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 음식점에 갔다가 정말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어이없는 웃음만 나올 뿐이네요.
경기가 안좋아 아무리 장사가 안된다고는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감히 글을 올려 봅니다.
남편과 이것저것 볼일을 보고 장도 볼겸 자갈치시장에 갔었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자갈치시장은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우린 볼일을 보다 점심때가 되어 고등어구이로 유명한 한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 희한하네..손님이 별로 없네..점심 시간인데.."
" 그러게.."
예전같으면 자리가 없어 밖에서 기다리곤 했는데 점심시간임에도 가게안은 한적했습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아주머니께서 우리가 시킨 고등어구이랑 반찬을 가지고 왔습니다.
근데 갑자기 울 남편 아주머니를 불러 조용히 이러는 것입니다.
" 아줌마 ..국 좀 바꿔 주세요.." 라고..
그랬더니 아주머니 왜 바꿔달라는 눈빛으로 퉁명스럽게..
" 왜요?"
남편은 아줌마의 한마디에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옆테이블을 의식해 조용히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 양파망이 있어서요."
근데..이게 무슨 일...
아주머니는 오히려 큰 목소리로 어이없다는 듯 대답하는 것입니다.
" 예에? 양파별로 없는데요..그냥 드세요.."
남편은 아주머니의 황당한 답변에 언성을 높였습니다.
" 아줌마... 초록색 양파망이 국에 들어 있다고요..참..나..."
" 아.... 양파망요....어디요?!.."
" 여기...있잖아요.."
" 난 안 보이는데....난 아까 양파많이 들어 있다고 바꿔 달라는 줄 알았네.."
헐....
식사 중인 분들이 들을까봐 조용히 해결할려고 아주머니에게 말했던 남편..
아주머니의 황당하고 어이없는 말에 그저 할말을 잃은 표정이었습니다.
손님이 국을 바꿔 달라면 다 이유가 있겠지하는 생각을 해야함에도
아주머니는 그저 귀찮다는 듯 대응하는 모습에 밥 먹기전부터 별로 기분이 좋진 않더군요.
그런데 밥을 먹기 위해 숟가락을 드는 순간..
더 어이없는 것을 전 보고야 말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밥이 담긴 그릇옆에 말라 비틀어진 밥알이 몇개 붙어 있는것입니다.
' 참...나..이건 또 뭐고... "
그때 순간 남편과 아주머니의 말투가 생각났습니다.
'에고... 그냥 묵자...만약 바꿔 달라고 해서 또 아주머니 퉁명하게 한마디하면...'
그랬습니다.
만약..정말 제가 생각했던대로 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대처하는 말투로 했을경우
남편은 아예 밥을 먹지 않고 그냥 나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
양파망이 들어 있어 국을 바꿔 달라고 했을때 이미 기분이 상한 상태여서 조금 신경이 쓰였답니다.
그래서 그냥 꾸욱 참고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근데...밥 몇 숟가락을 떠서 먹다 도저히 못 먹겠는겁니다.
이거 원 .. 언제적 밥인지 밥에서 냄새도 나는 것 같고 군데군데 누런 밥알이 보이는 것입니다.
마치 몇년 묵은 쌀로 밥을 한 듯한 느낌까지 드는것입니다.
" 자기는 게안나(괜찮나)? 밥.."
" 완전 오래된 쌀로 밥을 한 것 같네.. 요즘에도 이런 쌀로 밥하는데가 다 있네..참..나.."
(남편밥도 저와 마찬가지로 누렇고 딱딱한 밥알이 보였음.)
남편 또한 저만큼 어이없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밥을 먹은 뒤 계산을 할려는데 갑자기 아주머니 넋두리를 내 뱉는 것입니다.
" 왜 이렇게 손님이 없노... 일요일인데..." 라고..
남편과 전 아주머니의 한마디에 서로 생각했던 것이 공감하듯 그저 어이없는 미소만 지었습니다.
손님이 없다고 하소연만 하지말고 ..
왜 손님이 없는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면 그 답이 나올텐데하는 생각이 뇌리에서 맴돌더군요.
p.s
근데 아무리 경상도 아줌마라 말을 잘 못 알아 들어..
'양파망'을' 양파많이'라고 설사 그렇게 들었다하더라도
손님이 "양파 좀 많이 넣어 주세요" 라고 하면 그게 어이없다는 듯 쳐다 볼 일인가요.
그저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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