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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연애때 싸움 한 번 안하고 알콩달콩 시간을 보냈더라해도 결혼 후엔 " 이 사람이 그 사람이 맞아!?" 할 정도로 서운한 마음이 들때가 많이 생기는 것이 결혼이란 굴레 속에서 느끼는 한 부분일겁니다. 저 또한 그런 마음을 많이 가졌었기에 결혼 후 간혹 사소한 말다툼 속에서도 엄청 서운한 마음을 많이 가지게 되는 것 같더군요. 뭐..그렇다고 시도때도 없이 부부싸움을 하진 않습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다 느끼는 일...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는 사소함에서 트러블이 발생해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사소함때문에 언성이 높아지고 핏대를 올리게 되는게 부부싸움의 전형적인 현실.... 하지만 그 당시엔 ' 내가 생각했던 것이 100% 맞다' 라는 생각이 들기때문에 부부싸움을 할때엔 절대 내 의지를 굽히지 않게 되지요. 물론 서로가 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더할 나이없이 해결이 안되는 상황에 치닫게 되어 누구하나 자리를 피해 잠시나마 시간적 여유를 가지며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조금 상대방의 생각에 대해 조금씩 생각하게 되고 부부싸움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지요. 물론 상대방을 이해하고 내 자신을 조금 낮게 들어가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우리부부의 부부싸움 후 냉전기 시간은 하루.. 즉 24시간이라는 점......

어제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된 우리부부의 부부싸움 후 냉전기를 갖는 오늘 하루 ....남들이 생각하기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 정말 긴 하루였습니다. 왜냐구요.... 냉전기를 갖는 시간은 저로써는 정말 고역이라는 사실.....하지만 저와 달리 남편은 하루가 아니라 단 몇시간이 지나면 그저 똑같은 일상으로 돌아 온다는 점이 부부싸움 후 냉전기를 갖는 우리부부의 일상입니다.

남편과 달리 제가 냉전기 하루를 갖는 시간동안 길다고 느낀 이유는 바로 이 한가지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배고픔.........부부싸움의 원인이 남편에게 100% 있다고 해도 하루동안 견뎌야하는 배고픔은 원인이야 어쨌든간에 정말 참기 힘든 고역이지요. 근데 왜 배고픔이냐구요...그건 바로 전 부부싸움 후 '내가 이토록 성질이 나서 아무것도 안 먹는다' 라는 것을 남편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히든카드이지요.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 얼굴이 핼쓱하게 있으면 그 누구라도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현실은 내 생각대로 그렇지 않더라구요... 남편은 아내가 먹든 말든 혼자서 잘 챙겨 먹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전 그와 반대로 아무것도 못 먹고 일상생활도 열 받아 아무것도 못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길게 냉전기를 해 봤자 저만 손해라는 점.......여하튼 지금껏 이렇게 부부싸움의 냉전기를 가져 왔지요...

그렇지만 결혼 12년 차가 되고 보니 조금씩 내 자신도 변하고 있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냉전기 즉 하루 24시간이란 시간을 보내는 길고도 기나긴 시간이 이젠 그렇게 길지 않다는 점.....출근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출근을 하는 남편과 달리 전 말없는 시위로 이불 속에서 뒹글거립니다. ' 나..오늘 일할 기분 아니다. ' 란 표시로 말이죠. 물론 남편도 아무말없이 출근을 합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결혼 초나 현재 12년 차의 모습이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다르지요.
예전과 달리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집에서 편히 쉰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신문을 보듯 컴퓨터에 앉아 뉴스와 우리네 생활 이야기를 접하고..

배가 고프면 집 근처 편의점에 가서 하루 24시간을 버틸 일용할 양식을 사 옵니다. 왜 집에서 만들어 먹지 않냐구요... 그건 편의점 음식을 먹고 난 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쓰레기통에 다 처분하기 위함이죠. 집에서 만든 음식은 ' 내가 집에서 요거..저거..해 먹었다.' 란 흔적을 남기기때문에 하루 동안의 시간동안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 나...성질이 나서 아무것도 안 먹었다 .' 란 시위를 보여 주는 것이기때문에 냉전기가 지난 후에는 남편이 잘못을 시인하게 만듭니다. 내 먹고 싶은거 잘 먹고 편하게 쉬고.. 하고 싶은거 다하고 하루를 보낸 모습을 본다면 예전에 내가 남편을 보며 느낀 것처럼 정말 화 지대로 나지요. '난 누구때문에 못 먹고 있는데 누구는 아무렇지 않게 잘 먹네' 란 생각때문에 그로인해 부부싸움 후 풀려고 하는 냉전기가 더 악화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 놈의 잔머리...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오늘 전 100% 완변한 냉전기를 만들기 위해 편의점에 가서 간단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와서 먹었습니다. 물론 먹고 남은 쓰레기는 완벽하게 없애 버렸고... 날씨는 춥지만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고 음식 냄새가 나지 않게 환기를 완벽하게 시킨 것은 물론이고 우아하게 컴퓨터를 보며 입가심으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 모든 여우같은 내 알리바이를 남편은 절대 모른 채 말입니다. 물론 하루의 냉전기가 지난 후에는 먼저 손을 내밀테고.... 흐흐흐.....역시 무식하게 굶는 것보다 먹으면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세월이 흘러 보니 알겠더라구요...성질난다고 굶어봤자 자기 손해라는 점.......결혼생활이 길어 질 수록 이 놈의 잔머리만 늘어 나네요..ㅋㅋㅋㅋ.....


 


 
며칠 동안 심한 몸살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침대에서만 누워 있다 이제사 몸을  추스리고 주위를 둘러 보니 정말 가관이 아니었다. 누가 어지르는 사람도 없는데 어찌 내 주변 곳곳이 그리도 지저분하게 보이는지....가게 일에 힘들어도 지금껏 한번도 집안 일을 게을리하지 탓일까 몸살기가 좀 나으니 집안 일부터 눈에 확연히 들어 왔다. 사실 남편은 집안 일을 결혼 12년 동안 거의 하지 않았다. "이것 좀 해달라.. 저것 좀 해달라"며 부탁을 해야 겨우 도와주는 겪이다. 그렇다 보니 아예 시키지 않고 혼자서 쉬엄쉬엄 하는게 오히려 편하게 느껴질때도 많다. 사실 남자들이 다 그렇듯이 집안 일보다 사회생활에 더 매진해야 함에 일부러 집안 일을 안 시키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참 희한한게 둘이 같이 가게 일을 할때는 나름대로 가게에서 요리도 잘 하고 일부러 먹을 것을 준비해주던 남편이었는데 내가 몸이 아파 가게에 나가지 못한 단 이틀 동안 남편은 평소와 달리 요리를 거의 해 먹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나보다 요리를 잘 하기에 혼자 있을때는 더 잘해 먹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가게에 가자마자 냉장고문을 열어 보니 이틀전 해 놓았던 국거리나 반찬들이 그대로 있는 것이다.

" 밥 안해 먹었어? "
" 먹었다.."
" 반찬은 그대론데.."
" 뭐..간단히 해 먹어서 그렇지.. 라면먹어서 반찬이 따로 필요 없더라.."
" 반찬하고 다 있는데 뭐하러 라면은.." 

평소에 남편은 라면을 거의 먹지 않는다. 어쩌다가 라면이 먹고 싶어 끓여 먹으려고 하면 괜히 화를 낸다. 몸에 안 좋은 라면 먹는다고... 여하튼 정말 반찬이 하나도 없고, 국거리도 없는데다가 밥이 어중간하게 남으면 그때 가뭄에 콩 나듯이 라면을 끓여 먹는다.
물론 라면 한 개로 나눠 먹을 정도..그 정도로 라면 즉 면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었는데.. 아내 없는 이틀 동안을 그렇게 몸에 안좋다고 노래를 부르던  라면 그리고 빵으로 끼니를 해결한 것이다.

" 하기 싫으면 시켜 먹지..라면도 즐겨 먹지 않으면서.."
" 시켜 먹을 것도 마땅치 않고... 시켜 봤자 대부분 2인분 배달인데 1인분 배달 누가 하나.. "
" 으이구.. 그래도.. 2인분이라도 시켜서 남으면 나중에라도 먹지.."
" 내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

남편은 알아서 잘 챙겨 먹었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이야길 했지만 내 없는 이틀 동안.. 식사도 제때 잘 챙겨 먹지 않은 모습에 마음이 짠했다. 그럼에도 아파서 누워 있는 내게 끼니때마다 ..

" 뭐 먹고 싶냐.." " 뭐 해 줄까 .." 등을 물으며 내 걱정을 먼저 해 주었다.

저녁을 먹고 몸을 추스리고 가게에 갔더니 둘이서 할 일을 혼자서 한다고 저녁도 안 먹고 일을 하는 모습이었다.

 ' 참...나.. 뭔 떼돈 번다고...'

남편의 뒷모습을 보니 왠지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대부분 가게 일은 남편이 다하고 난 거의 보조역활만 하는 편이다. 하지만 평소 아무것도 아닌 나의 소소한 보조일이 단 이틀 동안 남편 혼자하기엔 무척 힘들었다는 것을 얼굴에 그대로 보여 주었다. 하루에 한번 면도를 하지 않으면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는데 이틀 동안 무슨 산적아저씨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밥을 제때 챙겨 먹지 않아 그런지 초췌한 모습이 얼굴에 그대로 느껴졌다. 거기다 콧구멍만한 가게지만 청소를 해 먼지하나 없게 했는데 이틀 동안 가게 안은 왠지 어수선하고 지저분한 느낌마져 드는 것이다. 왠지 정돈이 제대로 안된 그런 느낌이 쏴....

' 휴....별 일 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이틀 동안 빈자리가 이렇다니..' 

집이나 가게나 나의 이틀 동안의 빈자리가 왠지 모르게 너무도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뭐..나도 그렇게 느꼈는데 이틀 동안 혼자 가게 일을 하며 바쁘게 보낸 남편은 오죽했으랴... 단 며칠 동안의 내 주변은 예전의 평범했던 모습이 아닌 어수선함 그자체였다. 결혼 12년 동안 솔직히 이번처럼 이렇게 몸이 아픈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남편에게서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아내의 자리는 말로 표현 안 될 만큼 소중한 자리라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 니가 아프니까 일 할 의욕도 없고 나도 힘이 없다. "

라는 남편의 말 속에서도 내가 남편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하는 것을 인지시켜 주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결혼하고 평생 같은 길을 걸어간다. 하지만 같이 오랜세월동안 있었던 공간에 어느 순간 한명이 사라진다면 정말 말로 표현 못할 만큼 힘이 들 것이다. 단 며칠 동안의 몸살이었지만 난 더없이 많은 것을 이번 기회에 얻었다. 그것은 바로 부부란 어느 공간 어떠한 환경에서라도 늘 함께 생각해주고 사랑해주며 같이 있는 것이라고... 오늘 이시간부터는 늘 함께해서 행복하다라고 느낄 만큼 서로를 더 아끼면서 살아가고 싶다. 그래야 훗날 살아 온 날들을 후회하지 않을테니까.....(2012.4.10 새벽2:26 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