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이동'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05.30 부산아줌마의 제주도 정착일기 9부 (2)

부산아줌마의 제주도 정착일기 9편


전날 아무리 피곤했음에도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눈이 자연스럽게 떠 지는 것을 보면 이젠 제주도 생활이 몸에 잘 적응이 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제주도 이사하고, 가게 구하고 정말 바쁜 시간을 몇 달동안 다 이뤘으니 피곤한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출근하는 길이 가벼운 이유는 아마도 오늘은 '어떤 손님들과 또 눈을 마주칠까?' 하는 생각때문인지도 모른다. 거기다 제주도에서 느끼는 아름다운 자연을 늘 가까이 느낄 수 있어서 더 기분이 좋을지도..가게 뒷마당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적은 양지만 채소를 심어 보았다. 물론 텃밭 주인장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심은거라 실패할 것 같진 않다. 그런데 왠지 심어 놓으니 텃밭에 채소밭과 다른 느낌이라 걱정은 된다. 그래도 어설프긴하지만 며칠 지나면 싱싱한 채소가 고개를 내밀겠지..낮에 햇살이 가득한 장소로 내가 심어 놓은 채소를 일일이 옮겨가며 시간 가는 것만 기다려 본다.

 

초밥군커피씨가게에서 자주 듣는 카세트테이프

퇴근시간이 다 되니 내가 좋아하는 라디어 음악방송에서 낭만적인 음악이 흐른다. 노을지는 아름다운 제주풍경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 그런지 음악을 듣는 이 시간이 안 지나갔음하는 바람이다. 이 놈의 감성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하니 나이가 들어 간다는게 싫어진다. 아니 마음은 안 그런데 외모적으로 점점 세월의 흐름에 맞게 변해가는 모습에 씁쓸해진다.

2015. 5.21


아침에 일찍 도착해 여느때처럼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어제 내가 심어 놓은 채소의 상태를 점검하려는 순간...


텃밭 주인장의 하는 말....

 

" 내가 직접 해주는건데.. 그렇게 심으면 안돼.."
" 네?!.. "
" 심을땐 뿌리부분을 하나씩 떼어내 윗부분을 잘라서 흙에 잘 넣어 둬야지..농사 처음 지으니...ㅋㅋㅋ"
" 아...네....전 그냥 심으면 되는 줄 알고...헤헤~"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지만 중요 키포인트를 듣질 못했다.
그게 큰 실수였다.

 


새벽에 텃밭을 관리하러 나왔다가 잔파를 심어 놓은걸 보고 한바탕 웃었다고 한다.
상추 많이 자랐다고 따 먹으라고 하니 지렁이가 무서워서 못 따 먹겠다고 했더니,
친절한 텃밭 주인장은 먹을만큼 상추도 따 주셨다. 지렁이가 있다는 것은 땅이 그만큼
건강하다는 뜻이긴 하지만 무서운건 무서운거다. 어릴때부터 유난히 벌레를 무서워하다
보니 지금도 무서운 것보다 싫어한다. 난 참 복이 많다. 가족같이 생각하는 이웃분들이 많아서 말이다. 아침 일찍 가게 출근하는 것을 알기에 어느날은 숟가락만 놓으면 된다고 집에서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다. 누가 선뜻 그런 말을 해 주겠는가.. 도심에서는 그랬다. 누가 옆집에 사는지도 모르고 살았고, 인사를 해도 관심있게 보는 것 보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나도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난 그게 너무 싫었다. 어린시절, 이웃사촌이란 것이 어떤건지 잘 보고 자란 탓에 어느 순간 이기적으로 변한 도심생활이 지긋지긋해졌다. 사람이 살면 몇 백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지금 살아 온 것을 뒤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따듯한 사람들이 많은 제주도에서 외롭지 않고 사는걸 보면 참 좋은 동네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느낌 ...계속 가겠지!...... 그랬음좋겠다. 그렇게 되겠지!

2015. 5.22

 

해마다 '부처님 오신날'은 절에 가서 점심을 먹었었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가게를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쉬지 못했던 이유이다. 사실... 절이 어디에 있는지 검색을 할 시간도 없을 정도였다. 자리가 잡히면 조금씩 제주도의 곳곳을 구경해 볼련다.
2015. 5. 25

 

제주도에 있다는게 실감이 날때는 드라마 촬영을 이곳 제주도에서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수.목드라마 멘도롱또똣도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다. 참 신기했던 건 제주도에 이사온 후, 가게를 얻으러 다닐때 우리 집 근처를 알아 보러 다녔었을때 조금 특이해 남편과 한참을 봤던 그 집이 드라마 촬영장소였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바로 집 근처에서 드라마 촬영을 했다니....... 드라마를 못 봐서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집에 벽걸이 텔레비젼이 있지만 제주도에 부속이 팔지 않아 걸지 못했다. 46인치를 구입한 후, 부산에서 좋아하는 스포츠경기도 보고 영화도 보곤했는데 지금은 그냥 벽에 세워 놓을 뿐...텔레비젼이 없는 집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2015. 5. 26


어제 브레이크타임시간에 제주시에서 열리는 민속오일장에 갔다. 겨울에 한 번 들리고 두 번째 가는 길인데 날씨가 많이 포근해서 그런지 시장안은 발디딜틈이 없이 북적였다.

 

제주도 이사 온 이후, 시장안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건 처음 본다.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정말 제주도 오일장의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물론 필요한 것도 많이 사고 맛난 것도 많이 사고 정말 재밌는 시장 구경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 온 잔파와 대파를 잘라서 텃밭에 심었다. 제주도에 산다는건 이런 소소한 재미가 아닌가싶다.

2015.5. 27

 

영남지방엔 폭염으로 며칠 뉴스에 오르내린다. 다행히 제주도는 폭염에 가까운 날씨가 아니라 다행이다. 그래도 오후 3시만 되면 따가운 햇살이 가게 안으로 급습한다. 에어컨을 틀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식사하러 오시는 분들이 더워 할지도 모른다.

 

얼마전부터 손님이 끊기는 시간에 맞춰 브레이크 타임시간을 갖는다. 새벽부터 일어나 가게로 나오는 관계로 낮에는 조금 휴식을 갖으면서 일을 해야 건강을 해치지 않을 것 같다. 조금 안정이 되면 시간을 정해서 브레이크 타임을 해야겠다. 쉬는 시간에 손님예약 전화로 인해 바로 가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어 좋다. 제주도의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감싸 피로를 풀어 주는 것 같아서 말이다.

2015. 5.28

 부산아줌마의 제주도 정착일기 8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