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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9 노숙자손님을 정성스럽게 대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19)

 


“ 사장님.. 만원짜리 회 한접시 주세요..”

“ 만원짜리는 없는데요..혼자 드실겁니까? ”

“ 네...조금만 주시면 됩니다.”“ 네..알겠습니다.”

며칠전 지저분한 옷차림에 엉클어진 머리..
거기다 술냄새가
진동을 하는 완전 노숙자의 모습인 아저씨..
가게 문을 열고 들어 올때부터 솔직히 손님이기 보다는 간혹
가게에 동냥을 얻으러 다니는 분인가하는 생각에 전 좀 머뭇거렸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노숙자같은 분위기의 사람에게 공손하게 대했습니다.

혹시나 제가 그 분에게 실수라고 할세라..
남편은 다른 손님과 마찬가지로 공손하게 대하라고 제게 살짝 말을 했습니다.
전 조금 의아한 모습으로 남편을 쳐다 보곤 이내 남편이 시킨대로
다른 손님과 마찬가지로 대했습니다.
제가 노숙자에게서 처음 느낀 모습을 다른 손님들도 느꼈는지..
공손하게 대하는 모습에 조금 이상하게 쳐다 보더군요.

‘ 다른 손님들도 나처럼 그렇게 느끼는 것 같네..ㅡ.ㅡ ’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회는 나왔고 전 조심스레 노숙자로 보이는 분에게 갖다 드렸답니다.
그런데 그 분 갑자기 회를 보더니 이러는 것입니다.

“ 이 회 제 먹으라고 주시는겁니까..” 라고..

헐...

전 노숙자의 말에 조금 당황했답니다.

‘ 이거 만원짜리 회인데요..’

‘ 네에?! 무슨 말씀을 ... 공짜가 어딨습니까..’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노숙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그런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전 그저 웃으며..

“ 맛있게 드세요...” 라고 말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조금전의 상황을 다 봤는지 남편은 제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 치.. 돈이 없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는거야 ...뭐야..’

‘ 으이구..남자가 마음은 여려가지고..’

여하튼..
저도 가게에 들어 섰을때의 지저분하고 짜증나는 분위기의 노숙자와는
달리 회를 갖다 주면서 노숙자의 눈을 보는 순간 솔직히 마음이 짠했답니다.
노숙자는 무슨 생각에 젖었는지 회를 하나 하나 세 듯 먹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접시에 회가 다 줄어 들 즈음..
갑자기 남편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 사장님.. 미안합니다. 제가 오늘 돈이 없어서요..
내일 꼭 갖다 드릴께요..“

“ 네.. 그럼 내일 꼭 갖다 주세요..”

“ 고맙습니다.. 사장님.. 내일 꼭 갖다 드릴께요..”

“ 네....”

그렇게 노숙자는 외상을 하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 내일 안 오면 어떡할려고.... 외상해주노? ..”

“ 갖다 주겠지..안 오면 어쩔 수 없고..
얼마나 회가 먹고 싶었으면 들어 왔겠노..
다음에 꼭 갖다 줄끼다... “

남편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인데다가..
이번 일 뿐만 아니라 평소에 사람들에게 잘 베푸는 성격이랍니다.
그래서 저도 남편이 남에게 베풀때는 그려려니하고 넘어가는 편이지요.
괜히 이것저것 따지면 서로 맘만 상하니까요.
그래도 솔직히 땅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라는 현실적인 생각에
한번씩 속상할때도 있답니다.
그럴때마다 남편은 늘 좋은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대하면
그 사람들도 다음에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누구나 다 살아 가면서 미래에 대한 일들은 알 수 없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때가 있지 않겠냐고 말을 하지요.
그런 남편의 따뜻한 마음을 알아서 일까요..

얼마전에 외상을 하고 술을 드신 노숙자분이
마칠 시간이 다 되어 가게에 온 것입니다.
역시나 허름하고 더러운 옷을 입고 말이죠.

“ 사장님..이거....저번에 잘 먹었습니다.”

“ 아...네...고맙습니다..”

“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덕분에 지금껏 노숙생활을 하다
요즘엔 마음을 바로 잡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날 회가 너무 먹고 싶어서 ....죄송합니다.
사장님의 고마움에 회값을 꼭 갚을려고 노가다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일하고 있구요..
고맙습니다. “

주머니안에 있던 꼬깃한 돈을 건네며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돌아갔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감동이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왔습니다.
무슨 일 때문에 노숙자로 전락했는지는 몰라도 그날 남편에게
받은 고마움 때문에 다시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아저씨를
보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누구나 다 사람을 보면 겉만 보고 판단하기가 일쑤인데..
노숙자였던 아저씨를 노숙자의 모습으로 보지 않고
다른 손님과 마찬가지도 대해 주었던 것에 감동을 받았다던 아저씨..
왠지 남편의 따뜻한 마음이 그 분에게 전해진 것 같았습니다.

" 아저씨..제가 더 고맙습니다. 열심히 사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