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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엣 가장 맛있었던 엄마의 요리 비법

어릴적 난 엄마가 해 주신 밥이 제일 맛있었다.
식구가 많다보니 많은 종류의 반찬은 없었지만 금방 지은 쌀밥에
김치 한가지라도 세상 최고의 밥상이었다.
특히 배추겉절이를 하는 날이면 밥을 두 공기는 거뜬히 비울 정도였다.

" 엄마..엄마가 해 준 반찬 중에 겉절이가 제일 맛있다."

그런 말을 할때면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짓곤했다.
어릴적부터 고기 반찬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난 김치나 겉절이
어묵반찬만 있으면 밥 한공기는 거뜬히 비우곤 했었다.

그런데..
참 희안한게 그렇게 최고의 요리사로 보였던 엄마의 음식 솜씨가
어느 순간 맛없는 요리로만 느껴지게 되었다.
요즘에는 학교에서 급식을 하기때문에 집에서 도시락을 싸가는
학생들이 없지만 내
어릴적엔 중학생만 되면 도시락을 집에서 챙겨가야 했다.

" 와..장조림 진짜 맛있네.."
" 수리미 쥑이네.." - '수리미'란 경상도 말로 오징어조림을 말한다.
" 오뎅볶음 진짜 맛있네.."
" 며르치 진짜 잘 볶았네.." - '며르치'는 멸치의 경상도 말..

점심시간만 되면 친구들은 같이 모여 밥을 먹으며 반찬에 대해
극찬을 하며 나눠 먹었다.
물론 제일 맛있는 반찬은 숟가락을 들자마자 몇 분만에 동이 났다.
하지만 희안한게 내 도시락에 있는 반찬은 별로 손대지 않았다.
맞았다.
내가 생각해도 친구들의 반찬에 비하면 정말 맛없게 느껴졌었다.

' 이상하네.. 집에서 묵을때는 억수로 맛있었는데 ..와글로..'

내 도시락에 반찬이 그대로 남겨질때면 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내 반찬을 아무도 손대지 않으면 친구들 보기 부끄러워
내 반찬은 나 혼자 먹으며 반찬통을 억지로 비우곤 했었다.
그렇게 어릴적 그렇게 맛있었던 엄마의 요리들이 점점 맛없게만
느껴지기 시작한 어느날 엄
마에게 이런 말을 했다.

" 엄마.. 친구들이 내 반찬은 손도 안댄다.. 맛 없다고..
근데 나도 친구들 반찬 묵어 보니까 진짜로 맛있더라..
내일부터는 김치 넣지마라. 김하고 다깡무침만 넣어도.."


그날 이후..
학창시절 내내 반찬으로 김치는 가져 가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나서 어릴적 엄마가 해 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었던 김치가 최고가 아님을 느끼게 되었다.
신혼 초 세상에 만상에 시어머니가 한번씩 갖다 주는 김치가 어찌나 맛있는지..
말로 표현하기 조차 힘들었다.

" 그렇게 맛있나.. 나중에 속 따갑다 응가이 무라.."
" 진짜 어머니 음식 솜씨 좋네.. 김치 억수로 맛있다. 자기도 마이무라"


신혼 초..
참 철이 없었던걸까..
난 친정엄마에게 시어머니가 담아 온 김치를 갖다 드리면서 이런 말을 했다.

" 엄마.. 시어머니가 담근 김친데 억수로 맜있다.
한번 무 봐..엄마가 담근 김치하고 맛이 완전 틀린다..
엄마는 밍밍한데 시어머니가 담근 김치는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 그래.. 사부인께서 음식 솜씨가 좋으신갑네.."


엄마는 나의 철없는 말에 웃어 넘기셨지만 엄마가 돌아 가신 후에야
왜 그렇게 철이 없게 행동했나하는 마음을 후회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친정엄마는 음식을 조리하면서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으셨다.
그 입맛에 어릴적부터 길들여진 난 세상밖에 나가기전에는 엄마의
요리가 세상에서 최고인 줄 알았다.
하지만 친구들과 도시락을 나눠 먹으면서 엄마가 만든 반찬과
점점 비교되기 시작했다.
그런 이유로 결혼 후에는 엄마의 반찬이 정말 맛없다는 것을 느끼기까지했다.
물론 최고의 맛을 내어 준 시어머니의 요리 속에 맛을 감칠맛나게
해주는 조미료가 가미되었던 것을 뒤늦게서야 알았었다.


근데..
언제부터인가 조미료가 몸에 안 좋다는 말이 방송에 많이 나오자
남편은 아예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우리집에는 일절 화학조미료가 없어졌다.

 

물론 요즘엔 내가 맛있다고 만든 요리지만 울 남편 맛없다는 말을
하면서도 잘 먹는다 왜냐 건강에 좋은 음식이기때문이다.
가끔 외식을 할때면 우린 이 요리가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인지..
아닌지 한번에 안다.
몸을 생각해서 조미료를 넣지 않고 음식을 먹은 탓일까..
간혹 시어머니께서 김치를 보내면 김치를 먹다가도
혼잣말로 남편 이런 말을 하곤한다.


" 응가이.. 조미료 넣었는가베..좀 적당히 넣지.." 라고....
물론 시어머니께도 건강을 생각해 조미료를 적당히 넣으라고 말한다.
유난히 몸을 생각하는 남편은 어느샌가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음식 맛이 별로라는 소릴 듣지만 자연스럽게
어릴적 엄마가 해 주었던 음
식솜씨로 돌아 가고 있으니
내 모습에 그저 웃음만 나온다.

 

세상에 눈을 돌리기전 어릴적 세상에서 가장 맛있던 엄마의 요리..
그 요리의 비법은 바로 건강을 생각하면서 만든 엄마의 마음이 들어 있었던 것 같다.
요즘엔 시어머니께서도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신다.
그래서일까 시어머니의 요리가 예전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다..
ㅎ...



 
" 뭐 먹을래.."
" 음... 뭐 먹으까....그냥 자기 좋아하는 거 아무거나.."
" 내 좋아하는건 고긴데..어제 먹어서 니 안 물꺼아니가.."
" 으이구...그 놈의 고기 좀 줄이자니까.. "
" 그러니까..뭐 물끼고? "
" 밥먹자.. 음... 돌솥비빔밥.."
" 비빔밥 잘하는데 있나? "

남편이랑 오붓하게 외식 할 일이 생기는 날이면 ..
'어느쪽으로 먹으러 갈건지..'
'뭘 먹을건지..' 에 관한 이야기로 긴 대화를 합니다.

한끼 먹는거 가까운 곳에서 대충 먹자는 식은 우리부부에겐 통하지 않습니다.
단돈 몇 천원짜리라도 맛이 있어야 한다는게 우리부부가 생각하는 철칙이지요.
ㅎㅎ..
뭐.. 사실 비싼 음식이라고 다 맛있는건 아니잖아요.
괜히 맛 없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까지 다운되니 외식 하는 날이면
나름대로 식단을 고르느라 식당에 들어가기전까지 이야길 할 정도입니다.

" 비빔밥 어디서 물낀데.."
" 그냥 집 가까운데서 먹자 ..피곤도 하고.."
" 알았다 ..그럼 집 근처에서 먹자.."

밥을 먹어도 대충 한끼 때운다는 식이 아닌 남편이지만
명절내내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우린..
집에 빨리 들어가서 푹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길게 이야길 하지 않고 제 말을 따르기로 하고 집근처로
차를 몰았습니다.
집근처에 다 왔을 무렵..
갑자기 남편이 한쪽을 가리키며..

" 어..... 저기 손짜장집 생겼네.. "
" 어디?...맞네.."
" 우리 오늘 그냥 손짜장 한그룻 먹고 가까.. 어떡할래..물래? "
" 응.. 그렇게 하자.."

울 남편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별로 안 좋아 하지만 손짜장만은 좋아한답니다.
남편은 차를 중국집 근처에 주차를 하고는 제게..

" 비빔밥 꼭 묵고 싶으면 그냥 비빔밥집 가고.. 괜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 아니다.. 난 괜찮다.. 빨리 묵고 집에가서 쉬고 싶다.."
" 알았다. "

울 남편 갑자기 식단을 바꾼게 신경이 쓰였는지 은근슬쩍 한번 더 물어 보더군요.
사실 .. 저도 뭐 먹을건지 생각하기 귀찮아서 비빔밥이라고 이야기 한 것이라...
남편이 좋아하는 손짜장이라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자기야..난 짬뽕 물란다.."
" 알았다.. 아줌마....여기 짜장하나, 짬뽕하나요.."

명절연휴기간이라 그런지 식당안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주문을 하고 몇 분이 지나..
남자분 두명이 들어 왔습니다.

" 아줌마.. 짬뽕곱배기하나하고.. 짜장곱배기하나요.. 소주도 한 병..
음...탕수육 만원어치 되는교? "
" 탕수육은 기본이 15,000원인데예..."
" 그라믄 ..그건 그냥 두소.."

주문을 하는 남자분은 무뚝뚝한 전형적인 경상도아저씨 그 자체였습니다.
비슷하게 주문이 들어가서 그런지..
음식이 옆 테이블과 같이 나오더군요.

" 양 많네..자기 마이 무라..짬뽕도 묵고.."
" 알았다..."

남편과 제가 짜장면과 짬뽕을 먹으려는 순간..
무뚝뚝한 목소리로 주문한 아저씨가 큰소리로 아주머니를 다시 불렀습니다.

" 아지매.. 소주는 안 갖고 오는교..."
" 네..잠시만요.."

아주머니..
소주1병 주문을 깜빡 잊은 듯 했습니다.

" 여기 있습니다.."
" 아줌마.. 짜장, 짬뽕에 미원 들어 가는교? 안 들어가지요?"
" 미원요..아저씨도 참..미원 안 넣은 음식 먹을라면 집에서 묵지
뭐하러 식당에서 미원 타령인교.... "
" 그라니까.. 많이 넣는다는 이야기네..그지요.."
" 참나..무슨 요리든간에 미원 안 들어가면 맛이 나는교..
안 죽을 만큼은 되니까..신경 안 써도 됩니다."

아줌마는 아저씨가 물어 보는 말에
기분이 얹잖다는 듯 인상를 찌푸리며 주방으로 들어 갔습니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 한 대화라 그런지
짜장면과 짬뽕을 먹으면서 괜히 맛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사실..
옆 테이블에 계신 아저씨처럼 누구나 다 자신의 몸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많은게 요즘 현실이잖아요.

' 건강..건강하는 세상인데...'

물론 식당들도 웰빙이라는 타이틀로 조미료를 안 쓰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구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라서 그런지 우리옆에서 아저씨가 말한 것 처럼
' 내가 먹는 음식이 조미료가 팍팍 뿌려진 것은 아니겠지! ' 라는
 의구심을 가질때가 간혹 있어 종업원에게 슬쩍 물어 보기라도 하면 대답은
' 우리 가게는 조미료 일절 안 씁니다. ' 라고 당당히 말하지요.
사실..
직접 눈으로 안 보면 알게 뭡니까...^^;
여하튼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짓말이지만 그 말을 믿고..
아니 믿고 싶은 나머지 좋게 생각하고 음식을 먹습니다.

그런데..
어제 중국집에서 본 아주머니는 조미료 사용에 대해서 너무도 당당했습니다.
오히려 손님에게 큰소리를 치는 모습에 솔직히 놀라기까지..

' 무슨 음식이든 미원이 안 들어가면 맛이 나는교..'
' 미원 안 들어간 음식 찾을려면 집에서 먹어라..'
' 이거(미원이 들어간 짜장면 한그릇) 먹는다고 안 죽는다.'
고 당당히 말한 식당주인의 말투..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쩝.....
'
괜히 옆에서 들었어..괜히...모르고 먹는게 더 좋았을걸...'
음식을 먹는 내내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