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장갑 쉽게 꼬매는 노하우..

2011. 8. 22. 05:30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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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장갑 쉽게 꼬매는 노하우

" 자기 지금 뭐하는데? "
" 장갑 꼬매고 있지.."
" 뭐할려고.. 대충 쓰고 버리지.."
" 대충은 .. 몇 군데 구멍난거 빼면 새건데..
넌 너무 버리는거 좋아해서 문제다..문제.."

" 뭐라하노.."

옆에서 장갑 꼬매는 것이 솔직히 보기 싫어 한마디 한 것이었는데..
괜히 한마디 들었네요.

사실 남편 말이 맞습니다.
전 좀 잘 버리는 스타일이긴 합니다.
음식도 먹을 만큼만 하면 되는데 이 놈의 손이 큰 건지 아님 음식 조절을
잘 못해서 그런지..

모자라게 하는 것보다 넉넉하게 하다 보니 늘 많이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남은 음식을 며칠 냉장고에 묵혀 놓았다가 버리기가 대부분이지요.
그럴때마다 먹을 만큼만 하지 맨날 버린다고 핀잔하는 남편..
처음엔 알아서 살림하는데 왠 잔소리냐며 오히려 역지사지로 큰소리쳤는데..
알뜰한 남편 덕분에 이제는 남편을 보고 많이 배우는 입장이 되어 조금은
낭비하는 것이 줄어 들었답니다.

그런데..
오늘도 괜히 한마디 했다가 핀잔만 들었네요.
쇼파에 앉아 텔레비젼을 보고 있을 줄 알았는데 장갑을 꼬매고 있는게 아닙니까..
일하느라 피곤할텐데 그냥 쉬지 이게 또 무슨 일..
솔직히 목장갑 한 묶음에 얼마 하지 않는데 목장갑을 일일이 꼬매는 모습이
보기에 안 좋아서 한마디 했던 것이었지요.
평소 저와 반대로 무척이나 알뜰한 남편이라 간혹 이런 사소한 일때문에
의견충돌이 있기도 합니다.



" 다 찢어지고 구멍이 여러군데 난거면 몰라도 한 두군에 작은 구멍인데
꼬매면 한
번 더 쓸 수 있잖아..
청승맞게 보지 말고 안 도와 줄꺼면 조용히 저리 가시오.."


사실..
남편 말이 백번 맞지요.
그런데도 솔직히 전 귀찮다는 이유 하나로 남편처럼 그러지 못한답니다.
여하튼 괜히 한마디 더 했다가 불통 튀길까봐 조용히 텔레비젼을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수시로 남편의 모습을 주시하면서 말이죠..ㅋㅋ

엥...
그런데 울 남편 장갑 꼬매는 모습이 좀 특이하더군요.
장갑을 손에 낀 채로 꼬매고 있는게 아닙니까!..



" 뭣땜에 그렇게 꼬매는데 그냥 대충 꿔매지.."
" 이렇게 꼬매야 촘촘하게 잘 꿰매지지..
그리고 구멍도 잘 매꿔줬는지 알 수 있고.."


오~~~호!

평소 양말 하나 구멍나도 꿔매 신지 않는 저..
그저 남편의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더군요.



ㅎㅎ..
거기다 더 우스운건..
장갑을 다 꼬맨 후 바늘을 장갑에 꽂아 두고 사용하더라군요..
바늘을 일일이 실타래에 꼽으면 사용할때 뽑아 쓰는 것도 번거로워
그렇게 하는거라고..
물론 흰장갑에 파란 실이 보이는 바늘이 있어 조심해진다나 어쩐다나..



그렇게..
장갑을 낀 채로 구멍을 꼬매니 금방 다 꼬맸네요..
ㅎㅎ..
솜씨 좋네요..



저 같으면 그냥 다 버릴 장갑이었는데..
꼬매고 나니 한번 더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ㅎㅎ...



그럼 남편의 바느질 솜씨 한번 보실까용..
햐~~
나름 꼼꼼하게 잘 되었네요.



모아서 보니 모양은 좀 그래도 정성 가득 그자체입니다.


ㅋ...
다 꼬맨 것을 정리함에 챙겨 놓으니 왠지 새 장갑같은 느낌이 쏴...
글구..
왜 이렇게 목장갑이 많냐구요..
저희 가게는 횟집을 하다 보니 목장갑을 많이 사용합니다.
여하튼 매일 삶고 세탁하다 보니 구멍도 잘 나더라구요..
물론 이렇게 구멍이 나서 한번 꿔 맨 장갑은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는..

에공..
이렇게 정리해 놓으니 왜 버리지 않았느냐고 잔소리한 제가
다 미안할 따름이네요.
여하튼..
알뜰한 울 남편때문에 정말 많이 배우고 삽니다.

아참..
남편 말로는 양말도 신은 채로 꼬매면 깔끔하게 구멍이 매꿔진다공..
ㅎㅎ...
여러분도 구멍난 양말이 있으면 한번 따라서 꼬매 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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