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장림시장에서 너무도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 왔습니다.
마치 추억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우리네 정이 넘치는 재래시장 속으로 말이죠.
조금은 느리게 변하는 시장의 모습이긴 했지만 그 모습이 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 가는 듯해 너무 푸근한 시장이었다는 평입니다.그래서일까요..
시장입구에 들어선 순간 어릴적 엄마 손잡고 구경 갔던 모습을 연상케하더군요.
시장안으로 한발자욱씩 걸을때마다 말로 표현 못할 정겨움이 그대로 온 몸에 감싸는 듯 했습니다.
그럼 40년 세월의 흔적을 엿 볼 수 있는 부산 장림시장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요즘엔 대부분 재래시장이 주변에 우후죽순 생기는 마트때문에 새로 단장을 하는 곳이 많습니다.
마트처럼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꾸미고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무리하게 겉만 바꾼다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 오는 것은 아닙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물론 싼 물건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 곳에서 삶의 녹록함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네 재래시장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더 전 이곳 장림시장이 더 친숙하고 정겹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80년대의 모습이라 조금은 초라해 보이긴 했지만 그속에서 정을 많이 느꼈으니까요.
좁은 시장골목이라 두사람이 나란히 지나다니기엔 조금은 힘들어 보이지만
그래도 시장안은 여유로운 삶의 모습을 그대로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장림시장안으로 들어가보면 정말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생선가게를 비롯해.. 고기집, 채소가게, 반찬가게는 기본이고 통닭집, 미용실,
각종 식당들도 시장안에 즐비해 있습니다.
마치 미로같은 구조로 된 시장이지만 구경할 곳이 많아 지루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시장안에서 본 교회가 유난히 커 보이네요.
마치 작은 시골마을에서 본 교회처럼 눈에 확 띄었습니다.
어떤가요..보기에도 정말 웅장해 보이죠.
시장골목과 연결된 주택가로 인해 시장 주변은 정말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곳 장림시장 주변 사람들은 편리하게 장을 보고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것 같더군요.
골목길이 여러갈래다 보니 이런 모습도 볼 수 있네요.
큰 트럭이 지나가다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지 천막주의라는 푯말이 눈에 띄었습니다.
조금은 천천히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시장사람들의 지혜로도 보이더군요.
무엇보다도 제 발걸음을 붙잡은건 바로 장을 보기전 이렇게 주전부리를 사 먹는거지요.
맛있게 익어가는 찐빵연기가 더 제 식감을 자극해 안 먹고 갈 수 없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잠깐 짬을 내서 찐빵가게에서 도넛이랑 찐빵을 사 먹었다는....ㅎ
역시 직접 만들어 파는거라 그런지 모양은 제각각이어도 맛은 부드럽고 좋았답니다.
떡집도 여러 곳이 있었던 장림시장은 손쉽게 다양한 떡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없는거 빼곤 다 있다는 시장..
하지만 이곳 장림시장은 없는게 없는 것 같은 정말 볼거리가 많은 그런 시장이었습니다..
헉.... 돼지머리도 이렇게 구경할 수도 있구요..하하하하~
정말 시장답게 정나라함 그자체죠...
무엇보다도 눈에 띈 건 이렇게 바닥에 앉아서 장사를 하는 분이셨어요.
칼국수를 파는 아주머니였는데 정말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신기했다는..
집에서 반죽을 해 와서 직접 썰어서 칼국수를 파신다고 하던데 정말 엄마의 정을
그대로 느끼게 만드는 칼국수라는 생각에 순간 추억에 젖어 울컥했답니다.
아참.. 장림시장안엔 반찬가게들이 참 많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아무래도 인근 장림공단이 있어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맞벌이를 하는 분들이 많으니 아무래도 밑반찬을 사서 먹으면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공..
물론 시장이라 가격도 저렴하니 이렇게 밑반찬을 사 먹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찬 종류도 젊은 사람들 입에 맞게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는 것 같아 잘 팔리겠더군요.
물론 제가 간 날도 주부들이 반찬을 많이 사러 나오셨더군요.
요일별로 반찬과 국을 따로 준비한다고 하니 정말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간 날은 선지국 파는 날...
선지국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완전 땡 잡은 날이었다는...ㅎㅎ
그리고 채소도 좀 사 왔는데요.. 일반 농산물 도매시장 못지 않게 이곳도 가격이 참 저렴했습니다.
요즘 땡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던데 멀리서 왔다고 하니 덤으로 많이 넣어 주신 채소가게 사장님..
역시 재래시장은 덤과 정이 같이 공존하는 곳이더군요..ㅎㅎ
음....봄나물 하면 쑥....
쑥 내음을 맡으니 채소가게 아주머니 하시는 한마디..
" 쑥향에 취하겠지...."
네.. 그랬습니다 얼마나 쑥의 향이 진했는지 지금도 콧끝에서 나는 듯 하네요.
40년 동안 한자리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숨소리가 느껴졌을 장림시장..
곳곳을 다 돌아 보는데만 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무래도 오랜 세월 속에서 잔잔히 배어 나오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과 정이
그대로 시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어 더 오랜 시간동안 시장안에 머물게 된 것 같네요.
예전 8~90년대 인근 공단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같이 느낄 수 있었던 장림시장..
세월은 유수처럼 흘렀지만 그 속내는 여전히 사람사는 냄새로 물씬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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