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포동 벽화골목
부산에서 태어나 줄 곧 부산에서 생활하다 보니 완전 구수한 사투리가 입에 붙은 부산사람이 되었지만 아직도 부산 구석구석 자세히는 잘 알지 못합니다. |
언제부터인가 남편과 이곳저곳을 여행 다니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고향 부산도 다 알지 못하는데 다른 지역을 여행다니는 내 모습이 조금은 모순이라는 생각..
그래서 몇년 전부터 시간날때마다 부산 곳곳을 사진으로 남기도 있습니다.
빠르게 변해가는 도심 속에서 조금이나마 잊혀져가는 뭔가를 찾기위함입니다.
물론 새롭게 변화된 곳도 언젠가 또 변할테니 그런 곳도 사진으로 찍고..
얼마전에 남포동에 갔다가 잊혀져가는 옛 골목길을 가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의 변화 물결에 이곳도 예전의 골목길이 아니더군요.
그런데 옛추억의 흔적들은 조금씩 사라져 갔지만 그 골목길을 들어서니
또 다른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 올랐습니다.
그럼 변화된 골목길이지만 추억에 젖게 만드는 골목길 한번 구경해 보실까요.
아참.. 이 골목의 특징은 3D 안경을 끼고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하는
입체적인 벽화그림들이 그려져 있기때문에 더 신비로운 골목길 체험이 될것입니다.
남포동 옛 미화당백화점 건너편에 보면 오래된 냉면집이 있습니다.
부산 사람이라면 다 아실 원산면옥이지요. 오늘의 골목길 투어는 바로 이곳입니다.
원산면옥이 보이는 건물 쪽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꺾으면 그곳을 시작으로
3D 벽화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골목 벽화들은 현재 설치되어 있는 환풍기나 전선
전봇대를 자연스럽게 그림과 매치를 했다는 점이지요.
사실 이곳은 예전에 어두침침한 번화가의 뒷골목 수준이었습니다.
환풍기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를 비롯해 지저분한 골목길이라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답니다. 왠지 우범지대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밤낮에도 사람들이 맘 편히 지나다니는 깔끔한 골목길이 되었습니다.
그럼 벽에 그려진 여러가지 그림 감상해 보실까요..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한 남자의 모습앞에 의자가 만들어져 있네요.
의자에 앉으면 마치 남자와 같이 앉아 있는 모습이 됩니다.
근데 이 남자 뭘 그리 보는 걸까요?
그건 바로 데이트를 하는 젊은 남녀를 보는 것이었다는...
그리고 이 그림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혼자 앉아 있는 남자는 멋진 옷에 비싼 커피를 들고 있고..
옷이 허름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연인들은 300원짜리 자판기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뭔가 느껴지는게 없나요?!..ㅎ
오~ 부산에서 완전 흥행을 한 친구의 한장면도 그려져 있습니다.
" 우리 친구아이가 " ㅎㅎ..
갑자기 이 대사가 뇌리속에 막 떠오르네요..
영화의 한장면처럼 골목길을 막 뛰는 듯한 모습이죠.
7~80년대 학생들의 순수했던 첫사랑을 느끼게하는 듯한 그림입니다.
집앞 담벼락에서 첫키스하는 텔레비젼의 한장면도 생각나게 하공....ㅋ
와~ 이곳은 남포동 주변에 있는 유명한 관광명소를 세밀하게 잘 그려 놓았네요.
자갈치시장,극장가,보수동책방골목,국제시장등...
남포동 일대 지도를 그려 놓은 듯 합니다.
ㅎ...전기계량기를 입체적으로 해서 그림을 그려 놓은 것도 재밌네요.
ㅎㅎ~~~~~~~
이런 모습 언제 보고 안 봤지?!
한 30년 된 것 같네요.
동네에 소독차가 나타나면 왜 그렇게 아이들이 그 연기를 따라 다녔는지..
그때 어른들 말로는 몸에 회충이 있는 아이들이 많이 따라 간다나 어쩐다나...ㅋ
다 웃자고 하는 이야긴데 세월이 지나고 나니 이 모습도 이제 잊혀져가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요즘엔 소독차가 지나가면 대부분 아이들이 입을 막은 채 집으로 가 버리겠죠.
참..오랜 추억을 느끼게하는 그림입니다.
낮인데도 해가 많이 비치지 않아 늘 어두침침했던 골목길이었지만..
그나마 멋진 벽화덕에 골목길이 빛이 발광하는 것 같습니다.
환풍기위에 진짜 고양이가 있는 것 같네요..정말 입체적으로 잘 그렸습니다.
낮이라도 빛이 많이 들지 않아 늘 어두 침침했고..
식당가 뒷골목이라 늘 지저분한 쓰레기로 가득했었는데 이젠 세련된 거리가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3D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옛추억을 느낄 수 있게 입체적인 벽화로
꾸며 놓아 골목길 거니는 내내 벽화 속으로 빠져 들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떠세요.. 사진으로만 봐도 왠지 벽 속으로 빠져 들 것 같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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