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적인 한라산 백록담 그리고 운무 ]
한라산에 올랐을 때 맑디 맑은 백록담을 볼 수 있는 건 정말 운이 좋았다는 표현을 하고 합니다. 이번 한라산 등반이 그런 말이 절로 나오게 했던 최고의 날씨였던 것 같습니다. 일 년에 몇 번 오르진 않지만 사실 갈 때마다 설레는 곳이 한라산이지요. 당일 날씨 체크는 마치 어린 시절 소풍을 하루 앞둔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이른 시각......... 한라산 등반을 하기 위해 성판악으로 향했습니다. 새벽이라 거의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이지만 무엇보다도 갑자기 뛰어 드는 산짐승 때문에 놀라기를 반복하는 제주도 새벽 도로 풍경입니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몇 대의 차가 고작.... 제법 일찍 도착한 것 같습니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는 새벽 5시 30분부터 가능해 차에서 조금 기다렸어요.
낮은 아직 더운 날씨지만 새벽엔 쌀쌀한 요즘입니다. 일교차가 심한 초가을 날씨...... 한라산 등반 가능한 시간이 되어 주차비를 납부하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새벽이라 휴대폰 렌턴을 밝히며 한라산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해가 조금씩 뜨니 조금씩 보이는 산행길..... 아침 공기가 참 맑아서 좋았지만 약간의 비가 내려 조금 추웠네요.
비가 와서 혹시 백록담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한라산은 또 다른 매력 덩어리가 많이 있어 걱정없이 산행을 했습니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로 올라 가면 2 군데의 대피소가 있어요. 뭔가를 파는 곳이 아니라 그냥 잠깐 쉴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화장실도 있고요.
우린 이곳에서 물과 간식을 조금 먹고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새벽녘엔 추웠는데 아침이 되니 습한 기운에 많이 덥더라고요.
걷기 딱 좋은 아침 시간대라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오른 것 같아요.
참고로 사라오름도 들리면 좋은데 우린 다음 기회에.........
물이 얼마나 맑은지 고인물도 깨끗하게 보였어요.
이곳에 오니 가을 분위기가 조금씩 나기 시작하네요.
진달래 대피소까지 순탄하게 잘 올라왔습니다.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우면 사실 이곳까지도 많이 힘들거든요. 역시 한라산은 날씨가 좌우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한라산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더 올라 가야 하기에 이곳에서 간단히 간식 먹고 화장실도 가야 해요. 정상엔 화장실이 없습니다.
물론 한라산 정상까지 가려면 이곳에서 12시 30분 전에 출발해야 한다는 사실... 그 이후 시간엔 올라갈 수 없습니다.
진달래 대피소까지 조금 수월했다면 이후부터는 A급 난이도 길이 펼쳐집니다. 힘들다고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올라와 버린 길이라 포기는 금물...... 힘이 들더라도 올라가는 게 사실 후회하지 않습니다. 무시무시한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반복해서 오르다 보면 우리나라 최고의 높이의 산을 자랑하는 한라산이 보일 테니까요.
많이 지쳐 포기하고 싶을 정도엔 멋진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절대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을 겁니다. 한라산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어찌나 날씨가 좋은지........
물론 힘은 많이 듭니다. 자주 와도 처음 같은 그런 느낌의 산행이랄까....
운무에 서서히 가려지는 한라산 빨리 올라가서 백록담을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자칫 백록담이 운무에 가려 안 보일 수도 있거든요. 이런 경우 사실 한라산을 가본 분들은 공감하실 듯...
하지만 녹록지 않는 한라산 정상까지의 돌계단........... 지금 다시 봐도 아찔합니다.
뭐... 이 정도 각오하고 가야 '왜 내가 힘들면서 이곳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을 접을 수 있는 풍경이 펼쳐 지지요.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멋진 풍경에 넋을 잃게 만드는 한라산 운무 정말 이쁘더군요.
나름 일찍 스타트를 했지만 중간중간 너무 많이 쉬었나 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정상에 계시더군요..
한라산 정상에 도착하지 마자 제일 먼저 가 보는 곳 바로 백록담........... 역시 최고입니다. 운무가 가려지기 전에 사진 몇 장 찍는 거 성공...... 참 물색도 곱네요.. 무보정으로도 이 정도인데 보정까지 하면 완전 ~~~ 말할 필요 없겠죠..
ㄷㄷㄷㄷㄷ... 운무도 장난 아닙니다. 이런 풍경 사실 처음 본 지라 너무 감동했습니다. 한라산 자주 왔지만 이런 운무로 뒤덮인 건 한 번도 못 봤거든요.. 최고~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앉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휠링이 제대로 되는 한라산 운무였습니다. 이제 멋진 사진 나름대로 찍었으니 출출한 배를 채워야겠죠..
새벽부터 열심히 장만한 남편표 달걀 김밥말이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역시 멋진 풍경과 함께라니 더 맛있는 것 같더군요. 사실 이번 한라산 등반 전 안 가려고 했는데 엉겁결에 따라왔네요..ㅎㅎ 안 갔으면 후회할 뻔...............
한라산에서 이런 운무를 보는 게 정말 흔한 일이 아니기에 더 뜻깊었던 하루였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던 이번 한라산 등반이었네요.
한라산에 오를 때마다 이름이 달라지네요.. 이번엔 제 직업인 바리스타 닉네임으로 대신해 봅니다. 이름만 계속 받으니 왠지 식상한 느낌에....ㅎㅎ 그건 다 생각 나름이겠지만...... 하여간 뭔가 크게 이룬 것 같은 성취감을 이번에도 누려 보았습니다. 한라산 등반 자주 오른 사람들이라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의지력이 90% 이상이라면 누구나 도전 가능한 곳이고 하니 아직 한라산 한 번도 오르지 않은 분들은 도전해 보고 크나큰 성취감 누리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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