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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빨리 지나간 느낌입니다.
일할때는 며칠 내내 비가 오더니 휴일이 되니 언제 비가 왔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파
란 하늘에 후덥지근한 한여름 날씨였답니다.
이런 날씨엔 일하시는 분들은 너무 더워서 짜증이 날 법도 한 날씨겠지만..
휴일을 맞은 저희 부부에겐 정말 기분 좋은 날씨죠..ㅎㅎ

딩~~동!

' 누구지?'

며칠전 농산물시장에서 쌀이 싸다고 했더니 다음에 언니집에 올 일 있으면
갔다 달라고 부탁을 해서 쉬는 날 남편과 같이 간다고 했었거든요.
언니는 사랑하는 동생내외가 언제 올건지 무척 기다리는 듯한 문자가 왔더군요.

' 언제쯤 올끼고..?' 라고..

전 푹 쉬었다 저녁쯤 간다고 언니에게 문자를 넣었답니다.
사실 우리가게가 쉬는 날이 일요일이면 이른 시간에라도 가고 싶었지만..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 어쩔 수 없이 저녁에 간다고 했지요.
저녁에 가야 가족 모두 모인 상태에서 얼굴도 보고 오랜만에 술한잔도 할 수 있으니까요..

" 자기야.. 언니가 언제 올꺼냐고 문자왔길래.. 저녁 먹을 시간 맞춰서 간다고 했다."
" 응..그럼 저녁까진 시간도 많이 남는데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으면 말해라 "
" 응?!.. 그냥 쉬지 안 피곤하겠나? "

사실 말을 그렇게 했지만 은근 기분이 좋았답니다.

" 음.. 그럼 지금 시간이 2시니까 간만에 밀양 한바뀌 돌고 오까..
어제 비도 많이 와서 배내골에 물도 많을낀데..구경도 하고.."
" 알았다. "

다른 남자들같으면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 후덥지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그냥 집에서 쉬자고 할텐데 울 남편은 일주일 내내 같이 고생하면서도 굳이
절 위해 휴
일 하루도 반납하는 멋진 분이랍니다.
솔직히 맘 속으론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 놈의 무뚝뚝한 성격이 어딜가나요.
늘 그렇듯이..그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미소만 짓지요.
저녁에 언니집에 가는 약속이 있음에도 단 몇 시간이라도 절 위해
시간을 내 준 고마운 멋진 남편입니다.

" 어.. 고속도로 바로 타지 왜 이쪽으로 가는데? "
" 응.. 잠깐 마트에 들렀다 음료수랑 과자 좀 사가게.."
" 응.. "

우리집에서 조금만 나가면 고속도로로 바로 연결되는데 먹을거리를 산다고
마트에 가자고 하더군요.


" 음료수 사러 간다면서 어디 가는데? "

마트안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음료수를 파는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닌 수산물
파는 곳으로 가더군요.


" 잠깐만..여기부터 보고.."
" 뭔데? "

남편은 큰언니집에 갈때 사 갖고 가자던 활전복 파는 곳에 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전
복을 손으로 만져 보며 싱싱한가를 체크하는 것이었습니다.

' ㅎ.. 까먹지도 않았네.. 문디..'

활전복을 고르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고마운 마음이 들더군요.
근데.. 한참을 활전복을 고르더니 그냥 가자는 것입니다.

" 왜? 안 사는데? "
" 응... 별로 안 싱싱하네.. 가는 길에 마트 있으니까 거기서 보고 사자.."

횟집을 운영하다 보니 해산물이나 회에 대해선 빠삭한 남편..
역시나 꼼꼼한 성격과 더불어 일일이 확인을 한 뒤 전복을 사지 않더군요.
우린 그렇게 큰언니집에 가는 길에 있는 마트를 무려 4군데나 들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으로 들린 언양에 있는 마트에서 남편에게 합격 점수를 받은 활전복을
구입했습니다.


뭐..그렇다고 마트만 4군데 들리다 큰언니집에 간건 아니구요..
해운대~동래~덕천을 거쳐 호포~밀양~배내골~언양까지 드라이브를 하면서
가는 길에 들렀답니다.

한마디로 아내에게도 만족스런 휴일 드라이브를 시켜줬고 ..
늘 이뻐라 하며 잘해주는 큰처형한테는 싱싱한 활전복을 선물해 줬답니다.
솔직히 이 정도로 신경써 준 것만해도 정말 고마운데..
큰언니집에가서 제 기를 팍팍 살려주는 마지막 센스까지 발휘했다는 것..
그것은 바로..


4군데의 마트에 일일이 들러 산 싱싱한 활전복을 형부와 언니 보는 앞에서
남편이 직접 활전복회로 장만해줬다는 것 아닙니까..ㅎㅎ

 

큰언니가 전복 사 온 것도 고마운데 직접 장만해준다고 하니 언니도 고마워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 내가 할껀데.. 미안쿠로.."
" 이건 ..남자가 해야됩니다..잘못하면 다칩니다."

전복을 솔로 깨끗히 씻고 숟가락으로 전복을 껍데기에서 분리하는 숙련된
모습을
뒤에서 본 언니는..
흐뭇한 미소를 남편이 전복 장만하는 내내 짓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왠지 제 어깨가 으쓱해지는 느낌이 막 들더군요.


큼직해야 씹히는 맛도 있고 고소하다며 접시에 내 놓으며 웃는 남편..
그 모습에 제 마음은 세상을 다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때요..
이게 바로 친정에서 아내의 기를 확실히 살려준 남편의 모습 아닐런지요.
ㅎㅎ...

지금 시각..
새벽 1시 43분..
울 남편 휴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아내를 위해..
큰처형을 위해 신경을 써 피곤해서 그런지 지금 코를 골며 자네요..
이제 저도 자야겠어요..
피곤하네요.
마트를 4군데나 들러셩..ㅎ

여하튼..
오늘은 남편 덕분에 잊지 못할 정말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 자기야.. 억수로 오늘 고생했데이.. "

 

 


남들은 결혼생활이 길어 질수록 서로에 대해 조금씩 소홀해진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전 희안하게 그와 반대인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결혼 전엔..
' 이 남자가 날 매일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
' 뭐.. 솔직히 좀 무뚝뚝하긴해도 이 정도로 만족해 착하니까..'
' 말이 별로 없어서 좋긴한데 결혼 후엔 혹시 수다스럽게 변하지 않을까..'
' 지금처럼 한결같이 성실한 모습이겠지..' 등 

정말 많은 생각이 늘 뇌리 속에 잠재되어 있었지요.
그만큼 완벽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한 여자의 마음이랄까..
뭐 그런거였죠.


그런데..
결혼 후에도 연애때와 마찬가지로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절 대하는
남편을 볼때마다

' 이 남자와 결혼하길 정말 잘했어! '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사실 연애때와 결혼 후 180도로 바뀌는 남자들도 은근히 많다는데
지금 생각하면 전 운이 엄청 좋은 여자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결혼 11년차이지만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조금은 무
뚝뚝한 모습의 남편인데..
어제는 남편의 말한마디에 입이 귀에 걸리는 하루였다는..ㅎ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럼 이야기 보따리 풀어 볼까요..

이틀에 한번 우리부부는 농산물시장에 갑니다.
가게에 쓸 채소와 식자재를 사기 위해서 말이죠.
식자재를 사러 갔다가 쌀을 도매로 파는 가게에서 너무도 착한 가격에
쌀을 내 놓았더군요.


" 에이..아깝다.. 어제 마트에서 싸다고 샀는데 여기가 훨씬 싸네.."
" 진짜네..사 가자고 가자..쌀은 사 놔도 되잖아.."
" 그럴까.."

남편과 전 너무도 착한 가격의 쌀을 한 포대(20키로) 사기로 결정하곤
바로 구매를 했습니다.

가게로 돌아 오는 길..
갑자기 남편이 저보고 큰처형한테 전화하라고 하더군요.


" 왜? "
" 쌀 싼데..물어봐라 쌀 필요하면 사 드리게.."
" 뭐할라고..ㅎ..알았다."

전 남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큰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언니야..농산물시장에 쌀 억수로 싸더라.. 필요하면 이야기해라 사 줄께.."

언니도 쌀 가격을 듣고는 엄청 싸다며 사 주면 고맙지하며 좋아하더군요.
가게 쉬는 날 언니집에 갖다 준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 처형..좋아하제.."
" 응.. 싸다고 두 포대 사달라고 하더라..헐"

평소 다른 형부들 보다 우리 남편을 제일 이뻐라하는 것을 잘 아는지라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큰언니를 챙기는 좋은 남편입니다.

"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인데 안 피곤하겠나? "
" 게안타.. 근데.. 그날 뭐 사가지고 가꼬? "
" 뭘 사가기는.. 쌀 두 포대만 사 가자고 가면 되지.."
" 으이구..그건 사 달라고 부탁한거고..맞다.. 전복 사 갖고 가야겠네.."
" 전복?!... 뭐할라꼬.. 됐다..그냥 가도 좋아하는데 뭘.."

언니집에 가면서 언니가 좋아하는 전복을 사 가자고 가야겠다는 남편의 말에
내심 기분은 좋았지만 이 놈의 경상도 아지매 아니랄까봐 그저 미소만 짓었습니다.
물론 ' 뭐 할라꼬 사가노..' 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죠.ㅡ,.ㅡ;
그런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울 남편 제게 이러는 것입니다.


" 친정아니가..이렇게 말도 잘 듣는 마누리 친정.."
" 뭐라하노..ㅎ"

친정...
정말 오랜만에 친정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친정이란 단어를 들었을때 이렇게 울컥하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 친정.. 참 오랜만에 듣는다.. "
" 제일 큰처형집이 친정아니가..
갈때마다 대우 받고 오고 집에 갈때 한가득 챙겨주시고..
친정 맞잖아.."
" ㅎ.. 그러게..."

사실 제 마음은 부모님이 돌아 가신 후 늘 막내인 절 챙겨주는 큰언니를
엄마같은 느
낌에 갈때마다 친정에 가는 느낌이었는데..
울 남편도 지금껏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저처럼 편안한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
남편이 친정이란 말을 해 주며 신경쓰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뭐.. 한마디로 감동받아 울컥했다는..

결혼 11년 차 ..
나름대로 결혼생활이 길어짐에따라 대화가 시들해지고 서로에 대해
소홀해질 시기인데도 늘
신혼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남편의
한결같은 아내사랑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 자기야... 정말 고맙데이..
그리고 사랑한데이.."


으~~닭살..
ㅋ...
 

 
 

" 김서방 왜 이리 얼굴이 홀쪽해졌노..배는 다 어디갔노.."

" ㅎ.. 살이 좀 빠졌지예.."
" 조금이 아니고 많이 빠졌구만.. 어짜노..."


큰언니 울 남편을 보며 걱정스런 모습으로 한참을 쳐다 보았습니다.

" 와?.. 걱정되나.. 울 신랑 살 빠져서.."
" 얼굴이 반쪽이구만.. "
" 반쪽은 무슨... "
" 아닌데...."


우리집의 제일 큰 어른으로 늘 집안의 모든 일을 도맡아 온 큰언니는
다른 형부들 보다 우리 남편을 더 좋아하고 이뻐합니다.
왜냐하면 둥글 둥글한 외모에 거기다 귀엽고 선한 얼굴에 착하기까지
하다면서 말이죠.

뭐..착하다는 기준은 동생(저)에게 늘 잘하고 큰어른인 자신에게도
잘하기때문이라는..

그렇다고 다른 형부들이 아내에게 잘 못해서 안 이쁜 것 아닙니다.
어릴적부터 제일 이뻐했던 막내 여동생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서라는
생각이 다른 형부들보다 우선 일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울 남편 우리 큰언니에게 잘하기때문에 더
이쁨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가게 하느라 살이 쏙 빠졌다고 걱정스런 눈빛을 보내는 큰언니를 보니
나 보다 더 울 남편이 걱정이 되나 보더군요.
사실 나도 살이 빠졌는데 말이죠.

" 김서방 아무리 바빠도 잘 챙겨 묵고 해라.. 알았제.."
" 예..."
" 어짜노..이제 포동이라고 못 부르겠네..홀쪽해서.."
" 별로 안 홀쪽한데예... 몸무게 얼마 안 빠졌는데예.."
" 뭐라하노..배가 하나도 없구만..."
" 언니도 참말로.. 옛날엔 뱃살이 많다고 걱정하더만..
비만이라고 성인병 온다고 하면서.. 뱃살이 없는게 낫지 와 그라노.."
" 근데..너무 빠지니까 마음이 안됐다 아니가..와? 장사가 안돼나?! "
" 아니예.. 바빠서 살 빠졌다아입니까.."
" 장사가 잘 되면 다행이고..
장사 안되면 말해라 내가 사람들 많이 데리고 오꾸마.."

" 네.... 고맙습니다. 처형.."

늘 정이 많은 우리 큰언니..
그런 언니가 얼마나 울 남편에게 편한 사람이냐면요..
울 남편 부르는 호칭이 바로 김서방이 아닌 ..
'포동이' 라고 별명을 부른다는 것..
물론 울 남편과 저...언니 셋이 있을때만 쓰는 호칭이지만 말입니다.
사실 제부에게 별명을 부르는 처형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드는데 맞죠..
여하튼..
친동생같이 울 남편에게 잘 해주는 큰언니를 보면 고맙기까지 합니다.
그런 언니의 모습에서 정작 같이 사는 사람이 잘 챙겨 줘야 함에도 ..
내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만으로 남편에게 소홀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자기야..나 살 빠졌다.. "
" 나 피곤해서 밥 맛이 없다.." 며 내 몸만 걱정해주길 바랬지..
남편의 몸에 대해선 솔직히 언니가 심각하게 살 빠졌다며 걱정할 정도로
신경을 그렇게 많이 쓰진 않았거든요.

요즘 같이 운동 다니느라 살이 좀 빠졌겠지하고만 생각했었는데..
언니의 눈에는 엄마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처럼 살이 빠진 모습이
많이 안돼 보였나 봅니다.

그런 언니의 모습에서 엄마같은 따스한 사랑이 느껴지더군요.

" 자기는 참 좋겠다..언니가 늘 신경써주고 이뻐해줘서.."
" 문디.. 그게 다 니한테 더 잘하라는거 아니가.."
" ...... 치.. 뭐라하노.."

맞습니다.
울 남편을 이뻐하고 늘 신경써주는 건..
사랑하는 동생에게 늘 맘 편하게 해주고 잘하기때문이라는 것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