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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5 미신은 안 믿지만 점쟁이의 한마디가 신경쓰이는 이유.. (14)
 

" 낙지 좀 사러 왔는데.. "
" 조금만 기다리세요. 바로 앞에 배달가서 .. 곧 올겁니다."
" 지금 바로 사 가야되는데.."
" 곧 올겁니다."
" 급한데.."
" 포장하실거면 미리 전화 주시고 오시죠..
보통 포장하시는 분은
미리 전화하시고 30분 후에 오시거든요."
" 내가 알아서 수족관에서 몇 마리 빼가면 안돼나.."
" 네에?!..조금만 기다리세요.. 죄송합니다."


가게에 들어 오자마자 반말을 하는 한 아주머니..
아무리 나 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지만 정말 경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손님이 왕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솔직히 마음속으로 울컥하고 ..
' 기다릴거면 기다리고 아니면 다른 곳에서 사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손님이라 그려려니 마음을 비우고 좋게 말씀을 드렸지요.
그러던 중 남편이 들어 왔습니다.

" 이제 오네...산낙지 좀 사갈려고.. 낙지 좀 줘.."

이거 뭐..
반말하는 약을 삶아 드셨는지 남편에게까지 반말을 하는 아주머니 ..
정말 기가 찰 노릇이었지만 남편도 저처럼 그려려니하고 서둘러 장만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아주머니 우리 부부의 얼굴을 보더니 둘이 참 많이 닮았다고
하더니 절
보면서 엉뚱하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 많이 베풀어야해.. 안 그럼 오래 못살아.. 엄마가.."
" 네에?! "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묵는 소리..
그 말에 전 어이없다는 듯 쳐다 보았습니다.
왜냐구요..
우리 친정엄마는 몇 년전에 하늘나라로 가셨거든요..
여하튼 그 말에 왠지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 헐..별 희한한 사람 다 있네..' 란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그런데 ..
산낙지를 사가지고 가는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는 남편에게 대뜸 이러는 것입니다.

" 나 점 보는 보살이야.. 남들에게 많이 주고 늘 베풀어 ..안 그럼 빨리 죽어.."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전 아주머니에게 이랬지요.

" 포장하러 일부러 가게에 오시는 분에겐 더 많이 드립니다.
배달하는건 이 정도 안 드려요.. 양 많이 넣었습니다.."


솔직히 아주머니가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지만..
전 그저 베풀어라는 아주머니의 말에 양을 많이 넣었다는 뜻으로 해석해 버렸습니다.
그 말을 들었는지 아님 못 들었는지 아주머니 자기 할 말만 하고 나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려려니하고 넘길 이야기인데 왜 그렇게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지..

여하튼 점쟁이의 한마디가 영 마음에 거슬렸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솔직히 내 운세나 가정사를 보기위해 점집에 한번도 간 적이 없거든요.
뭐..오래전에 친구가 가정사가 잘 안풀린다면서 점 보러 간다고 같이 가자고
조르길래
한번 갔었지만 말입니다.
그당시 친구는 점쟁이의 한마디 한마디에 엄청 신경을 쓰던 모습에 좀 의아했지요.
미신을 안 믿는 저로써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점이란 것을 한번도 보러 가지 않았던 저인데도 희한하게 오늘 그 점쟁이가
한말에 신경이 엄청 쓰이는거 있죠.
왜 신경이 쓰이냐구요..
베풀지 않으면 엄마가 오래 살지 못한다라는 한마디때문이지요.
점쟁이가 저보고 한 이야기였긴해도 엄마라고 하면 시어머니도 제 엄마거든요.
여하튼 ..
점쟁이의 한마디에 은근 신경이 쓰이고 머리가 아픕니다.
예전에 친구가 점쟁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썼던 것처럼요..
에공..


미신을 안 믿는다고 말은 해도 사람들에게 많이 베풀지 않으면
엄마가 오래살지 못한다라는 말에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사람의 심리가 이만큼 여린가 보네요.
그래서 점 보러 간 사람들은 집안이 잘 된다면 작게는 몇 십만원에서
많게는 몇 천만원해도 부적을 사고 하는가 봅니다.

평소 나름대로 사람들에게 베풀며 산다고 생각했었는데..
더 베푸는 마음을 가져야겠네요...
부모님이 그래야 오래 사신다는데..
에공..
미신을 안 믿는 저도 어쩔 수 없이 점쟁이의 말에 귀 기울이네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