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동 책방골목에 가면 세월이 흐른 흔적이 보이는 책들로 가득차다.
서가를 빼곡이 채운 손때 묻은 책들에서 느끼는 감정이 그러하고, 골목을 이리저리 오래된 책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의 걸음걸이에서도 세월은 변함없이 묵은 향기를 터뜨린다.
옛부터 어른 키 넘는 책탑이 즐비해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
워낙 책이 많다보니 책꽂이에 꽂힌 책보다 쌓아 놓은 책이 더 많다하여 그런 말이 붙어졌다.
쌓아 놓은 책이 높아서 책탑 또는 책무덤이라고도 일컫는다.
그리고 책꽂이에 꽂는 것보다 세로로 쌓는 게 더 공간 이 절약되기 때문에 지금도 세로로 쌓은 곳이 많다.
쌓아 놓은 책들은 대부분 끈으로 묶어져 있다.
책탑은 보통 일본의 헌책방골목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일본의 경우 목록을 적어 놓은 것이
우리와 좀 다른 점이라고 하겠다.
사실 책방에 가면 주인장에게 골라 달라고 하기보단 스스로 알아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것도 보수동 책방골목을 찾는 한가지 재미라고 하겠다.
가끔은 이 곳에서 진귀한 고서들이 흘러들어와 숨은 보물처럼 발견되기도 한다.
세월이 흐른 만큼 사람들의 발길도 그 사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이곳에서 책을 구매하기 위해 오신다.
지금은 대부분 오래된 책과 먼지를 걷어내고 대신 들어선 새 참고서와 문제지가 학생들의
눈길을 더 끄는 곳으로 변하였지만..
국내 유일의 헌책방 밀집지역인 보수동 책방골목의 명성을 여전히 남아있다.
헌책방이 밀집된 곳이어도 사람들이 지나 가는 길은 넉넉하기까지 하다.
예전엔 이길도 책을 구입하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붐비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고서 뿐만 아니라 참고서와 문제지 그리고 잡지책등
현재 시중에 판매하는 책들도 이곳에서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의 내력은 6.25 때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전통이 있는 현재 골동품책방이라고도 불리울 만큼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에 올 때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오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리 안 된 헌책들 사이를 구석 구석 보물 찾듯이 책을 찾을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헌책방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와야되는 것은 기본이고 헌책에 대한 거부감도 접어두고 와야 한다.
먼지가 많다던가 손때가 많이 묻었다는 그런 생각으로 책을 고르려면 이 곳
보수동 책방골목 구경은 접어 둬야한다.
책들이 넘쳐나 가게 앞을 전시하지만 .. 그래도 사람들은 불평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눈으로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으니까..
만약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 서적이 있다면 가게안으로 들어가 더 많은 책을 구경하겠지..
그것이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느끼는 여유로운 책고르기다.
학교 다닐때 아르바이트로 서점에서 근무했던 기억이 난다.
출근해서 서점문을 열고 들어서면 책 고유의 냄새가 났던 그 때..
그 시절에는 그 냄새가 별로 좋지 않았었는데..
보수동 책방골목을 돌아 다니다 보니 왠지 그 시절 책 냄새가
그리워지면서 옛 시절로 돌아 가고 싶어진다.
추억은 장소나 사람들로 부터 느낄 수도 있지만..
그 시절 고유의 냄새를 맡게 되어도 생각나는 것을 오늘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지나간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현재의 내모습이 훗날 미래에 이렇게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늘 행복한 생각으로 살아야 되겠다고 느끼는 뜻깊은 하루가 되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옛 향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지금은 옛 책방골목의 추억을 다시금 느낄 수 있도록
시에서는 책방골목의 복원에 힘쓰고 있다.
현재 새롭게 단장중인 책방골목..
새로운 분위기이지만 헌책들과 고서들을 보면 옛향수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이곳 책방골목을 찾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새롭게 단장중인 책방골목을 다녀오면서... 피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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