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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1.11.10 성격차이로 이혼한다는 말 언니를 보면서 이해하게 돼.. (14)
 

" 딸래미 대학가면 바로 이혼할꺼다.."
" 언니야 왜 그런 말을 하노..... 무슨 일 있나?! "
" 또 시작이네.. 요즘 며칠동안 잠도 못잤다..피곤해 죽겠다."
" 지금 어딘데?.."
" 일하는 곳이지.... "
" 무슨 일땜에 그라노..언니야.."
" 뭐..맨날 똑 같지.. 술먹고 들어와서 밤새도록 사람 잠 못자게 하는거.."
" 아직도 그라나.. 이제 좀 고칠때도 안 됐나..아(애)들도 다 컸는데.."
" 고치기는..이제는 옛날보다 더 심하다.."

아침부터 전화를 하자마자 상기된 목소리로 다짜고짜 이혼 이야기를 하는 언니..
얼마동안 잠잠하더니 또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예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았던 정말 착한 언니가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사 착하다고 다 행복하게 사는건 아니더군요.
사랑해서 결혼했겠지만 언니의 가정은 제가 보기엔 너무도 불행해 보였습니다.
연애를 오래해서 결혼해 나름대로 서로에 대해 많이 알기때문에 결혼생활이
남들보다 더 행복하리라 생각했었는데 언니의 말을 들어 보면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언니보다 성격이 내성적인 언니남편은 성격이 외향적이고 나름대로 남들이
인정할만큼 좋은 성격의 언니를 결혼생활하면서 늘 불안해했답니다.
거기다 연애시절 언니보다 더 좋아해서 결혼한 사이라 그 깊은 사랑이
언제부턴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변해가더란 것입니다.
그런 성격때문에 언니는 결혼생활 내내 피곤한 나날을 보냈고...
심지어는 사랑에 대한 집착이 심해져 의처증 증상으로 발전해 언니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게 했다고 했습니다.

처음 언니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을때는 솔직히 반신반의 했습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언니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고
있노라니 정말 심각하리만큼 결혼생활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지요.
그렇다고 남의 일에 일일이 참견을 할 수도 없고..
그래서 늘 지켜보면서 언니의 넋두리를 들어 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렇게 언니와 몇 년 같이 직장생활을 하다 전 그만 두었지만 언니와
저와의 인연은 10년 가까이 늘 한결같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언니는 제가 보기에 가정에 충실하고 참 착한 분이거든요.
그런데..
가면 갈 수록 언니가 전화를 하는 날이면 ..

" 나.. 이혼하고 싶다.." 라는 말을 많이 하더군요.
그런 언니의 말을 들을때마다 힘들어하는 언니의 넋두리를 전 들어 줄 뿐이랍니다.
그렇다고 언니에게 다짜고짜..

" 마..이혼해뿌라..뭐하러 맨날 참고 사노.. 요즘 그렇게 사는 사람 어딨노.."
라고 강력하게 말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말을 하지 못한답니다.
왜냐하면 언니에게는 아이들이 있기때문이지요.

" 언니야.. 어쩌겠노..그려려니하고 살아라.. 정석이, 혜정이를 생각해서라도.."
" 나도 애들 생각해서 지금껏 버텼다.. 그런데.. 이제 지치네..
  그래서 이제는 마음 굳게 먹었다..혜정이 고3 아니가..
  혜정이 내년에 대학 들어가는거 보고 이혼할려고..."
" ............ "

전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언니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때문이었지요.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면서
더 친숙하고 애정어린 마음으로 살아가는게 인생사인데..
가끔 제가 아는 언니처럼 몇 십년 동안 그런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텔레비젼에서 간혹 나오는 평생 참고 살다가 황혼에 이르러서야
이혼을 하고 마음 편히 산다는 이야기가 왠지 머나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어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얼마전..
딸래미가 대학가면 이혼할꺼라는 언니의 말..
왠지 그 말이 자유를 향한 언니의 마지막 몸부림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이젠 어떻게 언니에게 위로의 말을 해 줘야 할지..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수능시험이 카운터에 들어 갔다는 뉴스를 접할때마다 왠지 마음 한 켠엔
착잡함이 밀려 옵니다.
언니 또한 그 마음이겠죠......

텔레비젼 연속극의 한 이야기처럼 성격차이로 이혼한다는 말을
언니를 보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랑..
집착..
어느샌가 서로 닫혀진 마음...
그리고 .......무관심..
마지막엔......
그저 답답한 마음 오늘따라 더 지울 수 없네요.
수능이 코 앞인데...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