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기사

명절이 되니 엄마생각이 더 간절해요..

zoomma 2008. 9. 13.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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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되니 마음이 왠지 허전해집니다.

얼마전에 돌아가신 친정엄마 생각에 마음이 더 그러네요.

자식은 많이 두었지만 늘 명절만 되면 외로이 지내셨던 엄마..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셔 더 외롭게 홀로 보내신 엄마를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엔 늘 죄송스러웠답니다.

딸 다섯에 아들 하나..

글 내용만 읽어 보아도 아~!..하실겁니다.

장남인 아버지와 결혼하신 엄마는 아들을 낳기 위해 자식을 많이 두셨지요.

물론 할머니의 구박아닌 구박을 그당시에는 많이 받아서 자식을 많이 두셨을겁니다.

대가 끊길까봐..늘 아들 아들  하셨던 할머니..

다행스럽게 제 동생이 아들이어서 그나마 엄마는 자식을 많이 낳는 고통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전 터를 잘 깔고 나왔다는 어른들의 말에 딸 중의 막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하였고,

내 동생은 아들이라 엄마가 귀하게 키웠지요.

그 덕분에 내동생은 나이가 들어도 늘 엄마에게 의지하기만 하는 철이없는 자식으로서 성장하였답니다.

속도 많이 상하게 하고, 말도 안 듣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무조건 고집을 부려서라도 했던 내동생..

그런 철없는 동생을 두고 딸들은 모두 출가를 하였습니다.

결혼하기전엔 늘 친구같이 딸들과 다니고 재미있게 이야기도 하고 집안에 웃음꽃이 만발했는데..

딸들이 모두 결혼하고 나니 엄마는 밖으로만 나 돌던 동생때문에 늘 외로이 노후를 보내야했습니다.

가끔 찾아간다해도 사는게 바쁘다는 핑계로 한달에 한번 갈까 말까..

시댁에는 가기싫어도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한 두번씩 가게 되고..ㅡ.ㅡ'

결혼을 하니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친정 가는 횟수가 줄어 들게 되더라구요.

어쩌다 한번씩 가서 엄마 얼굴을 볼때마다 어찌 그리도 늙어 보이시던지..

친정에서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집에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럴때마다 ' 자주 찾아 뵈어야겠다 '는 마음이 많이 들었었는데..

막상 집에오면 그 마음이 또 잊혀지기 부지부수..참 못난 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볼때는 더 자주 찾아 뵈어야지하면서도 행동을 하지 못한 내 자신이 무척 죄스러웠던 적도 많았답니다.

그리고 더 마음이 찡할때는 명절날..

명절이면 시댁에선 며느리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여기저기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나는데..

친정엔 엄마랑 무뚝뚝한 내동생만이 간단히 음식을 장만하고 조용히 보내지요.

뭐 다 그렇듯이 결혼을 안한 내 동생은 명절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여자친구 만나러 간다고 나가버리지요.

그렇게 되면 늘 엄마는 외롭게 명절을 지낸답니다.

물론 언니나 나도 시댁에서 명절을 일찍 지내고 친정에 가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지만..

다 아시겠지만 명절날 빨리 서둘러 친정에 가는 것이 솔직히 눈치가 보이잖아요.

손님들 오시면 접대해야죠..성묘가야죠..친척집에 들러 인사가야죠..

명절 며칠은  그냥 지나가잖아요..

그렇다보니 몸이 피곤해서도 그렇고, 남편 출근날도 다 됐고 해서 친정가기가 더 어려워지는 건 사실..

그래도 기다리고 있는 엄마를 생각해 친정에 가면 엄청 기다린 모습을 눈빛과 행동으로

느낄 수 있어 더 마음이 찡합니다.

그럴때마다.. 내 동생이 빨리 결혼해서 집이 좀 북적거렸음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었는데..

그러한 행동이 한발 늦었지요. 엄마는 아들 결혼식도 못보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일까...

명절만 되면 엄마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엄마가 그렇게 귀하게 키운 아들이 이쁜 색시를 얻어 결혼하는 것도 못보고..

명절날 외로이 보내지 않아도 되는데..

그 행복한 순간을 느끼지 못하고 떠나셨으니..

더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하루종일 엄마생각에 기분이 우울했지만 그래도 랑님에게 표시를 안낸것 같은데

랑님이 먼저 저에게 차례지내자 마자 엄마에게 가보자고 했습니다.

난 " 괜찮아..명절 다 지나고 가도 된다..조용할때 갖다 와도 돼.."

그러니 " 아니야..내가 미리 말해서 일찍 갈 수 있도록 할께.."

난 뭐.. 그러면 시댁어른들이 좋아하겠냐고 그랬더니..랑님이 알아서 한다고 단호하게 이야길했습니다.

그렇게 말을 듣고 그나마 마음이 좀 괜찮아진 것 같아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누웠는데..

눈만 말똥 말똥..잠을 이룰수 없었습니다.

이젠 엄마에게 가는 것도 엄마를 모셔둔 절에가서 인사를 올려야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착잡했습니다.

살아 계실때 더 자주 얼굴을 보러가고, 즐겁게 해드리는 건데...ㅠㅠ

이제사 후회 한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옛말이 하나도 틀린게 없습니다.

' 부모님 살아실제 정성일랑 다하여라..돌아 가시고 나서 후회해본들 무슨소용이겠느냐..'

전 왜 그 뜻을 빨리 헤아리지 못했을까요... 죄송스럽습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랑님이 그나마 내 마음을 알아줘서 착잡한 심정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네요.

' 엄마.... 하늘나라에 아버지랑 잘 계시죠.. 명절이 되니 더 보고 싶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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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모셔진 범어사의 계명암에서 작년에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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