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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11 25년만에 연락 온 친구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한 이유는.. (34)

" 내다.. 혜숙이..잘 지냈나? "
" 어.....혜숙아.. 오랜만이다..반갑다.."
" 와.... 목소리는 학교 다닐때랑 똑같네.."
" 니도.. "

하하하...

25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도 마치 어제 통화한 것처럼
전화기 너머로 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니 엄청 반가움이 밀려왔습니다.
오랜만의 통화 때문이었을까요..
우린 했던 말을 반복하며 학창시절 즐거웠던 그때를 곱십으며 즐겼습니다.

" 나.. 니 얼마나 찾았는지 아나? "
" 그랬나.. 갑자기 이사하는 바람에 연락을 못했다.. 전화번호도 잊어 버리고.."

친구는 오랫동안 절 찾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내 연락처를 얼마전 외식을 하러 갔다가 작은언니를 만나
그렇게 연락처를 알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전 친구가 이렇게 전화하기전부터 내 전화번호를 알아낸 것을
먼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애써 모른 척 하고 있었지요.

며칠전 ..
작은언니가 내게 전화를 해 제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고 했었습니다.
학창시절 촌스럽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세련미가 철철 넘치는
멋진 모습에다 외제차를 몰고 다니더란 것..
그 말을 듣는 순간 친구가 잘 살고 있어 다행이다란 말보다
'나 보다 더 잘 나가네..' 란 생각에 나도 모르게 자존심이 상했답니다.

학창시절 친구와 난  완전 180도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집도 그당시에 친한 친구들 중에 나름 잘 사는 편이었고..
그와 반면 친구는 너무도 초라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사춘기를 많이 겪으며 힘들어 했던 친구는 부모님의 일로도
늘 속상해 했답니다.
친구의 새아버지가 생긴 시기도 그때였었지요.
친구집에 놀러 가면 절대 새아버지에게 아버지란 말을 하지 않았고..
아버지와 눈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예민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거기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탓에 친구의 언니는 영양실조로
쓰러진 일도 많았지요.
여하튼..
환경은 서로 달랐지만 중학교 3년 내내 삼총사라고 통할 만큼 참
친한 친구였었습니다.

하지만..

25년만에 친구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어해야함에도 전 선뜻 만나자는 약속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
학창시절때의 모습과 지금의 우리 모습이 완전히 180도로 뒤 바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몇 백평 넘는 대형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 그에 비하면 너무도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친구가 절 보고 싶다고 당장 차 끌고 온다는 말에도
' 다음에 내가 연락하께.. 조만간..' 이란 말을 해 버렸습니다.

지금 내 자신이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친구와 비교하니 왜 그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느껴졌는지 ..

25년 동안 날 많이 찾았다는 친구..
하지만 전 친구처럼 그렇게 열심히 친구를 찾지 않았습니다.
아니 현실적으로 변해가면서 내 살기 바빠 찾을 엄두도 안 났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친구는 나와 반대로 날 열심히 수소문해서 찾았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너무도 고마운 마음을 많이 느꼈지만..
전화상으론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 놈의 존심때문에 말입니다.

지금 곰곰히 생각해 보니..
변해버린 현실보다 친구는 학창시절 순수했던 추억을 이야기하자는 것 뿐인데..
너무 현실적으로 변해 버린 내 모습에 친구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조만간 친구에게 전화를 해야겠습니다.
학창시절 삼총사로 서로 마음이 잘 통했던 친구였던 것 처럼 살자고 말하고 싶네요.

" 친구야.. 고맙다.. 먼저 연락해서.. 그리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 라는
덧 붙이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