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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아저씨의 한마디에 멘탈붕괴

때론 살면서 생각지도 못한 일에 당황하곤 한다. 물론 그로 인해 때론 웃기도 하고 때론 울기도 하는 엇갈린 일을 경험한다. 난 오늘 말로 표현 못할 황당함에 멘탈붕괴가 오는 어이없는 일이 있었다. 바로 택배아저씨의 한마디때문이다. 며칠전 남편이 물을 시켰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아침일찍 택배아저씨가 전화를 했다. 평소 같으면 택배가 저녁쯤 오는데 오늘은 제법 빠른 시간에 택배가 와서 조금 놀라기도 했다. 아마 어제 택배 일이 많아서 뒷날 제일 먼저 받게 된 케이스인 것 같았다.

 

" 여보세요..택밴데요..지금 집에 있으요? "

" 네...있습니다. "

" 알았으요.. 그럼 5분 안에 갈테니까 대문 열어 놓으쇼.."

 

평소에 듣는 경상도 말 보다 더 무뚝뚝해 보이는 말투였다. 아마 다른 지역 사람이 그 말투를 들었다면 아마 싸움을 하는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5분이면 도착한다며 큰소리 뻥뻥 치던 택배아저씨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았다. 한 10분이 더 지났을때 밖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난 잽싸게 대문을 열었다.

 

" 000씨 배우자 맞죠? "

" 네?!..."

 

순간 멘붕이 왔다. 000씨는 바로 내 이름이다. 고로 아저씨는 날 남자로 착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난 당황하지 않았다. 평소에 머리를 짧게 잘라 남자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라는 자기 체면을 걸고 있었다. 그런데....이게 무슨 일.... 날 한 번도 아닌 두 번을 당황하게 하는 택배아저씨의 말....

 

" 이것 좀 받아 주소..무거워서 내리기 힘드네.."

" 네에?!.. 네...."

 

날 남자로 본 것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실 택배를 받는 사람이 여자였다면 아저씨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 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겉모습을 남자로 봤어도 목소리는 분명 여자 목소리로 들었음에도 아저씬 끝까지 날 남자로 본 것이 틀림이 없었다. 택배아저씨가 가자마자 이런 멘붕은 처음겪은지라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 남편에게 이 황당한 일에 대해 문자를 넣었다.

 

 

"나.. 금방 황당한 일 겪었다.

택배아저씨 전화왔데 그래서 문 열고 기다렸거든...

근데 오더니 대뜸 하는 말...000씨 배우자 되시죠..이러더라..

아저씨 내가 남자인 줄 알았나 봐.."

 

 

 

 

 

그런데 위로 받으려고 했던 남편의 답장은 그저 웃기다는 표정이었다.

 

" ㅋ .."

 

난 사진을 찍어 보내면서 이렇게 카톡을 또 보냈다.

 

 

"그러면서 덧 붙이는 말... 좀 받아 주이소..."

 

 

 

그런데 더이상 답이 없는 남편... 역시 무뚝뚝한 경상도 남편이다. 난 포기하고 남편에게 오늘 아침에 만들어 준 커피향에 대해 물었다 그랬더니 역시나 짧은 대답....

 

" ㅇ"

 

뭐.. 평소 카톡 문자는 늘 무뚝뚝한 버전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저 하소연을 했다는 것만으로 내자신을 위로했다. 그런데 문제는 저녁에 와서 보더니 물이 한박스 더 와야 한다는 것이다.

 

" 아저씨한테 이게 다냐고 물으니 이것 뿐이라고 하던데.."

" 아이다.. 원래 2박스 시키잖아.. 나중에 확인해 봐야겠다. "

 

그렇게 남편은 인터넷으로 주문현황을 확인했고 역시나 아저씨는 물을 한박스만 갖다 주고 간 것이다. 그 사실을 택배아저씨에게 알려야겠다고 남편이 전화하니 아저씨 왈....

 

" 남자분한테 다 갖다 줬으요.. "

" 네에?!.. 한박스 밖에 안 왔는데요.."

" 몰라요..난.. 다 배달했으니까.."

 

그렇게 막무가네로 아저씨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남편은 정말 어이가 없다면서 황당해 했고 나 또한 '남자분한테 갖다 줬다' 는 말에 멘붕이 제대로 왔다. 아무리 바쁘고 힘든 택배 일이지만 개수를 정확히 확인도 하지 않고 일을 하는 것에 좀 화가 났다. 하여간 난 엉겹결에 완전 남자가 되었고 오지 않은 또 다른 한 박스는 반품한 상태로 종결되었다. 물론 서류상으로 ..... 끝까지 두 박스 다 갖다 줬다고 우기면 조금 치사하지만 집 앞에 설치된 CCTV를 보여 줘야할 것 같다.

                   
" 택밴데요.. 집에 계십니까? 집 근첩니다.."
" 어쩌죠.. 조금전에 나왔는데.. "
" ............ "


택배아저씨는 순간 당황했는지 몇 초간 아무말도 없었습니다.

" 죄송한데요..내일 오시면 안될까요? "
" 네.. 그럼 내일 이 시간에 오겠습니다."
" 아... 잠시만요.. 이 시간에는 집에 없는데.. 가게에 있는 시간이라..
그럼 내일 집 근처 오실때 전화 주시면 제가 바로 갈께요..
5분이면 집에 도착하는 거리거든요.."
" 5분요.. 가게가 어디신데요.."
" 00시장 상가에 있습니다."
" 그럼 지금 갖다 드릴께요..번지 불러 주세요.."


택배아저씨는 친절하게도 가게에 택배물건을 갖다 준다며 주소를 불러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가게 근처에 도착하면 전화를 다시 한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한 30분이 지났을까요..
택배아저씨가 약속대로 전화를 해 주셨더군요.
전 가게 앞에 부리나케 나갔습니다.

" 이곳까지 오시게해서 미안하구요..정말 고맙습니다. 번거로울실텐데..."
" 멀리도 아니고 가까운 거리인데요 뭘.. "


택배아저씨는 고맙다는 말에 오히려 쑥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아저씨가 돌아 간 후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 보던 남편은 저만큼 놀라더군요.
사실 이렇게 택배 물건을 전해주기 위해 고객이 있는 곳까지 일부러
와서 전해 주는건 처음 보는 모습이라 더 그랬을겁니다.

사실 대부분 택배하시는 분들은 집에 사람이 없다고 하면 대뜸..

" 어디 맡길때 없어요?"
" 집앞에 두고 갈께요." 라는 말을 하지요.

뭐..거기까진 이해를 하지만 집에 사람이 없다는 말을 했는데도
아무도 없는 집 앞에 물건을 두고 가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 경우 택배물건을 누가 가져 가기라도 하면 정말 난감할따름이지요.

사실 예전에 집앞에 그냥 두고 간 택배물건이 없어져 분실된 물건을 
수습한다고
짜증지대로였답니다.
물건 제 시간에 못 받아 짜증..
누구의 잘못인가에 대해 택배회사와 실랑이를 벌이는데 짜증..
다시 물건을 재구입해야하는 번거로움에 짜증..
이웃을 믿지 못하게 되는 불신감에 짜증..
정말 많은 짜증을 한 순간에 접하게 되었지요.
그 일이 있은 후엔 집에 사람이 없을때는 꼭 다음날 시간을 정해서
받으려고 한답니다.

물론 볼 일은 보러 가야하는데 택배 올 시간만 기다리는 것도 솔직히
고역 그자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오늘 너무도 친절한 택배아저씨 덕분에 편히 물건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무더위에 무거운 물건을 각 가정마다 배달하는 것도 힘들텐데..
고객을 위해서 힘든 걸음을 마다하지 않는 택배아저씨의 모습에
감동의 물결이 쏴.....ㅎ

가게를 하다 보니 자주 마트에 갈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아 온라인으로
필요한 물건들을 자주 사는 저로써는 오늘처럼 친절한 택배아저씨가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답니다.

" 택배아저씨.. 오늘 정말 고마웠습니다.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욤.."
 

                   
띠~~~~~~리리!.

" 여보세요.."

" 저.. 택밴데요.. 그 곳 위치가 어디쯤 됩니까?.."

" 위치요?.. 00슈퍼 건너편 2층인데요. "

" 00슈퍼?!.. 거기가 어디요?.."

" 네에?..음..00아파트 옆에 00슈퍼 바로 보이는데요.."

" 잘 모르겠는데.."

" -,.- 아저씨..그런데요..제가 지금 밖에 나와 있어서 오늘은 못 받을 것 같은데요.."

" 네에?!..그럼 나보고 어떡 하라구요."

" 내일 갖다 주시면 안될까요?..죄송해요.."


뭐.. 이쯤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택배기사분은 이렇게 대답하지요.

" 네..알겠습니다. " 라고..
그런데 ..

그 택배기사분 하시는 말씀...

" 안돼요..나도 바쁜 몸이요.."

" 네에?!.. 그럼 저보고 어떡하라구요..저도 지금 바로 집에 가더라도 30분은 걸리는데요.."

" 나도 모르겠소..오늘 안 받을거면 언제 갈지 모릅니다.."

" 네에?!..언제라뇨..내일 배달 안합니까.."

" 내가 그쪽으로 갈지 안갈지 어떡해 알끼요..
여하튼 며칠 걸리니까 그렇게 아쇼!"


뚜~~.

택배기사분 황당한 말로 마무리를 하더니 내말을 듣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정말 황당함 그자체더군요.
난 ..
어쩔 수 없이 되도록 빨리 집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속력을 내어 운전을 해 집에 도착하니 전화통화 한지 10분 정도 지났더군요.
난 집에 도착하자마자 택배기사분께 전화를 했습니다.

" 아저씨..조금전에 통화했던 사람인데요.."

" 이름이 뭔데요?"

" 000인데요..방금 집에 도착했는데..지금 좀 갖다 주세요."

" 어짜노..나 조금전에 그 동네 떠났는데..안되겠네요.."

" 네에!.. 몇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십니까!.."

" 여하튼 오늘은 안되겠네~.내 시간날때 갖다 줄끼요.."



" 아저씨..정말..... 거기 무슨 택밴데요?"

" y00택배요."

뚜~~~~~.

빈정거리는 말투로 y00택배라는 말만하고 전화는 끊겼습니다.

ㅡ,.ㅡ.....

전화를 끊고 한참동안이나 얼마나 화가 나던지..
무슨 이런 택배기사가 다 있는지..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도대체 어찌 이런일이..
택배배달을 시키는 고객 입장에서 정말 짜증지대로 경험이었습니다.

택배를 시킬때 택배비도 다 지불한 상태인데다가..
이런식으로 막가파식 배달을 하는 택배기사를 보니 황당했습니다.

뭐..
입장을 바꿔서 배달하는 시간에 집에 없어서 다음날 배달하려면 귀찮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언제 어느때 택배가 올지도 모르고..
오는 당일 집부근에서 전화를 할 경우 솔직히 볼일 보러 나갔다가
못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하게
택배배달을 하시는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고객이 부탁까지 하면서 내일 갖다 달라고 했건만...

여하튼 ..
그렇게 택배기사분때문에 오후내내 기분이 안좋았답니다.
그래도 택배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

택배기사랑 통화한 다음날 집에서 기다렸지요.
그런데..
그 택배기사분 정말로 며칠 걸린다는 말처럼 안 갖다 주더군요.
아무래도 주말지나고 갖다 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오랫동안 택배배달을 시켜 보았지만..
정말이지 이런 막가파식 택배기사분은 처음이었습니다.
이제는 택배기사에게 고객이 완전 굽신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 같더군요.

참나...
여하튼..
택배기사분 시간 날때 갖다 준다는 말에 어이는 없지만 ..
기다려할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중요한건..
전화를 해도 전화를 안 받아 이제 자존심 상해서 다시 하기도 싫고..
어이없다는 말만 입에서 맴돕니다.
정말.....

이래가지고 고객이 마음편이 택배를 시키겠습니까.
누구에게 이런 불편한 마음을 이야기 해야 하는지 ....

이번 기회를 빌어..
택배 배달하시는 분들께 고객의 입장에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을 적어 봤습니다.
읽어 보시고 제발 웃는 모습으로 택배기사분과 고객이 만났음합니다.


**택배 배달하시는분께 고객의 입장에서 부탁 드리고 싶은 것 5가지..**

1. 배달하는 관할지역을 잘 익히십시요..
( 이것은 배달하시는 분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2. 택배물에 적혀진 안내를 먼저 읽으신 후 배달체크 하세요..
( 요즘엔 오시기전 전화요망이라는 것을 기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공지사항을 읽는것도 기본입니다.)

3.집에 사람이 없을때는 전화를 주시고 어디에 맡기고 가실 건지 확인하세요.
( 집에 사람이 없다고 아무곳에나 맡기거나 ,
두고 가시는 분들은 정말 고객의 입장에선 짜증이 납니다.)

4.친절하게 좀 배달합시다.
( 아무리 힘들지만 물건을 줄때 그냥 툭하고 던지는 식으로 
주고가시는 분들이 간혹 있던데..물건을 잘 받아도 고객의 입장에서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5. 택배하시는 분들의 생각부터 밝게 하시고 일을 하셨음합니다.
( 고객의 입장에선 택배비를 지불하고, 당연히 집에서 편안히 받길 원합니다. 그런데 하나 배달 해봤자 몇천원 안 남는다는 식으로 고객에게 불친절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경우 고객들도 돈을 지불하고도 기분이 나쁘답니다.)


 
무슨 일이든지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건을 받을때
아저씨의 상냥한 미소를 봄으로써 다음에 또 택배를 시킬때
그 분을 더 찾게 되는게 인지상정인데.. 그것이 조금은 부족하게만 느껴지네요.
물론 택배배달을 하면 얼마 남지 않아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긴 하지만..
요즘엔 택배 뿐만 아니라 무슨일이든 다 힘든게 현실입니다.
조금만 남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세상이 밝아 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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