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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후, 남편이 미워 열 받아서 전화했더니

부부싸움을 한 날은 하루가 엄청 길다.
야시는 아니지만 하루종일 뭔 말을 하든 입을 움직이곤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길고..
혼자 있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이불을 덮어 쓰고 침대 위에서 뒹글다 보니 허리가 아파서 괴롭고..
뭔가를 먹어야 하는데 갑자기 살기 싫다는 이유 하나로 하루종일 굶어서 배고파서 괴롭고..
무음으로 해 놓은 전화기를 들여다 보며 얼마나 많은 전화가 왔는지 확인하지만 한통의 전화가 없다는 것에 허탈하고..창가에서 들려오는 사람 소리가 평소와 달리 너무도 정겹게 들려서 더 서글퍼지며 길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부부싸움 했을때의 나의 긴 하루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부부싸움 정말 뒤돌아서 생각해 보면 정말 별거 아닌 것에 핏대를 올리고 만다. 하지만 그 당시엔 어떤가..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내가 생각하고 말하려는 것이 다 옳은 것을..... 그렇다보니 상대방의 말 한마디..행동 하나에도 서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나만을 위해 줄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결혼하고 살면서 절대 싸울 일이 없을거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건 다 비현실적인 상상에 불과하다. 물론 부부싸움 한번 하지 않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세상에서 몇 %나 될까...내 생각엔 단 1%로 되지 않을 정도로 희박하리라 본다.

물론 남들이 잉꼬부부라고 생각하는 우리 부부 또한 소소한 것에 목숨을 걸 만큼 부부싸움을 하곤한다. 뭐..그렇다고 난리부르스가 될 만큼 격렬하진 않다.. 서로 의견 충돌이 벌어지면 말 몇 마디하고 바로 냉전에 들어간다. 사실 예전에는 부부싸움을 하면 누가 잘 했든 잘못 했든 간에 시간이 오래되지 않는 선에서 서로 풀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바로 지능적인 시간싸움이다. 물론 남편은 가만히 있고...나만 시간과 싸움을 하는 것 같다..ㅡ,.ㅡ

부부싸움이 시작되었다싶음 결과는 어떻든간에 그 자리를 난 벗어난다. 옛날과 달리 해결이고 뭐고 없다... 뭐...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잠시나마 서로의 얼굴을 보지않고 각자 시간을 가지면서 뭐가 잘못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갖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나만의 짧은 생각이었다. 남편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일상에 돌아와 있는데 나만 그 긴 시간을 보내고 혼자 외로이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루종일 서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는 마음에 같이 운영하는 가게에 나가지 않고 하루종일 침대에서 뒹글뒹글 생각에 잠긴다.. 물론 생각하다 자고..자고 생각하고..그 자리에서 거의 하루를 반복한다... 하지만 결론은 없다. 그건 바로 난 혼자 외로이 싸우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저 하루 푹 쉬는 겪이다. 남편은 부부싸움에 대한 생각보다는 아내의 빈자리를 메우며 일을 한다. 그러기에 나처럼 여유있게 부부싸움의 생각보다는 일에 대한 생각 뿐이고...뭐가 부부싸움의 시초였느냐 보다는 어떻게 하루일을 잘 마무리 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 뿐이다. 난 그것도 모르고 침대에서 내려 오지도 않고 허리가 아플 정도로 뒹글거리며 부부싸움의 시초가 뭔가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긴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가게 마칠시간에 맞춰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누워있는 아내가 걱정도 안되는지 한통의 전화도 하지 않았던 남편의 행동이 너무 미워 자존심이고 뭐고 없이 먼저 전화를 했다.

" 내 한테 할말 없나? " 라고....
그랬더니 몸이 안 좋은지 떨리는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흘러왔다.

" 몸이 안 좋네..으실으실하고.. 열나네.."
" 어?!..약은 묵었나? 감기 아니가? 어디가 아픈데? 몸살난거 아니고?.."

하루종일 전화도 한통없어 서운한 마음에 한마디 할려고 전화를 했건만... 갑자기 몸 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남편의 목소리에 걱정이 앞서 부부싸움 후 냉전 중이었던 내 자신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남편이 걱정될 뿐이었다. 참...나....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더니 전화기너머로 들리는 남편의 목소리에 혼자 하루종일 침대에서 오만 생각에 잠겨 냉전 중이었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 아프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에 걱정만 되었다. '문디..이게 아닌데....' 오늘의 내 작전은 또 사정없이 빗나갔다...

지금 이시각...난 라면을 끓여 먹으며 하루종일 굶어서 힘들었던 내 배를 채우고 있다....
문디............. 이 작전이 아닌가벼......

2012. 9. 13. 비오는 새벽에....



                   
 

바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아 보이는 도심 속 풍경은

어느 순간 부터인지 삭막한 느낌마져 들었습니다.
옛말에 '바쁘게 살면 보기 좋다'라는 말이 왠지 좋게만 보이지 않는 현실입니다.
지금은 돌아서..여유있게..살자란 생각이 유난히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사실 몇 달전만 해도 저 또한 여느 바쁜 현대인처럼 여유라는 단어를 찾기 힘들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불과 몇달전과 달리 참 많이 변한 내 모습에 흡족해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여유로운 마음을 조금씩 가지게 된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것들이
많아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현장.. '도대체 어떤 곳을 말해?'라고 궁금해 하실텐데요..
제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해 현장은 바로 우리네 사는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재래시장입니다.
편하게만 살아가는 우리들이 꼭 한번은 찾아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대부분 사람들은 마트에서 편하게 시장을 볼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재래시장에 한번 가 보세요.
지금껏 잊고 지냈던 뭔가를 하루만 갔다 와도 알 수 있을겁니다.
몇 달간 제가 마트대신 재래시장을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은 뭘까?
첫째..재래시장엔 푸근한 정이 가득합니다.
재래시장에서 시장을 보면 대부분 덤으로 챙겨 주십니다.
" 많이 넣어주께..맛있게 먹고 다음에 또 와.."
마치 친정엄마의 따뜻한 정을 때론 재래시장에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둘째..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느껴집니다.
도심 속에 찌들린 마음이 들땐 한번씩 새벽시장에 가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새벽의 찬 기운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배울점을 많이 느낄 수 있기때문이지요.

남들 다 자는 시간에 환하게 불을 켜 놓고 하루일과를 여는 시장사람들의 모습..
때론 허약해져가는 우리의 마음을 다시 중앙으로 잡아 주는 모습이 되기도 합니다.

세째..재래시장은 신세대주부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기술도 있습니다.
지저분해서 재래시장에서 반찬사기 싫어요 하는 말은 이젠 옛말입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재래시장은 이제 신세대주부들의 마음까지 잡을 정도니까요.
가격도 착하고 덤이란 정도 받을 수 있느니까요..
요즘 재래시장 옛날과 많이 다른거 다 아시죠...

네째..재래시장에 가면 추억을 느끼게 해 주어서 좋습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옛 물건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곳이 재래시장입니다.
지금은 대부분 오래된 물건들이 집안의 장식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예전엔 우리의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던 물건들이라 더 정감이 가지요.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의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곳이 바로 재래시장인 것 같습니다.


다섯째..재래시장 부근에는 잊혀져가는 골목들이 있습니다.
점점 옛 추억을 잃어가는 우리네 골목들이 재래시장 부근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삭막해져가는 도심 속에서 느끼는 작지만 소소한 옛 추억 속의 한장면이지만..
이곳에서 우린 현재 내 모습을 다시금 재조명하며 돌아 보게 되기도 하지요.

여섯째.. 현대화 되어가는 재래시장은 편리함까지 느끼게 합니다.
재래시장에 갈려니 왠지 불편함이 있어 싫다구요..
그건 이제 편견입니다.
재래시장도 이제 마트 못지 않게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재래시장 주변 공용주차장을 비롯해 무거운 물건을 쉽게 운반 할 수 있는 카트기는 기본..
거기다 친절한 상인들의 모습까지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점점 변해가는 우리네 재래시장 ..
어떤가요.. 옛정을 그대로 느끼면서 편리함까지 있어 이젠 자주 찾고 싶어지죠.
저 또한 마트에 길들여 있었는데 이번 몇 달동안 재래시장을 다녀 보면서 정말
좋은 점들을 많이 느끼게 되었답니다.
물론 계속적으로 쭉 재래시장을 이용할거구요...어떠세요..
왠지 재래시장의 변모된 모습 속에서 옛 정과 사람사는 냄새 느끼고 싶지 않으세요.
그럼 당장 재래시장으로 바꿔 보세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올겁니다.^^


 

                   
 

"낙지 만원어치 주세요."

"몇 마리 안 되는데 괜찮으세요?"
" 네..."

큰 길가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아주머니께서 오셨다.
8시가 넘은 시간인데 아직 마치지 않았는지 빨간색 앞치마를 걸치고 오셨다.

" 아주머니 추운데 들어 와서 기다리세요..주문한거 먼저 하고 바로 해 드릴께요."
" 괜찮아요. 지금껏 가스불 앞에 있었는데.."

날씨도 많이 추운데 두꺼운 옷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 많이 추워 보여
기다리는 동안 난로 옆에 앉아 기다리라고 했는데 아주머니는 괜찮다면
계속 문 옆에
서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남편..
아주머니의 모습이 신경이 쓰였는지 하던 일을 미루고 낙지부터 장만했다.

" 낙지 포장부터 해 드려라..자..'
난 다 장만된 낙지를 포장해 아주머니에게 드렸다.

" 아이고..고맙습니다. 다음에 많이 사 먹을께요."
" 괜찮습니다."

낙지를 받아 든 아주머니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며 부리나케 나갔셨다.
늘 그랬다.
아주머니는 회나 낙지를 사러 오면서 미안해 했다.
회 많이 안 먹어서 만원어치만 사가서 미안하다는 말을 덧 붙이며 말이다.

사실 울 동네에는 횟집이 다른 동네에 비해 많은 편이다.
큰 길가에 2개,시장안 상가에 2개,인근 몇 백미터 주위엔 3~4개 정도나
되니
주변에 있는 중국음식점 보다 횟집이 더 많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이 횟집을 골라서 갈 정도이다.

' 어느집엔 스끼다시(부요리)가 잘 나와..'
' 어느집엔 손님 대하는 서비스가 좋아..'
' 어느집엔 회가 맛있어..'
' 어느집엔 회 양이 정말 많아 ..'
' 어느집엔 가게 분위기가 좋아..' 등
이곳 저곳의 장.단점을 알고 알아서 찾아 간다.
완전 횟집이 밀집된 울 동네엔 횟집사장들이 눈치작전을 펼칠 정도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우리가게는 다른 횟집처럼 홀에 손님을 받는 곳이 아니다 보니 직원도
많지 않아 다
른 횟집처럼 장사가 안된다고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장사를 하지 않는다.
다른 가게랑 조금 차별화되었다면..
지금껏 장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를 포장.배달만해서 장사를 하기때문에

직원도 적고 가게 평 수도 작아 인건비와 가게세가 다른 가게보다 많이
들지 않기때문에 비
싸서 먹기 힘든 회의 값의 거품을 완전히 빼 착한가격으로 승부한다.
그래서 횟집이 밀집된 동네에서 우리가게가 살아 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기다 같은 동네 사람들은 몇 % 더 싸게 해 주니 완전 손님들에게 꿀인셈..
그렇다보니 주위에 있는 상가나 노점 그리고 주택가에 사는 분들이 많이 오신다.

"만원어치 회 포장해 주는 곳은 이집 뿐일꺼야..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워서 선뜻
먹기 힘든 음식인데 우리같은 서민들에겐
정말 고마운 집이지..어디서 이렇게 싼
가격에 회를 먹겠어..사장도 친절하고.."

이런 말을 하시면서 오히려 적은 금액으로 회를 사가는 것에 미안해 한다.
솔직히 처음엔 다른 가게랑 너무 큰 가격차이에 남편에게 한마디 한적도 있다.

" 너무 싼거 아니가? 그래가꼬 남겠나? "
" 걱정하지마라..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그냥 막 퍼주겠나.."
" 뭐라하노... 그래도 "
" 남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 그래 남긴 남겠지.. 그냥 막 퍼주겠나...
근데 너무 가격차이가 많이 나서 그러지..'

남편이 알아서 한다는데 더 이상 잔소리를 해 봤자 씨알도 안 먹히는
말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 속상하고 답답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남편의 넓은 마음을 이해하고 즐겁게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상은 돈 보다도 더 중요한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람의 정...
요즘같이 자기 밖에 모르고 이기심이 가득한 세상에서 따뜻한 말한마디가
이렇게 사
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구나하는 것을 너무도 가슴깊이
느끼기때문이다.

돈이면 뭐든 다 되는 세상이긴 하지만..
사람의 진실된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조금은 돈을 덜 벌더라도 사람의 정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일이라면
이젠 기꺼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겉으론 작고 허름한 가게이지만 사람들의 정이 넘치는 가게로 조금은
사람들에게서 인지되는 것 같아 하루 하루가 즐겁다.
완전 공짜로 회를 드리는 것도 아닌데 나름대로 진솔하게 장사를 하는
모습에 더 미안해 하고 감동받는 손님들을 볼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보람되게 산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하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 된다.

낙지를 조금만 사가서 미안해하던 붕어빵 아주머니..
사 가자마자 얼마되지 않아 다시 가게로 왔다.
'무슨 일이지?!'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주머니 봉지를 하나 건내며 따뜻할때 먹으라고 주고 부리나케 나가셨다.
그것은 바로 아주머니의 정이 가득 담긴 붕어빵이었다.

 

                   
 

어릴적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다가가기 힘든 어려운 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마음 편하게 대화 할 정도는 아니라서 그런지 늘 근엄함
그자체였습니다.
처.자식들을 위해서 늘 바쁘게 열심히 일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없어서 대화가 없다보니 더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일을 마치고 나면 친구들과 함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시느라
일주일에 서너번은 술이 얼큰하게 취해 붉게 취기가 오른 얼굴을
집에 들어 온 아버지의 모습이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생생하네요.
일찍 집에 오기라도 하시면 저녁식사를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일찍 잠자리에
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어린 마음에 어른이란 존재가 참 힘들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습니다.
사실 그런 생각도 아버지에게 조금씩 다가가면서 더 많이 느끼게 되었네요.
그렇게 나이가 한 두살 들어가면서 아버지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려고 다가 갈려고 하니 아버진 어느새 많이 늙어
예전의 아버지의 모습은 접어야하는 마음에 가슴 시리도록 아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세월은 아버지와 대화할 시간을 너무도 짧게 남겨 둔 채 흘러가
버려 아버지에 대한 나만의 기억은 더 아쉽고 그리울따름입니다.

오늘 내가 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며 서두를 길게 남기는지
의아해 할 것 같네요.
왜?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서두가 길었을까!
그건 바로 얼마전 우리가게에 온 손님이 문득 생각나서 그렇습니다.

나이가 60은 넘어 보이는 남자분과 20대 중반쯤 보이는 청년..
조금은 나이차이가 많이 난다고 느껴졌지만 이 두 사람은 부자지간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정말 오랜만에 같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
자리를 나이 든 아버지가 마련하였지요.
나이 든 아버지는 오랜만에 아들과 술 한잔을 하게 되는 것이 엄청
기뻤는지 가게문을 들어서면서 부터 연신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그윽했습니다.
아들을 만나기로 했다면서 가게 현관문을 수시로 쳐다보며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오랜만에 도심의 삭막함에서 묻어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 푸근한 느낌의 정감을 느꼈답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키가 크고 훨칠한 청년이 가게안으로 들어 왔더군요.
자리에 앉아 있던 아버지는 아들을 보자마자 자리에 일어나 아들이
앉을 자리를 손수 마련해 주었습니다.


" 차 많이 막히제..."
" 아니예.. "
" 오늘 시간이 된다고 해서 얼마나 저녁시간까지 기다렸는지 아나...
아들아.."

아버지는 아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 보고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어색한 모습으로 아버지를 그냥 지켜 볼 뿐이었지요.
어릴적 저 역시 아버지와 단 둘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며 술 한잔을
나누는 것이 정말 어색했었던 것처럼..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 지도 몰랐고..
아버지와 단 둘이 앉은 그 시간은 제게 너무도 지루하게 느껴졌었답니다.
세월이 많이 바꼈다지만 가게안의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어릴적 제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 육고기 많이 먹지 말고.. 회를 자주 먹어야 된다..몸에 좋은거 알제.."
" 네.."

아버지는 연신 회를 아들의 접시에 놓아 주면서 건강을 확인시켰습니다.
술이 한 두잔 건하게 취기가 오를때마다 아버지는 아들의 건강에
대해 걱정스런 말을 하곤 했지요..
제가 보기엔 나이 든 아버지의 건강에 더 신경 써야 함에도..
연신 아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제 가슴이 뭉클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어색한 자리인지 아버지의 물음에 간단히 대답만
할 뿐 아무런 말도 먼저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시간이 갈 수록 처음과 달리 취기때문인지
아들에게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 내가 어렵게 살아 왔어도 우리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
-
가족을 위해 늘 최선을 다 한다는 아버지의 모습이 역력..

" 나 한테는 잘 못해도 괜찮으니까 엄마한테 잘 해라..."
-
집에 아버지가 좀 소홀해도 아들이 아버지 대신 엄마한테 잘해라는
의미처럼 들림..

" 결혼할 여자가 생기면 학벌을 보지말고 인간성을 먼저 봐라.."
-
결혼해 봐야 알겠지만 결혼 상대자는 인간성이 제일 중요하더란
의미인 듯..

" 사회생활하면서 어려운 일 있으면 내가 도와 줄테니 힘내라.."
-
늘 아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겠다는 아버지의 든든한 말..

" 내가 보기에 우리 아들.. 정말 엘리트야..우리 아들은 못 느끼겠지만.."
-
늘 아들을 자랑스러워하고 믿는다는 의미..

아들과 함께 술을 한 두잔 할때마다 취기가 많이 올랐지만
아버지가 아들에 대한 격려과 사랑의 말은 끝이 없었습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아들과 얼굴 보며 대화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어릴적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뭉클하기까지 하더군요..

사실 요즘도 옛날과 마찬가지로 각 가정에서는 아버지와 자식이
단 둘이 앉아 대화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아들은 아들대로 바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얼마전 가게에서 본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가 더 깊이 가슴에 와 닿고
정감을 느끼게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가족간에 얼굴 보기가 힘들 정도라는 바쁜 현대인들..
그 속에서 간만에 소중한 가족간의 사랑을 보게 되어 저도 모르게
가슴 따뜻하고 훈훈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족..
아버지..
아무리 들어도 가슴 뭉클하고 정감이 있는 단어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아버지와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시나요?
오늘 한번 깊이 생각해 보시는 시간이 되었음합니다.


 

                   





시어머니께서 지병으로 갑자기 또 쓰러졌습니다.
중환자실에 응급차를 타고 간지가 벌써 10번은 되는거 갔습니다.
그렇다 보니..
시댁에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전화가 오면 처음보다는 조금 덜 놀라는 편입니다.
병원에 입원한 모습이 잦아서 그럴겁니다.
하지만 중환자실에 들어 갈때마다 늘 그렇듯이 마음은 조마조마 하지요.
그래도 다행인것은..
중환자실에 하루 계시다가 일반병실로 옮겨서 다행이었습니다.

" 오늘 일반병실로 옮겼다.. 000실이다..시간되면 와라.."
" 네... 어머니..몸은 좀 어떻습니꺼? "
" 응.. 움직일때 좀 어지러워서 그렇지 이제 괜찮다.. "
" 오후에 갈께요.."

전화통화를 하고 난 뒤 ..
오후에 어머니를 보러 병원에 남편이랑 갔습니다.
어머니는 절 보시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반기시더군요.

" 언제 올 줄 알고 여기에 앉아 계십니꺼."
" 금방 나와서 앉아 있었다..피곤하제.."
" 아니예..."

어머니는 제 손을 꼭 잡으시고는 오히려 절 걱정하셨습니다.
그때 어머니의 손을 보니 주사바늘로 마구 찌른 곳에 멍이 시퍼렇게 들어 있고,
갑작스럽게 병원에 실려 온 상태라 평소 단정한 모습과는 달라 보이더군요. 

" 어머니 ..내일 오전에 병원에서 제가 목욕 시켜 드릴께요.."
" 괜찮다.. 내일되면 혼자 씻을 수 있을꺼다. 주사빼고 하면.. 신경쓰지 마라.."
" 아...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직접 목욕을 시켜 준다고 하는 말에 미안했는지 계속 됐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어머니랑 목욕탕에 한번씩 목욕탕에 가곤 하지만..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목욕을 시켜 드리는 것은 처음이라
사실 저도 심적으론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목욕을 하고 싶어도 힘이 딸려서 못하시는 모습같아 보였습니다.
평소 지병으로 입원을 자주 했었던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친정엄마가
생각이 나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다음날..
전 시어머니를 목욕 시켜 드리기위해 오전에 병원을 갔습니다.
그런데..
병실에 있어야 할 시어머니가 안 보이더군요.

" 저 혹시 000씨 어디 가셨는데요? "
" 아... 그 환자 아까 남편분이와서 같이 나가던데.. 씻으러 간다면서.."
" 네에.. "

같은 병실에 누워 있던 아주머니께서 자세히 알려 주었습니다.

' 씻으러 갔으면 세면실에 갔겠네...'

아주머니가 알려 준 대로 전 세면실로 갔습니다.
요즘 세면실에는 병원시설이 좋아 환자들이 목욕할 수 있도록 잘 구비되어 있지요.
세면실 입구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샤워실안에서 샤워기를 틀어 놓고
목욕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때 갑자기..

" 여기도 좀 씻어줘요.. 주사 바늘 꽂은데 때가 안지네.. "
" 응.. 안 뜨거워.. 괜찮아?.."

목소리를 들으니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목소리였습니다.
그 목소리는 바로..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의 목소리였던것입니다.

' 어머니도 참.. 아버지를 부르셨네..'

그 생각을 하며 세면실을 나올려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께서..

" 어제 우리공주가 목욕 시켜 준다길래 걱정했다 아잉교..
내가 며느리한테 그런거 시키는것도 부끄럽고..여하튼..고마워요..00아버지.. "

" .......... "

그 말에 시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어머니를 목욕시켰습니다.
전 인기척도 하지 않고 조용히 세면실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지금껏 시아버지의 모습은 가부장적인데다가
무뚝뚝함과 근엄함만이 존재하신 분 즉 조선시대 사람같았는데..
당신 아내를 목욕시키는 시아버지의 모습은 지금껏 보여준 것과는
달리 너무도 부드러운 모습 그자체였습니다.

역시 나이가 들 수록 부부간에 서로 정으로 산다고 하더니..
시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왠지 가슴이 찡하더군요.
평소에 그렇게 어머니에게 싸늘하게 대하시던 분이었는데..
병원에서 본 시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도 온화하고 너그럽고 멋진 분이었습니다.
병실에 돌아와서 어머니를 목욕을 시키던 시아버지를 생각하니..
부부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마음에
저도 모르게 가슴깊이 끓어 오르는 뭉클한 뭔가를 느꼈답니다.

아버지, 어머니..
늘 이런 모습으로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사십시요.
사랑합니다.

                   

" 어.."
" 뭐해.. 잔액이 부족하다잖아 그냥 현금내라..뒤에 줄 많이 섰다.."
" 죄송해요..아저씨.. 현금이 없어서.."
" 그럼 내려야지.."
" ......... "

버스운전사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학생이 버스비가 모자라 어쩔 줄
모르는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비가 없으니 버스에서 당장
내리라며 다그쳤습니다.
그런데 차비가 모자랐던 초등학생은 사정을 하다시피 아저씨께 매달리더군요.

" 아저씨 죄송해요..다음에 꼭 돈 드릴께요.오늘만 봐주세요."
" 뭐라고..널 어떻게 믿냐..어서 내려..뒤에 사람들 기다린다"

' 너무 하네.. '

운전사와 학생의 대화를 듣다 보니 화가 막 치밀었습니다.
아무리 삭막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차비가 없는걸 알면서 버스를 탄 것도 아닌것 같은데..
운전사의 행동을 보니 씁쓸하더군요.
' 안되겠다. 내가 대신 차비를 내줘야겠다.' 이런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 날려고 하는데..
한 할머니가 뒤에서 쿵쾅거리며 앞으로 오더니 큰소리로 이러는 것입니다.

" 이봐 운전사아저씨 내가 학생꺼 내 줄테니까 그냥 태워줘.."

헉~

저보다 더 행동이 빠른 할머니가 있다니..
전 할머니의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 할머니 감사합니다. "
" 그래... "

학생은 차비를 대신 내 준 할머니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할머니도 학생을 보며 친손주를 보듯 흐뭇한 미소를 머금더군요.

' 할머니 멋지시네..'

서면에서 볼 일을 보고 가게에 가는 내내 그런 마음이 계속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운전사아저씨를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볼때마다 화가 나더군요.
아무리 삭막한 현실이라고 하지만..
몇 백원 모자라는 것도 봐주지 못하고 고지고때로 삭막하게
행동하려는 모습에 씁쓸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라면 절대 그러지 못할 행동이었거든요.
그냥 승차를 할려고 한 것도 아니고 잔액이 모자라서 당황한 학생의
모습을 보면서도 매몰차게 내리라고 말한 모습에 삭막함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정이 많은 할머니 덕분에 학생도 위기를 모면했고..
차안에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도 훈훈한 마음을 느끼게 했지요.
오늘 버스안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때요..
할머니의 행동에서 삭막했던 우리네 현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고
생각지않나요.
제가 본 할머니의 행동은 아직은 세상은 그렇게 삭막하지 않다는 것을
그대로 느끼게 해 준 것 같았습니다.

'할머니..고맙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시간이 되었을겁니다. 그리고 아이도 세상은 밝구나!하고 느낄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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