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마지막날 제주도는 강풍에 눈이 많이 내렸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달리 바람이 워낙 많이 부는 곳이라서 겨울이면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별로 내려가지 않아도 바람때문에 더 춥게 느껴진다. 연휴 마지막날 가게 점검차 갔었는데 수도는 꽁꽁 얼고 계단은 눈이 많이 내려 소복소복 쌓여 있어 걷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파가 그렇게 길지 않고 이틀만에 끝나 그나마 안심이었다.
가게 점검을 마치고 집에 돌아 가는 길 유난히 햇살이 비추고 바람이 불지 않았다. 마치 전형적인 봄날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도 제주도 중산간 지역엔 눈이 많이 쌓여 한라산의 위엄을 준 날이었다. 눈이 온 다음 날엔 제주도민들은 눈썰매를 많이 타러 간다. 물론 가는 사람들만 가겠지만....우린 눈이 온 다음날 햇살이 따사로운 날엔 어김없이 퇴근 길에 눈썰매를 타러 간다. 그것도 우리만의 아지트에.......
제주도 겨울이 되면 우리 차엔 늘 눈썰매를 타기 위해 썰매를 가지고 다닌다. 이 또한 제주도 살이 낭만이 아닐까... 어디든 눈이 오면 눈썰매를 타러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맛나는 제주살이다.
인적이 드문 곳이기에 우리만의 눈썰매장이다. 물론 이곳은 큰 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곳이라 등산처럼 산을 타고 올라가서 일부러 눈썰매를 타지 않는다. 하여간 눈이 많이 오면 제주도는 곳곳이 눈썰매장이 되는건 시간 문제다. 물론 이런 곳도 대부분 제주도민들이 SNS를 통해 올려 알게 된 곳이긴 하지만...
추워서 한 번만 타고 가자는 남편이 오히려 몇 번을 탔다. 퇴근 길에 들린 곳이기에 한결 마음도 가볍고 좋았다. 즐거워하는 남편의 모습도 기분 좋고 나 또한 스트레스가 확 사라지는 것 같아 좋았다. 제주도는 이런 즐거움이 소소하지만 있어 사는 맛이 난다.
몇 번 넘어지고 웃고 즐거워하고 그렇게 우린 눈썰매를 타면서 더 사랑이 돈독해지는 것 같았다. 아는 사람만 알고 간다는 우리만의 눈썰매장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눈썰매장 바로 옆에는 큰 도로다. 물론 중산간이라 차들이 그렇게 많이 다니지 않았다. 아무래도 겨울이라 그럴지도......
눈썰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은 사려니 숲길도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더 멋있긴 하지만 사실 이곳은 드라이브하면서 보는 삼나무가 더 멋있다. 그래서인지 제주도를 여행 온 관광객들이 사려니 숲길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다. 옛날과 달리 그곳은 주정차 금지구역인데도 아름다운 제주풍경은 놓칠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안전이 제일 중요~ 다음 시간엔 사려니 숲길을 지나며 찍은 사진과 함께 소소한 에피소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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