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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맞이하는 첫 눈 내리는 날 풍경

제주도에서 보내는  첫겨울 조금은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오늘 제주도에 첫 눈이 내렸다. 사춘기 소녀처럼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가 제주도에 와서 보는 첫 눈을 만끽한다. 날씨는 많이 춥지만 마음만은 푸근하다. 참 희한하지..... 아직도 첫 눈에 이렇게 설레니.....갑자기 추워진 탓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골목길이지만 이 느낌도 오늘은 낭만적이게 느껴진다. 아침엔 찬 바람과 함께 갑작스럽게 내려 간 기온 탓에 우박인지 눈인지 조금 헷갈릴 정도였는데 밤이 되니 눈으로 바뀌었다. 아무 연고 없는 제주도에서 작은 가게를 남편과 함께 운영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나 자신이 오늘따라 더 뿌듯하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4월에 가게 오픈을 해 12월이 되었으니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났다. 눈이 잘 오지 않는 부산에서 살아서일까.... 제주도에서 보게 된 첫 눈은 더 감회가 새롭다. 첫 눈 내리는 제주도 풍경...... 그 속엔 우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주도첫눈제주도 첫 눈

제주도에서 산다는 건...잘 되면 낙원이요... 잘 못되면 우울증에 빠진다고 누가 그랬다. 왜 그런지 살아 보니 몸으로 느끼게 된다. 나도 낙원에서 살고 싶다........... 행복 가득한 낙원.... 그렇게 되겠지? 아니 될 것이다.... 꼭!!..

 

첫 눈 내리는 날 제주도에서...

 

첫 눈 내린 부산 풍경

올해는 유별나게 다른 해보다 일찍 추워진 것 같습니다. 지구온난화때문에 가면 갈 수록 해마다 이상기온현상이 나타난다고 하더니 몇 년전부터 우리네 현실 속에서 몸으로 느껴질 정도인 것 같네요. 그래도 어르신들 말처럼 겨울은 추워야 겨울이라고 해도 너~무 추워진 날씨 탓에 솔직히 걱정이 앞서네요. 그래도 이 놈의 추운 날씨 탓에 부산에 어제 몇 시간이었지만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부산에서 겨울에 눈 보기가 쉽지 않은데 12월 초에 싸래기눈도 아니고 함박눈을 보니 조금은 설레이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  자기야.. 억수로 눈 마이(많이) 온다..와....................."
"  진짜네... 나중에 눈보러 멀리 갈 필요없겠네...."
"  뭐라하노... ㅎㅎ... 근데 넘 좋다.."
"  그러게... 근데 12월에 무슨 눈이고... 참...나...."


부산에선 보통 눈이 오면 싸래기눈이 흩날릴까...눈이 잘 오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첫눈이 함박눈으로 내리니 뭐랄까 보자마자 낭만적인 기분이 마구마구 드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눈이 많이 오는 동네에 사는 분들은 이해하기 힘든 내용일겁니다..ㅋ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굵은 눈은 순식간에 온 동네를 뒤덮더군요......

갑작스럽게 내린 눈때문에 순식간에 도로는 물반 얼음반 정말 아찔하게 변해 안전운전에 더욱더 신경써야했습니다..


이렇게 눈오는 날은 운치있게 사랑하는 사람과 좀 걸어줘야하는데 가로수길을 걷는 두 아저씨를 보니 운치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걸어 다니면 춥겠지만...원래 차창밖의 풍경은 은근 낭만적이게 보이잖아요.....현실은 안 그런데...ㅎㅎ

순식간에 온 도시를 하얗게 삼킬 듯 내리는 함박눈은 운전자를 더욱더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녁시간이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삼았지요...만약 저녁에 눈이 이렇게 왔으면 완전 부산의 도로는 아수라장이 되었을겁니다.

눈이 많이 내릴 수록 도로는 점점 차들이 모여 들어 거북이 운행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올 수록 안전운전을 해야 함에도 경음기를 크게 울려가며 운행하는 아찔한 운전자도 보여 위험천만하더군요.... 문디 자~슥..ㅋ

조금 높은 고지대는 이미 빙판길이 되어가고 있어 도로는 위험한 모습 그자체였습니다.

온 세상이 뿌옇게 변해 앞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함박눈은 운전자들을 더욱 긴장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도 뭐가 그리 바쁜지 씽씽 달리는 자동차....뒤에서 보는 내내 아찔하더군요..... 으이구......


앗...... 갑작스런 눈때문에 온 도로가 빙판길이 되었는데 배달을 하는 분 발견.... 여하튼  조심 운전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빨리 갖다 달라고 해도 안전이 우선이예요...

점점 쌓여가는 눈은 인도도 삼켜 버렸습니다.. 

물론 갑작스럽게 내린 눈때문에 조금 가파른 곳은 거북이운행을 하고 있었구요... 부산에 눈 오면 완전 교통대란으로 도로전체가 난리도 아니랍니다. 다른 지방처럼 겨울에 눈이 자주 오면 미리미리 월동장구를 가지고 다니는데 우리부산은 전혀 그런 차량이 없다는 사실... 그래서 눈이 조금만 쌓여도 교통마비는 기본이 되어 버리지요...


물론 제설작업할 염화칼슘도 도로 곳곳에 비치되지 않아 눈이 많이 오면 완전 빙판길때문에 위험천만한 도심이 되지요.

다행히 함박눈이 하루종일 내리지 않고 몇시간만에 그쳐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까지 눈이 왔다면 아마도 9시 뉴스에 톱기사로 나올겁니다. ' 부산 갑작스럽게 내린 눈때문에 교통마비가 오다.' 라고....

주택가뿐만 아니라 도로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잠깐 동안이었지만 낭만적인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를 수록 현실적인 면을 더 생각하게 되었지만요....참 사람 사는게.......ㅎ 여하튼 몇 시간 동안 내린 눈때문에 잠시나마 옛추억을 느끼는 낭만적인 생각도 해 보게 되었고 현실적인 삶도 함께 느낀 하루였네요... 뭐... 눈이 더 왔음 가게 문 닫고 낭만을 더 부르 짖을 터인데 오후 늦게 햇볕이 나면서 눈이 녹는 바람에 가게문을 열고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눈이 내려서 그런지 날씨가 많이 추워진 것 같아요..... 윗동네(중부지방)는 엄청 기온이 내려 갔던데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워낙 포근하게 있던 부산이라 그런지 갑자기 추워지니 체감온도는 완전 서울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너무 엄살이죠..ㅎ 이번 주말이 추위의 절정이라고 하니 모두들 건강 조심하세요......^^


 

 
' 담양에 눈이 엄청 왔네..메타쉐콰이어 숲길 사진 멋지게 찍어 갈께..' 라고
카페에 남긴 지인의 글귀를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드네요.

눈..
왠지 이 단어만 들어도 설레이고 추억이 묻어 나는 듯 합니다.
부산에서는 눈을 본다는게 정말 어렵지요.
다른지역보다 따뜻한 곳이라 그럴 겁니다.

그래서 일까요..
조금만 눈발이 날리는 것만 봐도 창문을 열고 환호성을 지르지요.

" 와~! 이기 뭐꼬.. 눈이네..."

이렇게 눈이 조금이라도 날리는 날이면 전화기에는 불이 나지요.

" 자기야..지금 창밖에 봐봐..눈 온다.."

" 혜진아 뭐하노..밖에 눈오는거 아나?.."

" 언니야.. 밖에 눈온다.."

내 핸드폰에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무작위로 눌려 봅니다.
물론 내 흥분된 목소리만큼 눈온다는 멘트를 들으면 듣는 사람도..

" 진짜가..정말.. 맞네..와!!!!!!!"

저 만큼 환호성을 지르지요.
그 만큼 부산엔 눈을 보기 힘들답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겠지만..ㅎ

오늘 텔레비젼과 인터넷을 보니 눈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나도 모르게 첫눈이 내릴때의 아련한 추억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20년전의 추억회상...

지금으로부터 20년전..
첫사랑이라고는 좀 그렇고 풋사랑이라고 해야하나?!..(ㅎㅎ)

오~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엔 내가 첫사랑이라기보단 날 좋아하는
친구가 첫사랑이라고 해야 맞을지 모릅니다.
그당시 난 날 좋아하는 남학생보다는 내보다 나이가 3~4살 많은
오빠들에게 더 관심이 있었지요.

유독 내 눈에 들어 오는 사람이 있어서 좋아했던 기억이..
물론 내가 좋아했던 오빠는 여자친구가 있었구요.
같은 학원에서 자주 마주치면서 우연히 그 오빠랑 자판기커피를 마시다가
나도 모르게 필을 받았지요. ㅋ..
오빠가 여자친구가 있기때문에 난 그저 오빠를 바라보며 가슴 설레는
마음만 가질 뿐이었답니다. (짝사랑)

그런데 참 우스운건..
나와 동갑인 친구는 나와 반대로 나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
그 친구가 날 엄청 좋아했다는 사실..

학원에서 알게 되었지만 난 그저 같은 친구로만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날 학원에서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해 지독하게 따라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내 성격은 밝은데다가 터프하기까지 했고..
그래서 일까..
박력있는 사람이 더 멋지고 좋아 보였고,
바람둥이처럼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오빠들이 더 좋아 보였던 때라..
그 친구를 보면 한마디로 여자 같아서 나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행동을 하면 짜증이 날 정도였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성격 못됐지요..ㅎ
그렇게 서로 엇갈린 사랑을 가지면서 그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군대 간 것도 한참 지나서 알았을 정도로 별 관심이 없었지요.
그리고 친구이상으론 생각을 하지 않았던 때라 군대를 가든,
대학엘 가든 그당시에는 관심 밖이었다고해야 옳을겁니다.

그러던 어느날..
집으로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 내다.. 잘 지내나?.."

" 누구?.,.세요..."

목소리는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인데 싶어 잠시 생각하다..

아!!!!!!!!.....

" 야.. 오랜만이다..잘 지내나?..."

" 응.. 니는?.."

한동안 연락이 없더니 친구는 집안 사정으로 대학엘 가지 못하고 바로 군대를 갔더라구요.

" 야.. 안보여서 어디 멀리 이사갔나 했더니..군대갔더나..반갑다야.."

자주 학원에서 만날때는 그리도 꼴 보기 싫더만..
막상 눈에서 멀어지니 은근히 생각이 났었거든요..
참 여자 마음이란게 간사하더군요.
친구는 군대휴가 나왔다면서 얼굴 볼 수 있냐는 말을 했답니다.
난 흔쾌히 승낙하고 얼굴을 보러 나갔답니다.
그런데 얼굴을 보는 순간  정말 많이 변했더라구요.

" 야.. 니 인자 머슴아 다 됐네..까메가꼬.."

친구는 군대생활을 하며 햇빛을 많이 봤는지 예전에
뽀얀 피부는 볼 수 없고 새까만 모습이었습니다.

" 야..니 있잖아..이런말해도 될란가는 모르겠는데..ㅎ 니 인자 남자같다.."

난 그 말을 하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물론 그 친구는 내가 웃는 것을 보고 따라서 미소를 지었지만..
친구는 내일 부대로 복귀한다는 말을 하고 편지 좀 하라고 주소를 적어 줬습니다.
우린 그날 간단히 저녁을 먹고 헤어졌지요.
그런데 참 우스운건..
그날 데이트(!)를 하고 나서부터는 친구가 남자로 보였다는 사실...ㅋㅋ
역시 남자는 군대를 가야한다는 말을 그때 비로소 느꼈답니다.

" 쨔식.. 군대 가더만 예전에 가시나처럼 말도 못하고 그러더니 좀 많이 바꼈네.."

집에 돌아와서 자꾸 새까만 얼굴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군대있는 동안 몇 통의 편지도 주고 받으며 친구로써 우정을 쌓아갔지요.
물론 전 친구로써..
그러나 친구는 절 친구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것 때문인지 우린 오래 사귀질 못했답니다.
부모님은 귀하게 키운 딸 좋은 곳에 시집 보내기위해 신경 쓰시는데..
그 친구는 그 당시 정말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친구랑 사귄다는건 꿈도 못 꿀 일이었지요.
만약 그 친구와 사귄다고 하면 안 될 제일 큰 이유가 부모님이 안계시다는 것..
우리 부모님은 그걸 제일 많이 따지셨거든요.( 옛날 분들 다 그렇잖아요..)
그것 때문이라도 그 친구와는 친구이상이 될 순 없었죠.
그리고 돈도 없었고..
친구랑 데이트를 하면 내가 거의 다 썼으니까..
사실 그것은 내가 부담 스러웠지요.
그래도 군대 있으면서 안 좋은 소릴하면 소심한 성격에 탈영이라도 할까 싶어
늘 조심스럽게 말했었는데..
친구는 그것이 자신을 너무 사랑하기때문에 말도 이쁘게 해주고 용기를
준다고 착각을 하였답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생각때문에 휴가만 나오면 별것도 아닌데 의견충돌로
사이가 점점 멀어져 갔지요.

결국엔 내 스스로도 힘이 들어 친구에게 거짓말을 하고 헤어지기로 결심했답니다.
서로 생각이 틀리고 가치관이 틀린데 너무 길게 만난다는 것은 서로에게
피곤함을 줄 뿐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군대 마지막 휴가때 친구에게 그만 만나자는 말을 하기로 결심하였답니다.
물론 언니들의 조언을 얻어 아는 오빠를 데려가서 결혼할 사람이라고 말하고 헤어지기로..
지금 생각하면 참 잔인한 행동이었지요.
드디어 마지막 휴가 나오는날..
난 아는 오빠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쯤 되니 친구도 더이상 날 친구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겠다고 하더라구요.
아는 오빠가 담배를 사러간 사이..
나를 무지 좋아했던 그 친구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지요..

"  니 옆에 있는 사람,, 잘 해 줄 것 같네..돈도 있어 보이고.. 잘 살아라.."

그 말을 하고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이 바람이 날리더니 이내 함박눈이 되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은 친구는 버스가 출발할때까지 나를 쳐다 보지 않았습니다.
버스가 출발하려는 순간..
친구는 얼굴을 내 쪽으로 돌려 보더군요.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그 당시 버스가 출발하고 나서 그 자리에서 얼마나

소리없이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다 지나간 일이지만..
가끔은 그 친구 잘 살고 있을까?..
지금은 뭐할까?..하고 생각은 하지요.
특히 첫 눈이 온다거나, 몹시 추운 겨울이면 과거의 옛일이 어렴풋이 떠오르곤합니다.
날이 엄청 추워져서 눈이 소복히 쌓였다는
전라도 담양의 풍경을 생각하니..

갑자기 오래된 일기장을  펼쳐 보듯이
과거의 한켠이
아련히 떠 오르네요..
뭐..
추억은 추억일 뿐이지만 가끔 친구가 생각나기고 합니다.

누구나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있듯이 말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