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인간적으로 에어컨 한 대 사자..1층에도 며칠전에 샀더라."
" 이제 며칠 지나면 선선해진다..조금만 참아라..덥다고 생각하면 더 덥다."
" 으이구..여름 지날려면 한참 멀었다. "
작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번 여름은 정말 찜통에 들어가 사는 것 같습니다.
한낮에는 30도가 훨씬 넘는데다가 강렬한 햇볕때문에 덥고..
밤에는 바람도 한점없는 열대야때문에 더 덥게 느껴지고..
정말 이번 이번 여름이 후딱 지나갔음하는 생각뿐입니다.
아파트에 살때는 나름대로 높은 곳에 살아서 더운 줄 모르겠더니..
2층 빌라로 이사와서 살다 보니 생각보다 여름나기가 쉽지 않네요.
무더위에 지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이번 여름엔 에어컨을 한 대
장만하자고 했지만..
울 남편 끝까지 안 사고 버티고 있는 모습에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합니다.
거기다 1층에 얼만전에 에어컨을 장만해서 시도때도 없이 트니
약도 솔직히 오르고..
" 자기야..에어컨 사자..으...응...."
" 그리 더우면 낮에 은행에 놀러 가라..거기 엄청 시원하다.."
" 뭐라하노... "
" 맞네..마트도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 놨다 아니가..
더우면 쇼핑하러 가던지.."
" 됐다..마....자기는 모른다.. 회사에 에어컨 있어서..
에어컨 없이 하루종일 집에 있어봐라..치...."
" 니 보다 더 덥게 사는 사람도 많다.. "
" 됐다 .. 고마해라.. 에어컨 안 사줄라면.."
에어컨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괜히 핏대를 올립니다.
' 조금 지나면 선선해 진다고..'
' 더우면 은행에 놀러 가라고..'
' 치.. 자기는 회사에 에어컨이 있어서 내 맘을 모른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고 넘어 갈려고 해도 더워서 그런지
괜히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갑자기 남편이 창고에서 텐트를 꺼내더군요.
" 텐트는 갑자기 왜? "
" 응.. 니 덥다고 해서 옥상에 텐트 쳐 줄라고..
밖에서 자면 좀 나을꺼다...."
" 뭐?!..."
울 남편 덥다고 투정부리고 짜증내는 아내를 나름대로
생각해 준다고 한 것이 텐트였습니다.
그리고는 텐트를 밤에 치기시작했습니다.
" 자.. 올라 와 봐라.. 억수로 시원하다.."
" 치....."
남편의 정성이 갸륵해서 텐트를 쳐 놓은 옥상에 올라 가 봤습니다.
바깥 공기가 나름대로 집보다는 시원하다는 것을 느껴지긴 하더군요.
전 남편이 만들어 놓은 텐트 안으로 몸을 내밀었습니다.
" 어떻노..시원하제.."
" 응..조금 시원하네.. "
아니..
솔직히 바깥 공기는 밤이라 엄청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 문디.. 에어컨 안 사줄라고 별 수를 다 쓰네.. '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여행 다니면서 밤 하늘의 풍경을 보긴 했지만..
오랜만에 도심 속에서 밤 하늘의 별을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말은 안 했지만 낭만적이고 좋더군요.
그렇게 며칠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밤엔 가끔 옥상에서 잠을 청하곤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때문에 텐트는 걷어야했지요.
나름대로 시원한 바람을 맡다 집에 들어 오니 평소보다 더 덥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도 울 남편 누웠다하면 자는 타입이라 여전히 편안한 숙면을 취하더군요.
' 잠 잘 자는 것도 복이야..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남편을 보고 있노라니..
오잉..
이게 뭥미?!..
남편의 팔에 울긋불긋 땀띠가 나 있었습니다.
" 이게 뭐고..."
갑자기 남편의 팔을 보는 순간 마음이 짠하더군요.
날씨가 덥다고 남편에게 투덜대었던 내 자신이 왜
그렇게 철이 없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더운 날씨 밖에서 열심히 일하는 남편은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나만 지금껏 생각했던 모습에 나 자신이 밉더군요.
' 날 덥다고 왜 지금껏 나만 생각했을까...'
그런 마음이 들면서 지금껏 에어컨 사달라고 노래를 부른 것이
부끄럽기까지했습니다.
그런데도 밉상인 아내를 위해 덥다고 남편은 옥상에 텐트를 쳐 주며
시원한 방을 만들어 주기까지 하공..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날려고 하더군요.
' 자기야.. 이번 휴가땐 시원한 계곡에 가자..
거기서 무더위 확 날려 버리고..
자기 몸에 난 땀띠도 좀 가라 앉히자.. 알았지....'
늘 많은 것을 해 주는 남편인 것을 알지만 간혹 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편의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이번 휴가땐 남편과 함께 시원한 계곡에서 알콩달콩 보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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