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하게 잘 보존되어야 할 문화재.."관리가 이래서야!"

2012. 12. 20. 07:30생활속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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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하게 관리해야 할 문화재 이래서야..

얼마전 거창에 있는 허브농원에 여행갔다가 정말 어이없는 모습에 할말을 잃은 일이 있다. 현대화된 건물 속에서 옛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문화재가 눈에 띄어 관심있게 보게 되었는데 그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도대체 " 문화재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 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모습이었다. 문화재가 위치한 곳은 허브농원 바로 옆에 있었는데 농원에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여행가이드가 이랬었다. " 허브농장 바로 옆에 정자가 있는데 그곳에 올라가서 사진 찍으시면 안됩니다." 라고... 사실 그 말을 들었을땐 허브농원에서 만들어 놓은 정자인데 위험해서 여행자들에게 정자에 올라가지 말라는 뜻인 줄 알았었다.. 하지만 직접 허브농원에 도착했을때 가이드가 말한 정자를 보자마자 저건 문화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습은 오래된 전통이 묻어 있는 정자라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자태였다.

가이드가 여행자들에게 올라 가지 마라는 정자이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엿 볼 수 있는 문화재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런 문화재 즉 정자가 있는 곳은 어김없이 이런 문구가 있다. '신발을 벗어 주세요.' 라고... 그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문화재의 소중함을 가지라는 뜻일지도... 물론 사람들은 이런 문구를 보면 당연하다는 듯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그곳을 올라 역사속에서 전해 내려 온 선조들의 문화재를 구경하곤한다. 그런데 소중하게 잘 관리되어야 할 문화재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을 느꼈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정자에 아무렇지 않게 곳곳에 시래기가 널려 있어 보기에 너무 안 좋았다.

이거 원... 누가 보면 문화재가 아닌 그냥 정자에 시래기를 널어 놓은 것 같이 착각할 정도였다

.

혹시나 이곳이 내가 생각했던 문화재가 아닌가? 하는 의문 속에 주변을 보다 문화재라고 적혀 있는 푯말을 보게 되었다.

이 정자는 모암정인데 그 내용은 이렇다. 옛날부터 자연이 수려하여 고숲정이라 불리었다. 정자 전면에는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강선대가 있고 이곳은 조선 명종 선조때의 문신 효자 고사옹 임훈(세칭 갈천선생)의 후손으로 고종때 절추장군 행 용위부호군 및 동지돈령부사 모암 임지예가 공부하며 시를 읊조리던 곳이다. 그는 정려에 배향된 이름난 효자로 후손들이 조상을 추모하여 1921년에 정자를 짓고 이름하여 모암정이라 하였다. 정자에서 내려다 보면 시원하게 물이 쏟아지는 아름다운 운첨촉포가 있다. 이곡에서 300m 상류지점에는 모암공의 아들 덕산 임진원을 기려 지는 덕산정이 있다.

모암정의 내용을 읽고 주변을 둘러 보니 계곡 주변으로 물이 흐르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주변 정취도 아름다웠다. 겨울이라 조금은 설렁한 느낌이었지만 봄,여름,가을에 이곳을 찾으면 정말 멋진 풍경이 연출될 장소였다.

하지만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이곳은 문화재로 느껴지지 않을만큼 관리가 되지 않았다. 정자 곳곳에는 시래기를 말리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정자 아래에는 주변 건물에서 나온 폐자재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더 기가 막히는건..나무로 불을 피우며 고기를 구워 먹는 화로가 정자아래 나무 옆에 버젓이 있었다.

거기다 정자 지붕은 파손이 되어 뜯겨진 기와가 그대로 방치된 상태였다.

세월이 흘러 갈 수록 퇴색되어 가지만 잘 관리하면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문화재의 소중함을 더 느낄텐데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 정도로 한심하고 허술한 문화재의 모습이었다. 문화재를 어렵게 발굴하면 뭐하겠는가하는 생각도 많이 들 정도로 정말 안타까웠다. 시래기가 걸리고 주변은 폐자재로 엉망진창이지만  그래도 우리 소중한 문화재라고 그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보니 왠지 씁쓸한 마음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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