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소리와 함께 우르르 버스안에는 아침부터 초등학생들로 붐볐습니다.
봄이라 그런지 소풍겸 사생대회를 가는 듯..
한쪽 어깨에는 미술가방을 한쪽에는 맛있는
도시락과 과자가 들어있는 가방을 메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와 재잘거림을 보니
나도 모르게 어린시절 생각이 떠올라
복잡한 버스였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기분좋은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요즘에는 거의 집에 차가 있어서 차를 타는 재미를 그리 많이 느끼지 못하겠지만..
제 어릴적만해도 소풍을 간다고 하면 ..
' 버스 타고 가면 얼마나 좋을까!.. ' 하는 설레임을 가지기도 했지요.
초등학교 5학년까지는 보통 근교 산이나 절, 계곡에 소풍을 갔기때문에 무조건 도보였지만..
6학년이 되고부터는 소풍을 가면 버스를 타고 갔기 때문에 무척 설레였던 기억이 납니다.
중요한 건 버스에 사람이 많아 몸이 꽉 낄 정도였지만..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멀리 간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었지요.
며칠전 아이들이 소풍을 가기위해 버스에 우르르 타는 모습을 보니
잠시나마 옛추억에 젖어 삭막한 도심속 버스안에서
삶의 여유를 느꼈답니다.
그런데..
세상 살다보면 사람들 마음이 다 틀리듯이 저처럼 낙천적이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버스안에서는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더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들 때문에 복잡한 버스안을 탓하는 듯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로 많았고..
아이들이 차가 정류소에 정차할때마다 밀림때문에 조금은
아수라장이 된 것 말고는 나름 조용한 편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 아이들의 소리마져 몇 몇 어른들은 시끄럽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누구나 어린시절 버스를 타고 소풍을 가면서 재잘거리며
즐겁게 놀았던 시절이 있었을텐데..
세월이 흐르면서 어린시절의 추억은 잊어 버렸는지..
아이들의 소리에 과민반응을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그래도 ..
요증 아이들 나름대로 머리가 굵어지고 철이 많이 들어서 버스안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재잘거리지 않던데..
어른들의 반응이 더 삭막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아주머니께서 한 아이에게...
" 얘들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좀 조용히해... 시끄럽잖아.. "
" 네....야.. 조용히 해라.. 알았제..."
한 아이가 대표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니 잠깐이지만 조~~용!.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아이들이 그렇게 정신없이 시끄럽게 떠들지도 않은것 같은데..
아주머니가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조금 씁쓸해지더군요.
그렇게 콩나물시루같은 버스안은 꿀먹은 벙어리마냥 조용해졌는데..
갑자기 버스가 앞에 가는 차의 진로방해로 인해 급정거를 하게 되었습니다.
순간...
버스안은 아수라장...
손잡이를 잡지 못한 아이들이 버스앞으로 쏠리면서 난리였답니다.
그런 와중에..
한 아주머니 큰소리로 ...
" 너희들.. 선생님하고 같이 안 가니?.. 너희들끼리 버스타고 가냐?.."
그렇게 짜증섞힌 목소리로 말을 하니..
아이들은 아주머니의 눈치를 보며 쥐죽은 듯이 조용하더군요.
내가 보기엔 아이들이 그렇게 시끄럽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며 떠들진 않은 것 같은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씁쓸해지도 하더군요.
사람들은 정류소에 도착할때마다 조금씩 내렸고..
시간이 흐를 수록 버스안은 점점 여유로운 공간이 마련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조용하게 가던 버스안에서
갑자기 한 여자분이 아이가 메고 있던 가방을 끌고 댕기더니..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면서..
" 야... 뒤로 다 가서 바닥에 앉아!.." 라고 하며 내동댕이 치 듯 했습니다.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자분은 학교 선생님인 듯 했습니다.
아이들은 얼굴이 상기된 채 여자분의 손에 밀쳐졌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버스뒷 부분에 몰아 넣어졌습니다.
보기에도 아이들을 너무 심하게 하는 것 같아 안 좋더군요.
여선생님은 아이들을 버스바닥에 앉히고는 큰소리로 한마디했습니다.
" 너네들...
내가 버스에서 선생님 욕먹이는 행동하면 혼났다고 했지!.. 학교가면 보자!"
사람들이 버스안에 있는데도 선생님은 카랑 카랑한 목소리로 아이들을 꾸짖었습니다.
내가 보기엔 아이들이 선생님을 욕 먹일 만큼 큰 잘못을 한 것 같진 않은 것 같은데..
젊은 여선생님은 핏대를 올리며 말을 하더군요.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씀에 귀가 죽어 고개를 숙인 채 바닥을 보고 있었습니다.
' 뭐야~!.. 저 선생님.....'
''
난 버스에서 내려 가는 길에 선생님의 행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요즘엔 너무 세상이 삭막한 것 같아!' 라는 느낌과 함께...
조금만 이해를 하면 별일이 아닌 일들을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여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도 훈훈한 이미지의 선생님 모습보다는
도심속에서 느끼는 전형적인 삭막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을 마음으로 가르치고 타이르는 것 보다는
권위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져 보이는 모습..
별로 보기에 안 좋더군요.
그것도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자분이...
만약 마음이 넓고 인자한 선생님이라면..
" 얘들아~. 버스안이 복잡하니까 조용히 해야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없겠지!.." 라고
타이른다면 머리가 굵은 아이들은 더 잘 이해하고 잘 알아 들었을테고,
남들이 보기엔 그 여선생님을 더 우러러 좋게 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커서 선생님을 좋게 기억도 될 것이고 자신도
남을 위해서 말 한마디라도 조심스럽게 할텐데 말입니다.
며칠전 버스안에서 본 젊은 여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많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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