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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서는 어두운 골목한켠에 여학생들대여섯명이서 모여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이 보었습니다. 순간 그 모습을 보니 움찔...성인이 되었지만..왠지 그 모습들을 보니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뇌리를 파고 들었습니다.전 학창시절에 담배를 피던 불량학생들에게 안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지금도 여학생들이 어두침침한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면 솔직히 겁납니다.예나지금이나 그 모습은 학생답지 않고 공부와는 담을 쌓아 보이고 학교에서는 재껴 놓아 늘 불량스럽게 행동하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나쁜 학생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안 좋은 기억은 오래 남는법이잖아요.
아니 평생 그 기억을 안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 들어 와서야 안심을 하게 된 내 모습에 참 어이가 없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학창시절에 겪었던 잊고 싶은 추억이 떠 올랐는지도 모릅니다.

회상...

" 야.. 너 돈 가진거 있나.. 있으면 좀 빌려줄래!.."

껌을 짝짝 소리를 내어 씹으며 껄렁한 교복차림으로
우리보다 학년이 높아 보이는 언니들이 제게 접근했습니다.
뒤따라 오던 친구 두 명은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직감이라도 했는지..
조심스레 제 옆에 섰습니다.

" 돈 없는데예.."
" 뭐라하노..언니가 돈 좀 빌려달라고 하면 알아서 차비라도 내야지.."
" .........."
" 만약에 뒤져서 돈 나오면 알제.. 죽는다.." 

한쪽에서 담배를 피던 언니가 슬슬 나오며 협박을 했습니다.

" 우리 진짜 돈 없어예.."

제 옆에 있던 친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친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담배를 피던 언니는 친구의 머리를
사정없이 쥐어 박았습니다.

" 와이랍니까..네에..돈 없다니까예.."

친구들 중에서 그나마 제일 겁이 없었던 전 친구가 맞는 모습을 보자
화가 나서 한마디 했습니다.
사실 그말 해놓고 집단으로 때릴까봐 솔직히 겁은 났지만 ..
친구가 맞는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 그래.. 그럼 돈 없으면 벗어야지...."

우린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 네에?!..와이라는데예.."
" 너거..돈 없다메..그럼 옷이라도 벗으라고..어서.."

돈를 달라고 협박하던 언니와는 달리 가만히 아무말도 안하고 옆에
서있던 언니는 담배 피던 손을 들여다 보이며 겁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무시무시한 면도날..
그 당시 불량스런 언니들이 면도날로 입안에서 오독오독
씹는다는 말이 무성하던때라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정말 무서웠습니다.
무슨 일인가 일어 날 것 같은 예감이 뇌리속을 파고 들었지요. 

' 큰일났네.. 옷 안 벗어주면 가만 안 놔 둘낀데..."

눈치를 보다 전 파카를 벗어 주었습니다.
친구들은 내가 옷을 벗어 주자 같이 벗을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 언니가 하는말,..

" 너거들은 됐다..그리고..회수권 있으면 그것도 도.."

면도날을 본 나는 조금전 겁없이 말대답을 하던 모습은 없어지고
순순히 달라는대로 가지고 있던 차비까지 내어 주었습니다.
그 당시 차비라고 하면 회수권이었죠..
그렇게 가지고 있던 돈도 다 뺐겼고..
언니들은 주변 상황을 두리번 살피더니 고맙다고 빈정대더니 사라졌습니다.

우린 말로만 듣던 정말 무서운 언니들을 경험해 한참동안
그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 윤득아.. 우리 차비 다 뺐겼는데..어짜노..집에는 어떻게가노.."

가까운 거리면 택시라도 타고 가서 엄마에게 돈을 달라고 하겠지만..
친구들끼리 공부한답시고 너무 먼거리의 도서관에 공부하러
온 것때문에 택시도 못타고 갈 상황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내 친구 둘은 집안 형편이 안좋아 늘 내가 먹을것을 사주는
편이어서 친구들에게 뾰족한 수를 기대하기란 어렸웠습니다.
그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버스정류소 바로앞에 서점이 하나 있었던겁니다.
그 당시 서점은 책을 사는 곳이기도 하지만 싼 가격에 팔 수도 있었답니다.
난 갑자기 가방에서 참고서를 하나 꺼냈습니다.

" 니..갑자기 뭐하노.."
" 어.. 이 참고서 며칠전에 샀거든 오늘 팔고 내일 다시 찾으러 오면된다.."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아저씨.. 이 참고서 팔려고하는데..얼마 주는데예?.."

아저씨는 참고서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 500원.."
" 네에?.. 아저씨 이거 며칠전에 3500원 주고 산 건데예..
너무 작게 주는거 아입니꺼.."
" 그럼 말고..."

아저씨는 냉정하게 딴 일을 보는척 했습니다.
사실 가격은 터무니 없이 적었지만 그거라도 치러서 받아
집으로 갈 버스를 타야 할 상황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 그라믄..주이소..대신 내일 이거 다시 사러 올께예..알았지예.."

아저씨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난 500원을 받고 아저씨에게 내일 꼭 찾으러 온다는 말을 계속하며
문을 나섰습니다.
참고서를 판 500원으로 우린 회수권을 구입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그당시 회수권이 80원..

집으로 들어가니 파카도 안 입고 샛파랗게 떨며 돌아온 나를 보며
무척 놀라하셨던 부모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깡패언니들을 만나 가지고 있던 돈과 회수권
그리고 옷까지 뺐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하셨지요.
그리고 차비가 없어서 참고서를 팔아서 왔다는 이야기도 해 엄마에게
용돈을 받아 그 다음날 난 친구들과 책을 판 서점에 갔습니다.
아저씨에게 팔았던 책을 다시 사기위해 말이죠.
그런데..
아저씨 정색을 하며 내가 언제 다시 준다고 했냐고 더 큰소리를 치셨습니다.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답니다.

" 아저씨..제가 어제 다시 찾으로 온다고 했다 아입니까.."

한마디로 안된다는 표정을 짓고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참 순진한건지..
바보인건지..
결국 우린 안된다는 아저씨의 말에 허탈한 마음을 안은 채 
책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나쁜 아저씨....

그 일 이후 난 멀리 있는 도서관에는 절대 가지 않았고
집 주위에 아버지께서 독서실을 마련해주어 공부를 했답니다.
물론 그런 일이 있은 후..
공부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아버지께서는 독서실 앞에 마중을 나오셨지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불량학생들에게 당한 것이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옛날 학창시절에 있었던 비슷한 상황이 되면 생각이 또렷이 떠 오른답니다.
정말 그 당시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내 생애 가장 큰 충격이었으니까요..

오늘 집근처 으슥한 골목길에서 학생들이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얼마나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는지..
사람들은 좋은 기억보다 안좋은 기억은 오래도록 남거나 평생간다더니.
실제 겪어보니 맞는것도 같습니다.
25년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니 말입니다.
누구든지 그 상황을 자신이 겪어 보지 않으면 이해를 못할 것입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 괴롭히는 사람들은 그것에 대한 기억이
금방 잊혀지겠지만..
그 괴롭힘을 당한 당사자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요..
지금 이시각에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있겠죠.
나쁜 기억은 오래 아니 평생 마음의 상처로 남으니 제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동은 하지 말았음합니다.


 


 
 

" 오늘 시간되면 차나 한잔 하까?"
" 응?! 무슨 일 있나? 목소리가 왜 그렇노?.."
" 응.. 조금.. "
" 알았다.. 그럼 오후쯤에 보자.."

' 무슨 일이지? '

다른 날과 달리 친구의 목소리에 영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밀려 왔지요.
친구와 약속한 커피숍에 들어가니 친구는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 왜.. 무슨 일 있나? "
" 일단 차 먼저 시켜라.. 차 마시면서 이야기하자."
" 그래.."

차를 시키고 나서도 친구의 얼굴을 보니 영 마음이 안 놓였습니다.
평소와 다른 듯한 느낌이 왠지 불안했지요.

" 나 .. 속상해 죽겠다..우리 딸래미땜에.."
" 응?!.. 왜..무슨 일인데.."
" 있잖아.. 말도 안 나오네..정말....."
" 뭔데..그라노?"
" 오늘 학교에서 전화왔는데...애경이 담임선생님이 ....
 애경이가 학교에서 담배펴서 부모님 모시고 오랬는데..
 안 모시고 와서 직접 나한테 전화했더라.."
" 뭐...애경이가 담배를...."
" 응...정말 나도 믿기지 않는다.. "
" 언제부터 그랬는데.. "
" 선생님 말로는 애경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자주 폈다고 하더라.
  그때마다 주의도 주고 했다더라 더 기가찬건..
  선생님이 언제부터 담배폈냐고 다그치니까 담배핀지 좀 됐다고 하더래...."
" 응.."
" 정말 속상해 죽겠다..남편알까 겁나고.."
" 애경이 혹시 나쁜애들이랑 같이 어울리나?.."
" 아니다..우리집에 같이 오는 친구들 보면 전부 착하던데...
  아마도....애경이 사춘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내가 재혼한거땜에 충격받아서 힘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 으이구..재혼한지 5년이 넘었다. 설마 그것때문일라고...
  아무래도 내 생각엔 사춘기라서 그런 것 같다..니가 이야기 잘 해 봐라.."

정말 어이없고 난감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딸래미의 행동이 자신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무척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예전에 같이 살았던 남편과 사별한 뒤 5년 전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같이 살고 있답니다.
재혼하면서 내 친구는 딸 둘과 함께 다시 새로운 삶을 꾸려 나갔지요.

' 우리아이들 잘 적응할까?'
' 이 남자가 우리아이들에게 잘 해 줄까?' 등 만날때마다 걱정을 했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친구에게 지극정성을 다했답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삶을 사는 친구..
5년 동안 조용히 아니..행복하게 잘 사나 싶더니..
얼마전부터..
애경이가 말도 잘 안하고 아빠랑도 잘 친하지 않는 것 같다더니..

일이 터지고 말았네요.
중학교 1학년인 애경이가 말입니다.
큰 아이는 고등학생이라 엄마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는 편인데..
재혼할때부터 많이 삐끗했던 막내딸이 어이없는 일을 저지르는 바람에
속상해서 어쩔 줄 모르는 친구.
그렇다고..
친구는 이런 속사정을 남편에게 말할 수도 없다고 하공..
저도 듣고보니 어떡해야할지 난감했습니다.

" 정선아..그래도.. 남편에게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 모르겠다..정말..나한테도 잘하고 우리 딸들에게도 잘하는데.. ㅠㅠ"
" 5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
  남편에게 이야기하는게 맞는거 같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 ............. "

친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긴 한숨만 내뱉었습니다.
사실 ..
남편에게 속 시원히 이야기할 일이었으면 절 불러내지도 않았겠지요.
그런 마음을 잘 알기에 저도 답답한 마음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전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딸래미가 어긋나지 않도록 잘 이야기하라는
말 밖에 해 줄 말이 없었습니다.
집에 오는 내내 친구의 뒷모습이 지워지지 않더군요.

결혼이란 자체가 사실 가족간의 결합이라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 존재하긴하지만..
재혼은 더 복잡한 경우가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여하튼..
딸래미 일이 잘 해결 되어야 할텐데하는 생각 뿐입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인데 친구의 마음처럼 저도 착잡한 마음
지울 수 없더군요..

에공..


 

 
제 학창시절때만해도 이러진 않았는데..
'정말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하고 실감한 하루입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한마디로 어른도 눈에 보이지 않는 학생들의 행동을 봐서 더 그런지 모르겠네요.



저녁시간..
공중화장실 부근에서 청소하시는 할아버지와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과의 언쟁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언쟁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할아버지를 무시하는 언
그자체였지만 말입니다.


" 할아버지가 뭔데 우리보고 이래라 저래라고 하는데요..쳇.."
" 어디서.. 어른한테 대들고 그래..어디사는 학생들이야.."
" 우리가 어디살든 무슨 상관인데요.. 그냥 하시던 청소나 하세요..네에.."


할아버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학생들에게 ..

" 이 놈들이..." 하며..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학생들에게 그 말만 되풀이하더군요.


손님들이 포장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바로 나가지는 못하고 활짝
연 문으로
할아버지와 학생들의 언쟁을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학생들이 빈정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바빠도 그냥 보고 있을 순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참 삭막한 건..
그 언쟁을 저만 듣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손님 몇 분도 문 옆에서 같이
들었는데도
모른 척 신문만 보고 있는 것입니다.
전 하는 수 없이..
안쪽에서 바빠 정신이 없는 남편을 뒤로하고 밖에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곤..
학생들 사이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아는 척하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평소 청소할때만 인사를 하는 사이인데 무척 반가운 모습으로 제게 학생들
앞에서
자초지종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 이 학생들 여기서 담배 피는거 몇 번 봤거든.. 근데 오늘 보니..
담배꽁초 버리는 깡통 옆에 두고 화장실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있잖아..

그래서 주워서 깡통에 버리라고 한마디 했더니..  이 놈들이
어른도 몰라보고 대들고 그러잖아.. 못된 놈들..."


" 할아버지.. 우리때문에 돈 버는 줄 아세요..ㅋㅋ "- 학생1
" 그래.. 하하.."- 학생2
" 밥벌이 잘 하라고 도와 줬더니..괜히 시비야..가자.."- 학생3


담배피는 학생들에게 피지 마라고 한마디 한 것도 아니고..
담배꽁초 제대로 버리라고 말 했을 뿐인데..

할아버지의 말이 무섭게 화장실 앞에 서 있던 학생들이 하나같이
비정대듯 할아버지께 한마디씩 하는 모습에 어이상실이었습니다.

' 이거.. 뭥미.. 뭐..이런...'

학생들의 말을 듣자니..
정말 욕이 튀어 나올뻔한 상황 그자체였습니다.

나름대로 정의를 보면 할말을 하고 살려고 하는 편이지만..
어른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직설적으로 댓구를 하기도 귀에 올바로 박히지
않겠다는 생각이 순간 들더군요..
솔직히 무섭기도 하공..
하지만 이대로 모른 척하기는 제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그 무섭다는 아니 껌 좀 씹는다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했답니다.

'할아버지가 학생들 담배 피는 것보고 야단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담배꽁초를 제대로 버려 달라는데 어른한테 버릇없이
너무 하는거 아니냐
'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제 말에 질세라 한마디 하더군요.

" 아줌마.. 우리 엄마, 아빠도 나한테 잔소리 안하거든요..
야.. 가자..짜증나게 ..아줌마까지 난리네.. "
" 뭐?!..."


어이없는 학생의 말에 한마디 세게 할려고 하니 갑자기 한 학생이
같이 있던 학생들에게 가자고 말을 하고는 갑자기 자리를 뜨더군요.
분을 못 삭힌 할아버지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계속 손짓을 하며..

" 저 놈의 자쓱들..." 이라며 학생들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소리를 치셨습니다.

" 할아버지.. 이제 들어가세요.. 너무 신경쓰지 마시구요 .."
" 아이고... 내 살다 별일 다 겪네.. 여하튼..고마워.."
" 제가 뭘... 안 바빴으면 일찍 나와 봤을텐데.."
" 어여.. 들어가봐요.. 손님들도 있는데.."


할아버지와 인사를 하고 가게에 들어 가니 울 남편 밖에 무슨 일 있는지도
모르고 바빠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우리가게는 상가 공중화장실 바로 옆에 있어 이렇듯..
황당한 일이 많이 일어나곤 합니다.
공중화장실 주변이 새벽까지 밝다 보니 술 취해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화장실앞에서 여자 ,남자 구분도 하지 못하고 아무곳에나 노상방뇨하는 사람..
그리고 늦은시간 학생들의 담배 피는 아지트이기도 하지요.
요즘 학생들 은근히 담배를 많이 피구나!하고 새삼 느끼고 있는데..
거기다..
오늘처럼 황당한 일을 겪으니 정말 할말을 잃게 되네요.
요즘 학생들 버릇없고 겁난다는 말은 많이 들어 봤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겪으니 실감하겠더군요.

시대가 많이 변했다하지만..
윤리마져 땅으로 떨어진 것 같아 씁쓸해집니다.
왜 이렇게 세상이 삭막해 졌는지...
그저 생각 할 수록 한숨만 나오네요.

 
3월이면 나름대로 봄인데 요즘 정말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입니다.며칠동안 날씨가 계속 추운데 일때문에 돌아 다녀서 그런지 몸살이 나서 집에 있다가 조금 몸이 괜찮아 지니 슬슬 집안이 엉망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이 괜찬아지자마자 일어나 대충 집안 정리를 하니 오후시간.. 평소에 나름대로 깔끔떠는 성격인 제가 몸이 아파 아무것도 안했더니 집안이 정말 엉망이더라구요.. 

그래서 청소기를 돌리고 밀린 청소를 하고 나니 몸에 먼지가 가득 앉은
느낌에 샤워만 하기엔 왠지 찜찜해서
오후에 목욕가방을 챙겨 집 근처에
있는 찜
찔방으로 향했습니다.

평일인데도 추운 날씨때문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찜질방을 찾으셨더군요.

간만에 찜질방 온 지라 전 일단 샤워부터하고 뜨끈한 방에서 지지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목욕탕안으로 씻으러 들
어 갔습니다.

몸을 지지는 찜질방에는 사람이 많아도 목욕탕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전 자리를 잡고 앉아 샤워를 하고 뜨끈한 탕으로 들어가 몸을 풀었습니다..

" 으~~~. 이 기분이 영원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거 있잖아요..
추운날 뜨거운 탕안으로 몸을 맡기는 기분..
ㅋㅋ...

전 그렇게 넓은 탕에 혼자 앉아 신선노름을 하였습니다.

그때..
한 아주머니와 학생이 목욕탕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일제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 두사람을 향해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물론 저도..
띠옹~

모두가 일제히 눈을 돌린 건 바로..
자그마한 체격의 학생
의 가슴이 유난히 컸기때문이었죠.
쯤되면 대충 이해하시겠지만.. 유방확대수술한 모습이었습니다.
중요한건 그 학생의 나이는 제가 봐도 한13~14살 정도의 밖에 안보였다는 거....
 
' 뭐야.. 저 나이에 유방확대수술?!...'

전 혼자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물론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호기심어린 눈빛을 마구 보냈구요.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뒤..
아주머니와 학생이 앉아서 씻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아는척 하더군요.

" 혜미엄마..오랜만이네.."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니 그 옆에 앉은 학생도 같이 인사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동네에서 아는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목욕탕에서 그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앉아 있는데..
샤워를 마친 학생과 아주머니가 탕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그때 탕 밖에 있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

" 수술 잘됐네..혜미야.."

학생은 아주머니의 물음에 멋적은 듯이 대답을 했습니다.

"네.."

옆에 앉은 학생엄마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갑자기 말을 하더군요.

" 응..이쁘게 되어서 다행이지 뭐야..가슴때문에 고민, 고민하더니..
선생님도 잘 나왔다고 하데.."

분위기상 동네에서 친한 아주머니인 듯 했습니다.
두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대충 들어보니 학생이 가슴성형을 한 이유는 바로..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가슴이 작아 늘 고민을 하다 우울증까지
생겨
수술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뭐 자세한 이야기는 다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내용은 그랬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인데 너무 성급하게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솔직히
인적으로 들었습니다. 나
이를 봐서는 성장할 수 있는 단계인것 같은데..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뭐..잘 모르겠지만 유방확대수술을 해야만하는 상황이었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몸은 외소한데 가슴만 덩그러니 커 보여 왠지
언버런스한 느낌에 어색했는데..
학생은 별로 다른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당당한 모습에 더 의아했답니다.


목욕을 다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요즘에는 외모지상주의로 많이 바뀌는 현실이라는 것..
얼굴성형, 가슴 성형 등은 기본적으로 하는 추세로 변하긴해도
아직 나이도 얼마 안된 아이들까지 성형의 손길이 뻗치는 상황이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왠지 씁쓸한 현실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기사 요즘엔 면접을 보러가도 얼굴과 신체적모습을 보는 것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금의 현실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고 말은 하겠지만..
너무 외모지향적으로 변하는 것에 조금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엔 밖을 나가 보면 못생긴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요..
쩝....

어제 목욕탕에서 만난 한 중학생을 보니 시대가 시대인 만큼 그렇게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하는지 왠지 씁쓸해지기까지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