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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 허탈한 마음이 들때는 언제?


" 나이가 드니까 허탈해지는 마음이 갑자기 든다. "


며칠전 남편이 넌즈시 내게 한 말이다.
평소와 너무도 다른 모습에 순간 움찔했다.

" 갑자기 왜 그런말을 하고 그라노.."
" 얼마전 부터 머리 중간이 휑한 느낌이 들어서.."
" 머리 잘못 자른거 아니가? "

짧은 머리를 선호하는 남편은 늘 집에서 혼자 머리를 손질한다.
혹시나 머리를 잘못 잘라서 그런거 아니냐는 말에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남편 말은 할아버지가 머리가 빨리 없어졌다고 하면서 걱정을 했다.

"대머리도 유전이라고 하던데... 에고.."

남편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은 머리숱에 긴 한숨을 내 쉬었다.


 

평소 탱탱한 피부에 동안이라고 자칭 왕자병에 들어 있던 남편이었는데
머리숱 하나때문에 완전히 힘이 쭉 빠진 느낌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영 마음이 편치 않아 난 이렇게 말을 했다.





" 자기는 머리숱 하나 가지고 그라노...
난 화장 안하면 완전 할매다.
눈가에 주름 자글자글..
웃을때 팔자 주름 추가..

칙칙해지는 피부..


거기다 우리집 대대로 유전인 흰머리 빨리 나는거..
자..봐라 흰머리 숭숭 자란거.."


그렇게 남편에게 위안을 주기위해 했던 말...
하지만 남편 한술 더 떠서 말한다.


"그거야...나이들면 남자도 마찬가지지...
하지만 니는 염색하고 화장만 하면 몇 년은 젊어 보인다아이가.."


헐..............



 


남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속내를 더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
' 문디... 화장 안하면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라 일부러 화장한다.
나도 화장 안하고 민낯으로 다니고 싶다고 .'
ㅡ,.ㅡ;;;;;



 

얼마전 최신 휴대폰으로 바꾼 뒤 좀 달라진 건 예전과 달리 내 휴대폰에 저장된 사람들의 소식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어 카톡을 자주 한다는 점이다. 사실 휴대폰을 바꾸기 전에는 꼭 필요한 일이나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전화를 잘 하지 않았었다. 바쁘다는 핑계도 있지만 문자와 음성통화 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 자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료로 사람들의 안부를 자연스럽게 자주 물어 볼 수 있어 넘 좋다. 오늘은 오랜만에 학창시절 친한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공짜라서 그런지 제법 빨리 답장이 왔다. 사실 예전에 문자를 주고 받았을때는 반나절이 지나서야 문자가 왔었다.

 



식상한 대화이긴 하지만 먼저 안부를 물었다.
그런데 대뜸 어디 사냐고 묻는 친구...
' 엉....저번에 말해줬는데....'
순간 좀 서운한 감이 느껴졌다.
난 예전에 친구와 통화하면서 친구가 이야기한 것들을 거의 다 기억하는데 ....
오랜만에 대화라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 00동..요즘 바쁘제? "
" 응...그래 ...근데 너 뭐한다고 했노? 정신없이 사느라 한말도 까먹네.."
헐.....예전에 그렇게 자세하게 물어보고 난리더만 어떻게 까먹지????
왠지 서운한 마음이 쌓이는 이유는 뭘까...
하지만 오랜만의 대화라 그저 답만 보냈다.


살다보면 다 내 마음같지 않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오늘 카톡을 한 친구는 학창시절 삼총사로 늘 붙어 다니는 정말 친한 친구였었다.
졸업할때 헤어지기 싫어 그렇게 많이 울고 나이가 들어도 꼭 만나자라는 말을 했었던 친구...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의 우정은 그다지 굳건하지 않았다.
그래도 난 학창시절의 순수했던 기억을 떠 올리며 친구들과의 우정을 느껴보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친구의 말 한마디에 귀를 귀울이며 서로의 마음을 느꼈던 우정은 세월과 함께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난.....친구가 말한 것들을 하나 하나 다 기억하며 바라보려 노력하는데....
내가 너무 감성적인가?!....그저 그런 마음이 오늘따라 더 많이 든다.




 

경상도 남편이 부르는 아내의 호칭

" 빡! "
" 왜? "

" 이것 좀 잡아도.."
" 자기는 맨날 빡이 뭐고..짜증나게.."
" 으이구..또 뭐 좀 시켰다..하루 이틀 이렇게 부르는 것도 아니고.."



맞습니다.
울 남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아니랄까봐 사랑하는 아내를 부르는 호칭도 정말 터프 그자체입니다.
남들이 들으면 호칭으로 안 들릴 정도라고나 할까요. 아마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를겁니다.
하지만
간혹 매일 듣는 말인데도 한번씩 남편이 부르는 호칭이 거슬릴때가 있습니다.
오늘 남편이 말한것처럼 뭘 시킬때가 그렇고..
마트같은 넓은 공간에서 절 부를때가 무척 신경이거슬린답니다.
그럴때마다 전 남편에게 이렇게 말을 하지요.


" 자기는 ..'빡'이 뭐꼬?"

" ' 빡' 맞잖아.."
" 뭐?!..."
" '박'씨니까 '빡'이지.. 와 이라노..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 뭐가 아무것도 아니고..다른 사람들은 사랑하는 아내를 부를때 '00'씨,'자기야'
'여보' 라고 부르는데...문디..."
"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이고..나는 그래 못 부른다.. 닭살 돋아서..
왜.. '빡' 귀엽고 좋기만 하구만.. "
" 마..됐다.. "

어때요..참 어이없는 우리 남편의 대답이죠. 솔직히 저도 부산사람이다 보니
 '여보','자기야' 라고 부르면 닭살이긴해요..
그래도 전 남편을 부를때 남편처럼 성을 따서 장난스럽게 부르진 않습니다.
 울 남편 결혼하고 나서 부터 이름을 부르는게 습관화 되더니..
이제는 '빡'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부른답니다.
남편 말대로 사랑스럽고 귀엽게 부르는거라나 어쩐다나...
제가 보기엔 하나도 안 귀엽고 한마디로 엽기 그자체구만...
그런데 절 부르는 애칭이 '빡' 만 있는게 아닙니다.


' 쿤타킨테'. ' 미쉐린 ' .' 스몰에스'. '우렁이'. '방게 '. '부르투스'. ' 깝쿤 ' 입니다.
' 빡 ' 이야 ' 박 '씨의 성을 따서 지었다지만 뒤에 부른 애칭은 좀 난해하죠..
어디서 많이 들어본 단어이고...
하지만 제가 간단히 설명만 하면 ' 아하! ' 하고 웃으면서 이해할 것 같아요.


아내의 별명을 남이 듣기엔 좀 억세게 느껴지지만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이젠 몸에 자연스럽게 다가와 그려려니하고 넘어 갑니다.
 근데 별명 짓기의 대마왕인 남편의 별명을 지어 보고 싶지만 전 남편 별명 짓는데 한계가 있더군요...
울 남편의 별명은 저처럼 그렇게 웃기지 않아 좀 아쉬워요.
 제가 지어 준 남편의 별명은 ' 낌 ' (김씨니까..) 이랑 ' 포동이 '. ' 또~옹 ' 입니다.
 '포동이'와 '똥'은 몸이 통통해서 그렇게 지었죠.

그런데 참 희한하죠..제가 지어준 별명을 부를땐 그저 그려려니 듣게 되는 별명인데..
남편이 제 별명을 부르면 왜 그런지 속으론 웃음이 나면서 화난 척 한번 쳐다 보게 됩니다.
 처음엔 별명 하나에 예민해 싸움도 했지만 지금은 이름대신 별명이 더 친숙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놈의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나 봅니다. ㅋㅋ




 


어릴적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일주일전부터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맛있는 것이 가득한 명절보다 더 좋아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어린이날은 아무리 잘못하는 일이 있어도 부모님은 야단을 치지 않았고 그날 하루 만큼은 뭐든 다 들어주는 정말 최고의 날이었다. 근데 참 우습지...뭐가 제일 갖고 싶냐는 말에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바로 ..



" 짜장면 먹을래! " 였다.
30년 전엔 짜장면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
어린이날 유독 많이 배달을 시켜서일까..
시간이 많이 걸려 퉁퉁 불어도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새록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언니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고 조카가 어린이가 되었을땐
특별한 선물보다 놀이동산에서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최고로 꼽혔다.
초창기 놀이동산이 생겼을땐 몇시간씩 줄을 서도 누구하나 투덜대는 아이들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어린이날 선물은 부모가 정하는 범위에서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어린이날이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왠만하면 다 해주는 편이다.
살기 팍팍했던 시절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그럼 어떤 선물을 요즘 아이들은 원할까?
어제 뉴스에서 보니 어린이날 선물로 스마트폰을 받고 싶다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또래문화가 형성되는데 이때 스마트폰 보유여부가
기준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왠지 이번 어린이날은 부모들의 등골이 좀 휠 듯하다.



 


직장인들에겐 5월은 쉬는 날이 많아서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정말 쉬어서 좋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 5월이기도 하다.




 

어릴적 명절보다 더 기다리던 어린이날은 정말 가슴 설레이는 날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더 어린이날을 기다리지 않을까..
학원을 여러군데 다니느라 늘 공부에 찌들린 아이들..
어린이날 하루 만큼은 공부를 잊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버이날이면 부모님들은 설렌다.
돈, 선물 보다는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핵가족화가 되다 보니 더 그런 마음이 들지도....

학교 선생님들은 스승의 날이면 제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예전과 많이 다른 분위기지만 스승의 날 하루만큼은 사뭇 진지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참 희한한게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듯 하면서도
내 자신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님의 입장에서..
선생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내 입장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5월 달력을 보니 쉬는 날이 많아서 좋다라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시댁에서 걸려 온 전화로 겪게되는 부부의 소소한 일상


따르릉~~~

식탁위에서 요란하게 들리는 남편의 전화소리
자연스럽게 눈이 간다.




헉!!!!!!!!!!!!
갑자기 기분이 다운되는 이유는 뭘까?!...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도 왜 그런지 시댁에서 전화가 오면
온 신경이 곤두선다.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기분까지 들어 영 불편하다.

 

" 무슨 일때문에 전화했지 ?"
" 뭔 일 있나? "
" 왜 이시간에.."

:
오만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참 희한하다
10년이 넘으면 나름대로 적응이 되어야함에도 그렇지 못한 이유는 뭘까?
남편에게 살포시 물어 본다.

" 무슨 일인데? "
" 나중에 이야기하자. "


사실 남편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있다.
'시' 자가 들어가는 곳에서 전화만 오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내 모습때문에
일부러
한 템포 뒤에 조용히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사실 들어보면 별 일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친정에서 전화가 오면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간에 그저 좋게 생각하는 경향..
이런 철없는 아내때문에 남편은 시댁에서 전화만 오면 어깨가 축 늘어진다.

 


왜 ....
결혼 후,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시댁과 친정이 다르게 느껴짐이 그대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