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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16 중학생 딸이 담배 피는 모습이 더 마음 아픈 엄마의 사연.. (20)
 

" 오늘 시간되면 차나 한잔 하까?"
" 응?! 무슨 일 있나? 목소리가 왜 그렇노?.."
" 응.. 조금.. "
" 알았다.. 그럼 오후쯤에 보자.."

' 무슨 일이지? '

다른 날과 달리 친구의 목소리에 영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밀려 왔지요.
친구와 약속한 커피숍에 들어가니 친구는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 왜.. 무슨 일 있나? "
" 일단 차 먼저 시켜라.. 차 마시면서 이야기하자."
" 그래.."

차를 시키고 나서도 친구의 얼굴을 보니 영 마음이 안 놓였습니다.
평소와 다른 듯한 느낌이 왠지 불안했지요.

" 나 .. 속상해 죽겠다..우리 딸래미땜에.."
" 응?!.. 왜..무슨 일인데.."
" 있잖아.. 말도 안 나오네..정말....."
" 뭔데..그라노?"
" 오늘 학교에서 전화왔는데...애경이 담임선생님이 ....
 애경이가 학교에서 담배펴서 부모님 모시고 오랬는데..
 안 모시고 와서 직접 나한테 전화했더라.."
" 뭐...애경이가 담배를...."
" 응...정말 나도 믿기지 않는다.. "
" 언제부터 그랬는데.. "
" 선생님 말로는 애경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자주 폈다고 하더라.
  그때마다 주의도 주고 했다더라 더 기가찬건..
  선생님이 언제부터 담배폈냐고 다그치니까 담배핀지 좀 됐다고 하더래...."
" 응.."
" 정말 속상해 죽겠다..남편알까 겁나고.."
" 애경이 혹시 나쁜애들이랑 같이 어울리나?.."
" 아니다..우리집에 같이 오는 친구들 보면 전부 착하던데...
  아마도....애경이 사춘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내가 재혼한거땜에 충격받아서 힘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 으이구..재혼한지 5년이 넘었다. 설마 그것때문일라고...
  아무래도 내 생각엔 사춘기라서 그런 것 같다..니가 이야기 잘 해 봐라.."

정말 어이없고 난감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딸래미의 행동이 자신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무척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예전에 같이 살았던 남편과 사별한 뒤 5년 전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같이 살고 있답니다.
재혼하면서 내 친구는 딸 둘과 함께 다시 새로운 삶을 꾸려 나갔지요.

' 우리아이들 잘 적응할까?'
' 이 남자가 우리아이들에게 잘 해 줄까?' 등 만날때마다 걱정을 했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친구에게 지극정성을 다했답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삶을 사는 친구..
5년 동안 조용히 아니..행복하게 잘 사나 싶더니..
얼마전부터..
애경이가 말도 잘 안하고 아빠랑도 잘 친하지 않는 것 같다더니..

일이 터지고 말았네요.
중학교 1학년인 애경이가 말입니다.
큰 아이는 고등학생이라 엄마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는 편인데..
재혼할때부터 많이 삐끗했던 막내딸이 어이없는 일을 저지르는 바람에
속상해서 어쩔 줄 모르는 친구.
그렇다고..
친구는 이런 속사정을 남편에게 말할 수도 없다고 하공..
저도 듣고보니 어떡해야할지 난감했습니다.

" 정선아..그래도.. 남편에게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 모르겠다..정말..나한테도 잘하고 우리 딸들에게도 잘하는데.. ㅠㅠ"
" 5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
  남편에게 이야기하는게 맞는거 같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 ............. "

친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긴 한숨만 내뱉었습니다.
사실 ..
남편에게 속 시원히 이야기할 일이었으면 절 불러내지도 않았겠지요.
그런 마음을 잘 알기에 저도 답답한 마음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전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딸래미가 어긋나지 않도록 잘 이야기하라는
말 밖에 해 줄 말이 없었습니다.
집에 오는 내내 친구의 뒷모습이 지워지지 않더군요.

결혼이란 자체가 사실 가족간의 결합이라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 존재하긴하지만..
재혼은 더 복잡한 경우가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여하튼..
딸래미 일이 잘 해결 되어야 할텐데하는 생각 뿐입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인데 친구의 마음처럼 저도 착잡한 마음
지울 수 없더군요..

에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