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본 장애인 아내를 위한 남편의 사랑. - " 훈훈해요~."

2009. 3. 23. 19:34생활속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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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서원에서 장애인아내를 업고 내려오는 남편의 훈훈한 모습.

 

얼마전에 유교 문화의 본향인 안동을 여행하였습니다.

안동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아시겠지만

도산서원,하회마을,봉정사,이천동석불상등이 유명한 곳이지요.

그리고 유명한 곳이 바로 병산서원.

하회마을을 구경하고 화산을 넘어 낙동강이 감도는 바위 벼랑을 마주보며

서 있는 병산서원은 그 절묘한 경치와 뛰어난 건축물로 유명하고

서원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서원으로도 유며하답니다.

안동이 고향인 아는 지인께서 안동에 가면

꼭 병산서원을 들러서 구경하고 오라는 말씀에 어떤 곳이길래 그럴까하고 생각으로

들렀는데..지인께서 말씀하신대로 역시 멋진 건축물과

그 속에서 느끼는 풍경은 서원의 선비들의 기품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그렇지만..

도산서원같은 큼직한 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북적거렸는데..

이곳 병산서원은 조~~용함 그자체였습니다.

병산서원 들어오는 길이 산길을 올라 오는 듯한 느낌의

예전의 시골길처럼 비포장으로 되어 있어서 더 그런것 같더군요.

자동차로 오는 내내 울퉁 불퉁한 산길에

꾸불~꾸불한 도로라서 조금은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도착하니 병산서원 주차장에는 차가 몇 대뿐이더군요.

우린 너무나도 조용한 병산서원을 둘러 보며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 자기야.. 여기 장애인의자가 있네.. 장애인들을 위해서 놔 둔 건가봐.."

" 여기 사람도 많이 안 오는 곳 같은데.. 설마.. 일부러 장애인을 위해서 둔 거겠어!.."

" 그런가..."

 

우린 병산서원 입구에 놓인 장애인의자를 보며 어아해 했습니다.

 

 

병산서원입구에 들어서니 계단사이로 보이는 병산서원의 멋진 건축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와!.. 정말 멋지다.."

" 그러게.. 어떻게 이렇게 멋진 디자인으로 건물을 지었을까!.."

우린 서로 감탄을 하며 병산서원 이곳 저곳을 구경하였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엿 볼 수 있는 오래된 건축물..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전통적인 느낌..

아름다운 주변 풍경과 더불어 너무 잘 어울리게 지은 멋진 곳이었습니다.

 

 

병산서원의 내부 전경.

 

앞에 보이는 건물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낙동강과 멋진 풍경이 보인답니다.

옛 선조들은 이곳에서 후학양성을 하였던 곳이라니..

공부하는 선비들은 머리에 쏙쏙 들어 왔을 것도 같네요.

자연과 더불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하는 공부...

말이 필요없이 멋진 곳이었습니다.

이곳 병산서원은 풍산헌에 있던 것을 서애 류성룡이

선조 5년 후학 양성을 위해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합니다.

 

 

 

한참을 병산서원에서 구경하며 쉬다가

병산서원 입구 들어오는 곳 옆에 뭔가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텔레비젼에서나 볼 수 있는 가마..

선비들이 외출을 할때 타고 다니는 가마인 것 같더군요.

요즘 말하면 자가용이겠지요..

ㅎㅎ..

 

 

그렇게 병산서원의 고즈넉한 풍경에 넋을 잃고

잠시나마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을 즈음..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 자기야.. 나 안 무거워.."

" 응.. 괜찮아.. 어때 구경하니까 좋지!.."

" 응.. 고마워 "

 

ㅎㅎㅎ...

 

너무도 행복해 보이는 여자분의 미소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남자분은 키가 작고 조금은 왜소해 보였는데

체격이 나름대로 좋아 보이던 여자분을 업고도

힘들어하는 표정은 짓지 않았습니다.

높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에

 남자는 오히려 흐뭇해하는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남자는 많은 계단을 내려와 서원앞에 놓인 의자에 여자를 앉혔습니다.

무슨 대화를 하는지 계속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여자에게 뭔가를 말했고..

여자도 행복한 미소로 남자에게 답하는 듯 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여자분을 업고 구경을 일일이 시켜 주면서도

남자의 얼굴에는 힘들어하는 모습보다는

넉넉하고 훈훈한 마음이 보여지는 듯한 모습이 비쳤습니다.

 

세상이 각박해져가는 현실 속에서

병산서원의 한 남녀커플을 보며

오랫동안 훈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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