.
홀...... 반찬도 같이 나오네요.
제법 괜찮습니다.
라면에 달랑 김치를 생각했던 것과 사뭇 다른 반찬들
우리가 너무 소박한가요.
ㅎㅎㅎ
학창시절 먹던 라면 맛이라고 할까..오랜만에 그 맛을 느꼈습니다.
난 왜 집에서 라면을 끓이면 이 맛이 안나지...
참고로..라면은 2,000원입니다.
단, 셀프라는 점 참고하시공...
만두는 4,000원입니다.
내용물이 장난이 아닙니다.
짜잔...만두국에 들어간 만두양입니다. 엄청나죠....
거기다 떡까지 있습니다.
양도 푸짐하고 맛도 나름 괜찮습니다.
남편은 라면을 시키더니 조금 모자랐는지 누룽지탕도 주문했습니다.
뜨아...누룽지탕을 주문하니 달걀후라이까징...
참고로 누룽지도 시중에 파는 누룽지가 아닌 직접 사장님이 만든걸로 끓여준다고 합니다.
완전 고소하니 맛나요.
가격 2,000원
고소함이 가득한 누룽지탕
우리가 먹으러 갔던 경찰서 내 구내식당입니다. 이름은 솔내음이네요. 밖에서 봐서는 마치 학교 체육관 아니 강당 같습니다.
조금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우린 집으로 향했습니다. 일찍 마치는 날은 잘 뚫린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해안도로를 이용해 집에 옵니다. 조금이나마 내가 제주도에서 산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요. 놀멍쉬멍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언젠가는 그런 여유로운 마음이 현실이 되는 날이 오겠죠. ㅎㅎ
↘ 제주도에서 그 유명하다는 황금버스를 직접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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