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있었던 조금 황망한 일에 대해 글을 적으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왜 이런 말이 뇌리를 스쳐지나가는지..

'바닷물에 아내와 엄마가 물에 빠지면 누굴 먼저 구할꺼야..'란 말..

솔직히 조금 황당한 질문...
이런 대화 자체가 좀 억지스런 질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누굴 먼저 구하든간에 나중에 구출된 사람은 평생 원망의 마음을 갖게 되니까요.
누가 이런 질문을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오늘 제가 적을 주제와 조금은 상통하는것 같아
먼저 운을 띄워 봅니다.

봄비가 추적추적 오는 오후..
' 왜 이렇게 봄비가 자주 오지 장사 안되게..' 이런 걱정스런 생각을 하고
가게에 나갈려고 준비를 서두르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더군요.

" 어디고? 바쁘나? "
" 집.. 왜? 오늘 가게 올려고? "

얼마전 5월 초순경에 가족들을 데리고 우리가게에 온다는 말을 해 친구에게 물었죠.

" 아니.. 그게 아니고.. 오늘 바쁘겠제? "
" 모르지.. 비도 오는데 그리 바쁘겠나? 근데 왜? "
" 안 바쁘면 저녁이나 먹자고..할말도 있고.."

전 일단 상황보고 전화를 해 준다는 약속을 하곤 가게로 왔습니다.
근데 비가 와서 그런지 조용한 분위기더군요.
그래서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습니다.

" 니는 저녁 같이 먹자고 해 놓고 많이 먹지도 않고 와 그라노? "
" 휴..나..이틀만에 오늘 처음으로 밥 먹는다.."
" 응? 왜 ? 어디 아팠나? "
" 나.. 우리 남편하고 대판 싸웠다..그래서 지금 말 안하고 지낸다.."
" 왜? "

평소 닭살스런 부부로 금실이 좋은 친구내외였는데 사이가 안 좋아
말을 안하고 지낸다는 말에 좀 의하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자초지종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더군요.


도대체 금실이 좋던 친구내외가 사이가 나빠진 이유는 뭘까...
이유는 이랬습니다.

얼마전 시누가 가정불화로 인해 별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 밖에 없는 여동생이 그런 일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에
친구의 남편은 안쓰러워 어쩔 줄 모를 정도라고 하더군요.
뭐.. 그거야 가족이라 마음을 쓰는건 이해하는데 시누가 돈이 필요하다고
자주 오빠에게 말을 하는 것에 친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합니다.

' 시누도 그래..돈이 없다고 자꾸 자기한테 손 벌리면 어떡하겠다는건데? '
' 이혼한 것도 아닌데 남편한테 돈 달라고 하면 되지?' 라며 ...

그런데 친구의 남편은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이 힘들어하는데 그럴 수 있지 왜 그러냐며
오히려 친구에게 화를 내며 이해 할 수 없다고 하더랍니다.
뭐 거기까지 조금 이해할려고 했는데 중요한 사실을 뒤 늦게 알고 일은 더 크게 벌어 졌다고..
시누가 아무도 모르게 사채를 빌려 쓰고 돈을 갚지 않아 집을 나온 상태라나 아쨌다나..
중요한건 시누의 남편도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더 머리가 아픈 상황이 된 것이지요.
왜냐면 친구의 남편은 동생이 저질렀지만 사채(돈)를 갚지 않아 해를 입을까 싶어서
갚아 줄려고 한다고...

' 적은 돈도 아니고 다 갚아 준다고.. 왜? '
' 그럼 내 동생이 돈때문에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할건데?'
' 동생 ..남편 있잖아.. 남편은 나 몰라라 가만 있는데 자기가 왜 갚는데?'
' 내 동생이니까...'

친구는 남편의 한마디에 할말을 잃어 버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친구는 그런 상황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밥도 며칠 굶고
머리 싸매고 누워 있었는데 굶고 누워 있는 아내는 나 몰라라하고
동생한테는 전화로 ' 밥은 잘 챙겨 먹었냐','어디 아픈데는 없냐' 는 둥..
동생 걱정만 한다며 속이 상해 죽겠다고 하더군요.

" 으이구...너도 속 상하다고 밥 안먹으면 니만 손해지..
싸워도 먹어 가면서 싸워야지..바보.."
" 몰라.. 생각하면 자꾸 짜증나..니도 알겠지만 울 남편 어떻게 번 돈이냐..
새벽부터 밤 늦은시간까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잖아...
글구..남들처럼 입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다 줄여가며 번 돈인데..
그런 돈을 한방에 다 날라가게 생겼는데 밥이 넘어가겠냐.."
" 휴... 그렇긴한데.. 그렇다고 너거 남편 말대로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
잘못될까봐 걱정하는데 만약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하냐.. "
" 이혼한 상태도 아니고 남편 있잖아.. 왜 그런 일로 우리가 피해를 봐야하는데.."

친구의 마음은 이해하는데 친구남편 마음도 나무랄 수 없는 상황이더군요.

" 근데.. 더 웃긴건 ...나 보다도 자기 가족이 더 중요하고 소중하단다.."
" 뭐?!.. 그런 말이 어딨냐? "
" 지금껏 살면서 나라는 존재가 이렇게 맥없이 무너질 줄 몰랐다."
" 아닐꺼다..그냥 홧김에 한 말일거다..니가 이해해라.."

친구와 대화를 핟 보니..
'아내보다 시댁식구들이 더 소중하다'는 친구남편의 말에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
친구의 생각이 현실성 있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거기다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고 자신의 동생만 생각하는
친구남편의 모습에 결혼하고 사는 사람으로써 조금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여하튼..
결혼해서 둘만 알콩달콩 끊임없이 살아 간다는 건 쉽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