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기사

"자전거 전용도로 이것이 문제야!"

zoomma 2009. 8. 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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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동안 공부하는 것도 끝났고..
그동안 공부 한답시고 운동도 안해 몸무게만 늘어서 영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오늘부터 새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창고안에 잘 보관해 놓았던 자전거를 꺼내었습니다.

" 니 운동 할라꼬?.."
" 응..이제 좀 해 볼라꼬.."
" 어디서 탈라고 그라노.. 차도 많이 다니는데.."
" 온천천..."
" 응...찻길로 다니지 말고 온천천에서만 타라.."
" 알았다..자기야..근데.. 온천천까지 좀 실어도..
 자전거를 너무 안탔더니 온천천 가는길까지 차도로 갈려고 하니 좀 그렇네.."
" 으이구..알았다.."



울 랑님 조금 귀찮은 듯 한 모습이었지만..
운동을 열심히 한다는 소리에 보기 좋았나 봅니다.
그래서 차 안에 있는 중간 좌석들을 치우고는 자전거를 실어 주었습니다.

" 고맙데이..."
" 하는김에 열심히 해라..늘 자전거 타기 쉬운 곳에서 부터 시작하고..
그래서 중간 좌석 다 빼는 거다..알겠제.."
" 알았다.."

운동한다고 하니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도와주었습니다.




랑님은 운동하기 쉬운 곳으로 반여동쪽에 차를 주차하였습니다.
한번씩 이곳으로 지나가다 보면 자전거가 내려가기 쉽게 잘 만들어져 있는 것을 봤다면서..

" 조심해서 갔다 온나.."

자전거를 타기쉬운 곳에  내려주었습니다.

" 우후~ 간만에 운동 좀 해 볼까..."



잔뜩 부푼 가슴으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닦여진 곳을 쳐다 보았습니다.
갑자기 막 달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 잡히더군요.
ㅎㅎ..




자전거를 타고 하천 주위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닦여진 길을 달리니..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듯 ..
살랑~ 살랑~ 고개를 숙였습니다.


정말 이쁘죠!.





삭막한 도심 속에서 나름 시골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듯 했습니다.
벌써 가을인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자전거를 타고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며 가는데..
갑자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 오~~마이 갓! 이기 뭐꼬..."

날씨도 좋은데 자전거가 지나가야 할 도로가 시꺼먼 흙탕물이 되어 있더군요.
이곳을 지나면 아무래도 자전거 바퀴가 돌면서
시꺼먼 흙이 다 튈 것만 같았습니다.



도저히..
지나가는건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에 전 옆에 돌덩이로 되어 있는 징검다리위를
자전거를 메고 아슬 아슬하게 지나갔습니다.




좁은 징검다리를 건너다 옆으로 빠질 뻔 했다는..
헐~!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운동 좀 할려고 했더만..
시꺼먼 흙탕물이 있는 길을 만나 황당했답니다.




시꺼멓고 더러운 길을 지나오니..
자전거 전용도로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 전용도로 한 쪽에 주차한 차들이 참 많았습니다.

" 헐~. 이곳까지 차 타고 올 걸.. "
고가다리 밑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랑님이랑 접선할 장소엘 갈려면 아무래도 진흙탕길은 무리일 것 같아..
차가 들어 온 길을 올라 가 봤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횡단보도가 없더군요.




" 여길 통과 해야만 저쪽으로 갈 수 있는데..."
그저 난감할 따름이었습니다.




나중에 전화해서 이 곳에서 접선하자고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자전거를 타고 잘 닦여진 전용도로를 씽~씽 달렸습니다.
오랜만에 운동하는 것에 기분이 날아 갈 듯이 좋았답니다.
몸도 가벼워지는 것 같고..

집에 오는 길..



접선 장소를 향해 집으로 갈려고 하니..
착잡하더군요.
자전거 전용도로를 내려 갈려고 하면 곳곳에 난관이 있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난관은 바로..

계단!



일단 조금 쉬었다가 움직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힘을 많이 소진해서 잘못하면 자전거를 갖고 계단을 내려 가다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




 

계단을 쳐다 보니..
솔직히 막막하더군요.
자전거 무게도 엄청난데...


 

그때..
두 아이가 낑~낑 거리며 자전거를 들고 계단으로 올라 오고 있었습니다.

' 참나~ 어른도 힘든데..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난 계단으로 내려가 아이들을 도와주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 응.. 근데..집이 어딘데..여기서 자전거 타노.."
" 바로 옆에 뜨란채아파트요..엄마가 집 주위는 위험하다고해서 이곳에서 타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나도 이 길로 가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메고 계단으로 향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하천 주위에 잘 닦여진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 보니
자전거를 이용하는 분들을 위해서 조금더 신중히 그들( 자전거 이용자)의
생각을 수렴하여 반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자전거 예찬'에 열심인 정부와 지자체들은 
자전거 도로의 문제점과 자전거 안전사고의 원인 등을 고려해야겠고,
무엇보다도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시는 분들은 직접 자전거 타 보시던지..
아님..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의 말에 귀를 귀울여서 만드셨음하는 바람입니다.
 무턱대고 자전거 전용도로만 만드는 것 보다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하게 실용적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 자전거를 탑시다.. 자전거를 이용하여 공해를 줄입시다.'
이렇게 말하기전에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해 줘야하는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둘러 본 시민의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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