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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지금껏 남편은 미용실에 간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한달에 한번 꼭 머리 손질을 해야하는 저와는 달리
미용실에 가지 않는 남편 덕분에 꽤 많은 돈이 절약되었습니다.
왜 남편이 한번도 미용실에 가지 않았냐구요.
그건 바로 남편은 스스로 머리를 잘 자르기때문입니다.
일명 바리깡(이발기)이라고 불리는 이발기계로 머리를 정리하지요.
저 뿐만 아니라 남편도 깔끔한 외모를 지양하는 타입이라 머리가
긴 것을 정말
못 견딘답니다.

평소에는 한 달에 한 번 자르는 머리인데..
여름이라 덥다며 2주밖에 안됐는데 머리를 자른다고 하더군요.
사실 올 여름 중부지방에는 비가 많이 와서 햇볕 보기 힘들었지만..
남부지방 즉 부산은 완전 폭염으로 펄펄 끓는 가마솥안에서 사는 것
같답니다.

다른 날 같으면 ..
" 2주 밖에 안 됐는데 무슨 머리를 자른다고..좀 더 길러도 되겠구만.."
이렇게 말을 했을텐데..
저 또한 더워서 한달을 못 기다리고 2주만에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던지라
남편에게 속시원하게 이렇게 말 했지요.

" 그래.. 마..잘자라.." 고 말입니다.

샤워하기 전 머리부터 자른다고 욕실안에 이발기를 들고 들어간 남편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신문지를 세면대에 펼쳐 놓고 머리를 잘랐습니다.



윙~윙~~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남편이 절 다급히 불렀습니다.

" 왜? 무슨 일인데.."
" 여기 봐봐.. 이상하제.."


" 뭔데?!...그 머리.. ~~"
" 웃지말고 ..진짜로 이상하제.."
" ....."
" 우짜노... "
" 왜 그렇게 됐는데.."
" 사실은..
 지그재그로 모양내서 멋 좀 낼려고 손 좀 살짝 됐는데 이렇게 됐네.."


헐....
그 말에 전 어이가 없었습니다.
'나이가 몇 살인데.....' 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남편은 거울을 뚫어지게 보더니 허탈한 모습을 하며 괴로워하더군요.
그러더니 결심을 한 듯 갑자기 머리를 밀기 시작했습니다.

" 자기 ..지금 뭐하는데.."
" 쥐 파묻거같다 아니가.. 마.. 밀어 뿔라고.."

윙~~~.

ㅎㅎ...
말은 안 했지만 솔직히 남편의 행동은 탁월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괴로워하며 머리를 자르는 모습이 좀 안타깝게 보이기도 하더군요.
왠지 어릴적 저 또한 멋지게 보일려고 앞 머리를 혼자서 손질하다 완전
앞 머리가 눈썹 위 아니 훨씬 위로 올라가 완전 바가지 머리가 되어
괴로워했던
순지무구한 소녀의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지더군요.


지금껏 많이 짧은 머리는 봤어도 이렇게 삭발된 남편의 모습을 보니
좀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뭔지 모르게 여러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장난기가 발동한 저 남편에게 한마디 건냈지요.

" 스님.. 너무 멋지십니다.." 라공..
ㅋㅋㅋ....

솔직히 처음 봤을땐 너무 어색했는데..
나름대로 깔끔하고 귀엽더군요.
뭐.. 사랑하면 뭐든 이뻐 보인다고 하더니 결혼 11년 차이지만
아직도 신혼같은 느낌으로 설레며 살고 있는 것 같네요.

무더운 날씨에 요즘 부쩍 힘들어하는 남편..
그래서일까요..
시원하게 머리를 자르고 샤워를 한 뒤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꿈나라로 갔네요.
근데 왜 이렇게 오늘따라 남편 머리만 보이는지..
여하튼 처음이라 적응이 안되긴해도 시원하게 보여서 좋습니다.



앗...
울 남편 귀염둥이 캐릭터 그림인데 이제 삭발로 바꿔서 그려야 할까 봐요..
....

 

                   
 

연애를 좀 오래하긴 했지만 결혼이란 굴레에 들어서니

왜 그렇게 서로에 대해 완벽하게 알지 못했었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마도 서로에 대해 너무 바라는 것들이 많아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결혼은 둘 만의 결합이 아닌 가족간의 결합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트러블이 현실로 다가와 더 힘들었을겁니다.

하지만 ..
결혼 생활이 길어 짐에 따라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모든 일들이
하나 둘 실타래가 한올 한올 풀리 듯 수월하게 풀리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 바라는 마음이 아닌 뭔가를 더 해주고 싶어하는
마음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더 많아서 그렇지 않은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결혼 11년 차..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언제가부터 개성이 강했던 서로의
성격과 외모 그리고 말투가 점점 비슷하게 닮아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남편은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은 편입니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의 모습이라고 해야겠네요.
하지만 전 활달한 성격인데다가 말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남편보다는
좀 많은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빨리 화해 무드로 가곤 합니다.
서로 목소리만 크고 서로 이길려고 하면 아무리 작은 부부싸움이라도
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해 큰싸움이 되지만...
우린 부부싸움을 해도 한사람이 이야기를 하면 한사람은 들어주며
서로에 대해 뭐가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요.
아마도 이렇게 부부싸움이 빨이 해결되는건 제가 생각하기론
성격이 다르기때문에 가능하다고 느끼게 되는 모습이 천생연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남의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이 우리 부부입니다.
관련글..바닷가에서 여자를 폭행하는 남자에게 한마디 했더니..
그렇다보니 간혹 피해를 보기도 하지요.
뭐 그래도 나중에는 후회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서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세번째..
결혼생활이 길어질 수록 먹는 것에서 천생연분이란 말을 자주 하곤합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전 어릴적부터 고기가 물에 들어간 음식은 먹지 않았습니다.
물론 결혼 전까지 ..
하지만 결혼 후 남편 식성을 언젠가 부터 조금씩 따라 가고 있더라구요.
돼지국밥도 먹을 수 있게 되고..
수육과 곱창전골등을 먹고 있더군요.
물론 고기는 아니고 국물위주로..
하지만 그것도 많이 발전된 모습이라는 것..
그런데 울 남편 언젠가 제게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 우린 진짜 천생연분인 것 같다..
난 고기 좋아하는데 넌 국밥 속에 있는
고기 안 먹잖아..
그리고 난 닭고기에 뻑뻑한 살보다 야들야들한 살이 좋은데

넌 뻑뻑한 살만 먹잖아.. 그래서 좋아..
좋아하는게 같으면 서로 먹으려고 그럴텐데..ㅎㅎ"

(요건 제꺼..살코기 ㅎㅎ)

맞습니다.
전 고기가 물에 들어간 음식은 국물위주로 먹고..
닭고기는 뻑뻑한 가슴살만 먹거든요.
그에 비해 울 남편 저와 반대로 먹으니 이 얼마나 천생연분입니까.
서로 필요한 것만 먹으니..

ㅎㅎ..

그리고 네번째..
둘 다 마음이 따뜻하다고 느낄때이지요.
사실 울 부부는 마음이 참 여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답니다.
관련글..노숙자손님을 정성스럽게 대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그렇다보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간혹 손해를 볼때가 많은 편이지요.
하지만 마음은 훈훈해서 좋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부부가 천생연분이라고 느낄땐..
아마도 취미가 같아서 그런 마음이 더 드는 것 같습니다.

부부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떠난 낭만적인 여행(1).때의 모습..

여행하는 것 그리고 사진 찍는것을 좋아하다 보니 휴일이면
집에서 쉬는 것 보다 가까운 곳이라도 드라이브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하지요.
한마디로 늘 친구같은 느낌으로 살고 있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제가
느끼기론 최고의 천생연분의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결혼생활이 길어 질 수록 예전같지 않아! 라고 말하는 분들도
솔직히 적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한다면 아무리 긴 결혼생할의
기간이라도 부부애를 더 돈독하게 해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감히 해 봅니다.
 


                   

 

" 덥네.. 아이스크림 물래? "
" 응..."
" 자...여기.."



" 오~호.. 웬일이고..많은걸 다 주고..ㅎ"

사실 평소에 제가 아이스크림 자르면 많은 부분은 늘 제가 먹거든요.
그 모습을 볼때마다 울 남편 ..
" 욕심은.." 이라며 조금은 기분 나쁘다는 듯 말하지요.
아이처럼 말입니다.
사실 뭐든 있으면 제가 더 많이 하고 싶고, 갖고 싶고,
먹고 싶어하는 것 또한 아이같지만 뭐 남편에게는 늘 귀여운 아이처럼
행동하곤하죠..
ㅎㅎ..


근데..
이런 제 행동에 울 남편 조금은 얄미울법도 한데..
아이스크림을 반으로 쪼개고 나서는 큰 부분을 주는 것입니다.

" 니 마이 무라..ㅋㅋ..내 맘이다.." 라는 말을 덧 붙이며 말이죠..



오잉!!!!
근데 이게 뭥미..
아이스크림을 받는 순간 남편에게 속은 느낌이 쏴~~~~~.
아이스크림 아래를 잡는 순간..
아이스크림 밑 부분이 텅 빈 것이었습니다.

' 으...날 속이다니...뭐라 이게 아내를 생각하는 맘이라공..ㅡ,.ㅡ'



위로 솟구친 아이스크림을 밑 부분에 밀어 넣으니 ...
헐..
남편보다 많은게 아니고 훨 적은 양이었습니다.


" 날 속이다니... 나쁘당.."
" ㅎㅎ... 자.. 비슷하잖아..."
" 헐.. 하나도 안 비슷하거든.."
" 하하하하~ 약 올리니까 재밌네...ㅋㅋㅋㅋㅋ"

울 남편 절 놀린 것에 기분이 좋았는지 어이없어하는 제 모습을
보며
한참을 웃었습니다.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평소에 남편에게 어떻게 했는지 생각도 하지 않고..
전 다음에 어떻게 남편을 골탕 먹이지하는 생각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래..오늘은 내가 졌다..다음에 보자..또~~옹!!'
(또옹은 뚱뚱하다고 놀리는 울 남편 별명임.ㅋ)


근데...
갑자기 왜 이렇게 우리부부의 모습이 유치찬란 치사뽕하죠.

결혼 11년차인데도 정말 아이같은 모습 그자체입니다..
생각하면 참 별것도 아닌데 소심하게 복수하는 남편도 우습고..
그 모습에 복수를 생각하는 제 모습도 우습네요.
ㅋㅋㅋ.....

 

                   
오늘 하루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빨리 지나간 느낌입니다.
일할때는 며칠 내내 비가 오더니 휴일이 되니 언제 비가 왔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파
란 하늘에 후덥지근한 한여름 날씨였답니다.
이런 날씨엔 일하시는 분들은 너무 더워서 짜증이 날 법도 한 날씨겠지만..
휴일을 맞은 저희 부부에겐 정말 기분 좋은 날씨죠..ㅎㅎ

딩~~동!

' 누구지?'

며칠전 농산물시장에서 쌀이 싸다고 했더니 다음에 언니집에 올 일 있으면
갔다 달라고 부탁을 해서 쉬는 날 남편과 같이 간다고 했었거든요.
언니는 사랑하는 동생내외가 언제 올건지 무척 기다리는 듯한 문자가 왔더군요.

' 언제쯤 올끼고..?' 라고..

전 푹 쉬었다 저녁쯤 간다고 언니에게 문자를 넣었답니다.
사실 우리가게가 쉬는 날이 일요일이면 이른 시간에라도 가고 싶었지만..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 어쩔 수 없이 저녁에 간다고 했지요.
저녁에 가야 가족 모두 모인 상태에서 얼굴도 보고 오랜만에 술한잔도 할 수 있으니까요..

" 자기야.. 언니가 언제 올꺼냐고 문자왔길래.. 저녁 먹을 시간 맞춰서 간다고 했다."
" 응..그럼 저녁까진 시간도 많이 남는데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으면 말해라 "
" 응?!.. 그냥 쉬지 안 피곤하겠나? "

사실 말을 그렇게 했지만 은근 기분이 좋았답니다.

" 음.. 그럼 지금 시간이 2시니까 간만에 밀양 한바뀌 돌고 오까..
어제 비도 많이 와서 배내골에 물도 많을낀데..구경도 하고.."
" 알았다. "

다른 남자들같으면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 후덥지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그냥 집에서 쉬자고 할텐데 울 남편은 일주일 내내 같이 고생하면서도 굳이
절 위해 휴
일 하루도 반납하는 멋진 분이랍니다.
솔직히 맘 속으론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 놈의 무뚝뚝한 성격이 어딜가나요.
늘 그렇듯이..그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미소만 짓지요.
저녁에 언니집에 가는 약속이 있음에도 단 몇 시간이라도 절 위해
시간을 내 준 고마운 멋진 남편입니다.

" 어.. 고속도로 바로 타지 왜 이쪽으로 가는데? "
" 응.. 잠깐 마트에 들렀다 음료수랑 과자 좀 사가게.."
" 응.. "

우리집에서 조금만 나가면 고속도로로 바로 연결되는데 먹을거리를 산다고
마트에 가자고 하더군요.


" 음료수 사러 간다면서 어디 가는데? "

마트안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음료수를 파는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닌 수산물
파는 곳으로 가더군요.


" 잠깐만..여기부터 보고.."
" 뭔데? "

남편은 큰언니집에 갈때 사 갖고 가자던 활전복 파는 곳에 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전
복을 손으로 만져 보며 싱싱한가를 체크하는 것이었습니다.

' ㅎ.. 까먹지도 않았네.. 문디..'

활전복을 고르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고마운 마음이 들더군요.
근데.. 한참을 활전복을 고르더니 그냥 가자는 것입니다.

" 왜? 안 사는데? "
" 응... 별로 안 싱싱하네.. 가는 길에 마트 있으니까 거기서 보고 사자.."

횟집을 운영하다 보니 해산물이나 회에 대해선 빠삭한 남편..
역시나 꼼꼼한 성격과 더불어 일일이 확인을 한 뒤 전복을 사지 않더군요.
우린 그렇게 큰언니집에 가는 길에 있는 마트를 무려 4군데나 들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으로 들린 언양에 있는 마트에서 남편에게 합격 점수를 받은 활전복을
구입했습니다.


뭐..그렇다고 마트만 4군데 들리다 큰언니집에 간건 아니구요..
해운대~동래~덕천을 거쳐 호포~밀양~배내골~언양까지 드라이브를 하면서
가는 길에 들렀답니다.

한마디로 아내에게도 만족스런 휴일 드라이브를 시켜줬고 ..
늘 이뻐라 하며 잘해주는 큰처형한테는 싱싱한 활전복을 선물해 줬답니다.
솔직히 이 정도로 신경써 준 것만해도 정말 고마운데..
큰언니집에가서 제 기를 팍팍 살려주는 마지막 센스까지 발휘했다는 것..
그것은 바로..


4군데의 마트에 일일이 들러 산 싱싱한 활전복을 형부와 언니 보는 앞에서
남편이 직접 활전복회로 장만해줬다는 것 아닙니까..ㅎㅎ

 

큰언니가 전복 사 온 것도 고마운데 직접 장만해준다고 하니 언니도 고마워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 내가 할껀데.. 미안쿠로.."
" 이건 ..남자가 해야됩니다..잘못하면 다칩니다."

전복을 솔로 깨끗히 씻고 숟가락으로 전복을 껍데기에서 분리하는 숙련된
모습을
뒤에서 본 언니는..
흐뭇한 미소를 남편이 전복 장만하는 내내 짓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왠지 제 어깨가 으쓱해지는 느낌이 막 들더군요.


큼직해야 씹히는 맛도 있고 고소하다며 접시에 내 놓으며 웃는 남편..
그 모습에 제 마음은 세상을 다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때요..
이게 바로 친정에서 아내의 기를 확실히 살려준 남편의 모습 아닐런지요.
ㅎㅎ...

지금 시각..
새벽 1시 43분..
울 남편 휴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아내를 위해..
큰처형을 위해 신경을 써 피곤해서 그런지 지금 코를 골며 자네요..
이제 저도 자야겠어요..
피곤하네요.
마트를 4군데나 들러셩..ㅎ

여하튼..
오늘은 남편 덕분에 잊지 못할 정말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 자기야.. 억수로 오늘 고생했데이.. "

                   

 


남들은 결혼생활이 길어 질수록 서로에 대해 조금씩 소홀해진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전 희안하게 그와 반대인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결혼 전엔..
' 이 남자가 날 매일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
' 뭐.. 솔직히 좀 무뚝뚝하긴해도 이 정도로 만족해 착하니까..'
' 말이 별로 없어서 좋긴한데 결혼 후엔 혹시 수다스럽게 변하지 않을까..'
' 지금처럼 한결같이 성실한 모습이겠지..' 등 

정말 많은 생각이 늘 뇌리 속에 잠재되어 있었지요.
그만큼 완벽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한 여자의 마음이랄까..
뭐 그런거였죠.


그런데..
결혼 후에도 연애때와 마찬가지로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절 대하는
남편을 볼때마다

' 이 남자와 결혼하길 정말 잘했어! '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사실 연애때와 결혼 후 180도로 바뀌는 남자들도 은근히 많다는데
지금 생각하면 전 운이 엄청 좋은 여자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결혼 11년차이지만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조금은 무
뚝뚝한 모습의 남편인데..
어제는 남편의 말한마디에 입이 귀에 걸리는 하루였다는..ㅎ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럼 이야기 보따리 풀어 볼까요..

이틀에 한번 우리부부는 농산물시장에 갑니다.
가게에 쓸 채소와 식자재를 사기 위해서 말이죠.
식자재를 사러 갔다가 쌀을 도매로 파는 가게에서 너무도 착한 가격에
쌀을 내 놓았더군요.


" 에이..아깝다.. 어제 마트에서 싸다고 샀는데 여기가 훨씬 싸네.."
" 진짜네..사 가자고 가자..쌀은 사 놔도 되잖아.."
" 그럴까.."

남편과 전 너무도 착한 가격의 쌀을 한 포대(20키로) 사기로 결정하곤
바로 구매를 했습니다.

가게로 돌아 오는 길..
갑자기 남편이 저보고 큰처형한테 전화하라고 하더군요.


" 왜? "
" 쌀 싼데..물어봐라 쌀 필요하면 사 드리게.."
" 뭐할라고..ㅎ..알았다."

전 남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큰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언니야..농산물시장에 쌀 억수로 싸더라.. 필요하면 이야기해라 사 줄께.."

언니도 쌀 가격을 듣고는 엄청 싸다며 사 주면 고맙지하며 좋아하더군요.
가게 쉬는 날 언니집에 갖다 준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 처형..좋아하제.."
" 응.. 싸다고 두 포대 사달라고 하더라..헐"

평소 다른 형부들 보다 우리 남편을 제일 이뻐라하는 것을 잘 아는지라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큰언니를 챙기는 좋은 남편입니다.

"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인데 안 피곤하겠나? "
" 게안타.. 근데.. 그날 뭐 사가지고 가꼬? "
" 뭘 사가기는.. 쌀 두 포대만 사 가자고 가면 되지.."
" 으이구..그건 사 달라고 부탁한거고..맞다.. 전복 사 갖고 가야겠네.."
" 전복?!... 뭐할라꼬.. 됐다..그냥 가도 좋아하는데 뭘.."

언니집에 가면서 언니가 좋아하는 전복을 사 가자고 가야겠다는 남편의 말에
내심 기분은 좋았지만 이 놈의 경상도 아지매 아니랄까봐 그저 미소만 짓었습니다.
물론 ' 뭐 할라꼬 사가노..' 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죠.ㅡ,.ㅡ;
그런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울 남편 제게 이러는 것입니다.


" 친정아니가..이렇게 말도 잘 듣는 마누리 친정.."
" 뭐라하노..ㅎ"

친정...
정말 오랜만에 친정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친정이란 단어를 들었을때 이렇게 울컥하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 친정.. 참 오랜만에 듣는다.. "
" 제일 큰처형집이 친정아니가..
갈때마다 대우 받고 오고 집에 갈때 한가득 챙겨주시고..
친정 맞잖아.."
" ㅎ.. 그러게..."

사실 제 마음은 부모님이 돌아 가신 후 늘 막내인 절 챙겨주는 큰언니를
엄마같은 느
낌에 갈때마다 친정에 가는 느낌이었는데..
울 남편도 지금껏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저처럼 편안한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
남편이 친정이란 말을 해 주며 신경쓰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뭐.. 한마디로 감동받아 울컥했다는..

결혼 11년 차 ..
나름대로 결혼생활이 길어짐에따라 대화가 시들해지고 서로에 대해
소홀해질 시기인데도 늘
신혼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남편의
한결같은 아내사랑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 자기야... 정말 고맙데이..
그리고 사랑한데이.."


으~~닭살..
ㅋ...
 

                   

우리가게엔 스포츠신문을 비롯해 신문을 4종류나 받아 봅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종이신문보다 인터넷신문을 보며
하루를 여는 경우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하는 것은 텔레비젼을 트는 것보다
컴퓨터 전원을 먼저 누르는게 일입니다.
그리곤 오늘 하루 어떤 일들이 일어 나고 있는지...
내 홈피에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들어 왔는지 등등..
소소한 내용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지요.

" 자기야.. 오늘이 무슨 날인줄 아나? "
" 응?!.."

울 남편 갑자기 무슨 날이냐는 말에 지레 겁부터 먹더군요.
혹시나 특별한 날을 까먹어서 저한테 잔소리를 들을까싶은 마음에서 말입니다.
ㅋㅋ....

" 오늘 무슨 날인데?  중요한 날이가? "
" ㅎ.. 아니.. 나도 이런 날이 있는거 처음 알아서 혹시나 자기도 아나 싶어서..."
" 뭔 날인데 그라노? "
" 오늘이 키스데이란다.. "
" 뭐..키스데이?!.. 그건 또 누가 지었노..쓸데없이.."

남편처럼 저도 키스데이가 있다는걸 인터넷을 보고 알았지
솔직히 이런 날이 있었나하며 저 또한 의아해했답니다.

" 응..인터넷 보니까 이곳저곳에서 키스데이에 대해 이야기하네..
나도 이런 데이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아니가..ㅋ 재밌네.."
" .......... "
" 자기야..그럼 오늘 우리도 키스데이에 맞게 게 키스한판 어떴노.."
" .. 됐다 ....."

에공..
역시나 울 남편 경상도아저씨의 무뚝뚝한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더군요.
사실 저도 별로 기대는 안했는뎅..ㅎ

가게 출근하자마자 남편과 별 내용없는 이야기로 하루를 이렇게 열었습니다.

쉬는 날 뒷날은 늘 그렇듯이 준비할 것도 많고 좀 바쁘거든요..
그래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시간은 잘 가더군요.

" 자기야..내 먼저 집에 들어간다. 빨래도 개고 이것저것 청소할 것도 있고..."
" 그래라.. 도착하면 문자 때리고.."
" 알았다. "

가게와 집과의 거리는 걸어서 5분 안팎인데 늘 그렇듯이 남편은 제가
집에 도착하면 문자를 넣으라고 하지요.
뭐가 그리 걱정되는지..ㅋ

여하튼 전 집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에게 문자를 넣었답니다.
" 자~~~알 도착했삼." 이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평소 같으면 답장이 없던가..
아님 답장을 넣더라도 이렇게 문자를 넣거든요.
" 알았다." 라던가..
좀 긴 문자라면..
" 알았다..자라.." 가 끝인데..


평소에 하지 않은 닭살 돋는 문자가 온 것입니다.
" ♡쪽 시라.." 고 말입니다.

이거 뭥미?!..
갑자기 와 그라노.. ㅋㅋ..
문자를 보자마자 웃음이 나더군요.
그래서 남편에게 한번 더 문자를 넣었지요.

" 뭐꼬  ㅋㅋㅋ " 이라고
조금 황당하다는 표현으로 말입니다.


그랬더니..
울 남편 절 빵터지게 한 필살기 문자를 넣더군요.

" 쪼 ."

하하하..
문자를 보는 순간 얼마나 웃었는지..

평소 무슨 날이라고 하면 대뜸..
" 쓸데없이 이상한 날을 만들어서 여러 남자들 피곤하게 하네.." 라고 하며
제가 특별한 날에 동요라도 할까 싶어서 일부러 사전에 막는 말을 먼저
해 버리는 것을 잘 알기에
무슨 특별한 날이라고 해도 그려려니하고
넘어가기 대부분인데..

울 남편 낮에 한 제 말이 신경 쓰였나 보더군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할텐데 ..
집 안일 한다고 성질도 안 부리고 가는 모습이 고마웠나 봅니다.
그래서일까요..
젊은 사람들에게나 특별한 날이 되었을 키스데이를 몸으로는 표현하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사랑의 표현을 문자로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에
실실 웃음이 나오며 그저 흐뭇했답니다.

' 남푠.. 나..안 자고 기다리고 있거든..
마치면 퍼뜩 오숑..내 찐하게 키스한번 해 주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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