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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이보다 더 감동적인 선물은 없다

오늘 언니에게 전화가 왔는데 싱글벙글이었습니다. 어제까지는 아파서 들어 누웠다고 아무것도 안먹고 있다며 걱정을 끼치더니 갑자기 이러니 왠지 더 황당.... 하지만 오늘 싱글벙글 할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들어보니 저 또한 기분이 좋아지더군요..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하루만에 기분이 급 반전되었는지 궁금하죠..그럼 오늘 제 이야기 보따리 들어 보실래요..

어제 5월 8일 어버이날이었죠..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왠지 모르게 조그만 선물이라도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아닌 분도 계시겠지만 보편적으로 그렇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리는거임...언니는 대학교 4학년인 딸과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의 신분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어버이날 조그만 선물을 기대했나 봅니다. 예를 들어 손편지라동... 하기사 요즘 아이들 옛날 세대와 달리 손편지 보다는 SNS가 익숙해지다 보니 그런 낭만은 없지요. 여하튼 언니는 소소한 것이지만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바랬나 보더라구요.. 뭐...결론은 언니가 바랬던 작은 선물을 받지 못해 서운해 저녁에 한마디 했다고 하더라구요..평소 친구처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살갑게 대하는 자식들이라 그런 말도 쉽게 할 수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오늘 딸래미에게서 한 통의 문자가 들어 왔는데 그 내용이 바로 언니를 감동시켰다능...


그 문자를 보자마자 어버이날 선물때문에 서운했던 딸에게 한마디했던 것이 미안해질 정도였다네요. 그 이유인즉슨 ...

'김00님이 박00님의 계좌로 77,777원을 입금했습니다.' 라는 내용..

늘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와 딸이라 서운한 점도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그런 마음을 잘 이해하는 딸은 엄마의 마음을 한 방에 풀어주는 명약을 보냈으니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래서 나이들면 여자들은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는 딸이 좋다고 하나 봅니다.
빵 터지는 경상도부부의 카톡
경상도 사람이라면 완전 공감할 부부의 날 문자
무뚝뚝한 경상도부부의 전형적인 카카오톡

                   


직장인들에겐 5월은 쉬는 날이 많아서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정말 쉬어서 좋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 5월이기도 하다.




 

어릴적 명절보다 더 기다리던 어린이날은 정말 가슴 설레이는 날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더 어린이날을 기다리지 않을까..
학원을 여러군데 다니느라 늘 공부에 찌들린 아이들..
어린이날 하루 만큼은 공부를 잊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버이날이면 부모님들은 설렌다.
돈, 선물 보다는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핵가족화가 되다 보니 더 그런 마음이 들지도....

학교 선생님들은 스승의 날이면 제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예전과 많이 다른 분위기지만 스승의 날 하루만큼은 사뭇 진지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참 희한한게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듯 하면서도
내 자신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님의 입장에서..
선생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내 입장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5월 달력을 보니 쉬는 날이 많아서 좋다라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

" 여보세요.."
" 응.. 나.. 뭐해?.."
" 청소하고 있지.. 왠일이고 아침 일찍..."

평소에 아침 일찍 전화하는 일이 없던 친구가 전화를 하고는
대뜸한다는 소리가 뭐하냐고 묻는 말이었습니다.

예전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알던 친구..
성격이 저랑 반대이지만 서로 대화를 잘 들어주는 스타일이라 제법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학창시절 친한 친구 못지않게 서로 내면적인
이야기를 서슴없이 할 정도로 친하답니다.

평소에 이른 시간에 전화를 한 적이 없던 친구였는데..
갑자기 안부를 묻는 것이 무슨 할 말이 있는 듯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침일찍 무슨 일이고?.. 무슨 일 있나?."
" 아니.. 그냥...니 목소리 듣고 싶어서..."
" 뭔데.. 그냥 아닌 것 같은데.."
" ㅎ..귀신이네.. 사실은 그냥 속상하고 화가 나서 전화했다... "
" 뭐가.. 집에 무슨 일 있나?.."

 그렇게 다짜고짜 자세히 물으니 친구는..

" 있잖아.. 나.. 정말 이해가 안간다. 우리 시어머니.."

이렇게 시어머니가 이해가 안간다는 말을 시작으로
친구의 하소연을 하는 듯한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구구절절 들어보니 친구의 말이 이해는 가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란 단어가 제 머리속에 막 스쳐지나 가더군요.

친구의 하소연은 바로..
결혼 후 둘만 알콩 달콩 살다가 몇 년전부터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셔
시댁에
들어가 산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따로 분가해서 살때는 한번씩 인사를 하러 찾아가면 반가운
모습으로 늘 맞이 했는데..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는 그렇게 따스하게 대하여 주시던
시어머니의 행동에 변화가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변하는 바로 며느리니까 당연히 부모를 공양해야하고,
효도를 해야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친구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숨 짓었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딸래미가 시어머니께 뭔가를 부탁하면 뭐든지 다 들어 주는데,

친구에게는 늘 바라는 것이 많다고 하더군요.
물론 시어머니 입장은 아들을 귀하게 키워서 결혼시켰으니 당연히
대접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어머니가 원하는 것은 알아서 잘 해
주겠지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친구는 그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 있잖아.. 며칠전에는 어디 외출할려고 하는데..
  옷이 없다고 옷 한벌 사달라고 하더라구..
  그래서 알았다고 말씀 드렸지... 그랬더니..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돈으로 달라네.. 알아서 사 입는다고.."

" 응.. 그래 어르신들도 취향이 다 다르니까 원하는 것 직접 사 입는 분 많지..
 그래서 돈 드렸나?."

" 응..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옷을 사입지 않으시더라구.
  그래서 살짝 여쭤봤지.. 그랬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딸래미가 갑자기 돈이 필요해서 거기에 부쳐 줬다네.."

" 어...시누가 생활이 힘드나?.."

" 아니.. 솔직히 시누가 못 살면 몰래 도와 준다해도 이해는 하지만
나보다 훨씬 잘 산다.."

" 그래.. 그런데 왜 엄마에게 돈을 달라고 한데?.."

" 그러게 말이다.. 근데.. 내 생각엔 생활이 어려워서 돈을 엄마에게
달라는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쓸려고 그러는 것 같더라..
한번씩 전화하면 시어머니께 힘들다는 소릴 잘 하거든..."

" 힘들겠지.. 니가 이해해라.. 어쩌겠노.. "

" 뭐.. 나도 이해는 하지만 ..
그렇다고 울남편도 돈 펑펑 버는 사람도 아닌데,
시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사정을 잘 알텐데 말야..그래도
옷 산다거나 어디에 돈 쓸 일이 있다면 말만 하면 돈을 어렵게
구해서라도 드리거든..

그런 형편을 잘 알면서도 너무 당연히 돈을 받는다는거..
물론 그 돈이 어머니가 필요한 것에 쓰는거라면 오히려 낫다..
거의가 시누 손에 들어가니..생각하면 짜증난다.."

"........."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친구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 될 일이지만..
딸래미가 친정엄마에게 이런 저런 핑계로 돈을 받아 쓰는 것이 더 나쁘지..
시어머니가 무슨 잘못이겠느냐고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
친구는 그런 상황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하소연을 해 그저 들어 주는 입장밖에..
제가 어떻게 해결책을 강구해 줄 수는 없었답니다.
친구의 긴 수다를 듣고 난 뒤 갑자기 머리가 띵했습니다.
사실 이런 얘기 들어 주는 것도 솔직히 피곤한 일이잖아요.
전화를 끊은 뒤 침대에 잠시 몸을 기댄 채 조용히 생각을 하였습니다.

왜...
시어머니들 대부분이 며느리가 해 주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할까!란 생각..
딸래미가 아무리 잘 살아도 힘들다는 소리를 하면 뭐든 다 해주고
싶을까란 생각이었지요.

사실 친구에게 말은 안했지만..
며느리가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시어머니의 행동도
솔직히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 고부간의 갈등 같아 보였는데..
이런 것은 제 3자가 이래라 저래라 이야기해서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그저 듣기만 했답니다.

사실 고부간의 갈등은 남편이 중간에서 잘 중재를 해야 평온할 수 있는
부분인데..

남편이 중간에서 제 역활을 못한다면 고부간의 갈등은 더 심화되는게
뻔한 일이잖아요.

친구도 남편에게 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오히려 고부간의 갈등은 알아서 풀어라는 남편의 말에 혼자서 끙끙
앓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저도 친구에게 해 줄 수 있는건 하나도 없었지요.
그저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 뿐...
그래도 친구는 제게 시어머니의 험담이라도 하고나니 좀 낫다고 하면서
긴통화를 마무리 했습니다.

친구가 전화를 끊는다는 목소리 뒷편에는 또 다른 갈등을 접하러 전쟁터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에게 당연하게 뭔가를 바라는걸까요?
솔직히 그게 좀 이해가 안갑니다.
시어머니들이 평소에 자주 쓰는 말 중에 며느리도 딸처럼 생각한다는
말을 하시잖아요.

그렇게 딸처럼 생각하신다면서 당신께선 진정 딸래미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때
쉽게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딸에게는 쉽게 부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말이죠...

어제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난 뒤 그저 생각이 많은 하루였습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시부모님과 함께 산다는 건 많은 것을 감수하며 이해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5월은 각종 행사가 많아서 그런지 초부터 날짜가 참 빨리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부부의 날...
일주일에 한번씩은 큰 행사가 있으니 더 그런가 봅니다.
다른 집들은 어린이날이 나름대로 제일 신경이 쓰인다고 하는데..
우린 아이가 없다 보니 어버이날이 제일 큰 행사입니다.

" 자기야.. 이번 어버이날 뭐 해 드리까? "
" 어버이날.. 니가 알아서 해라.. "
" 뭐라하노.. 그런 말이 어딨노..으이구.."

마음은 누구보다도 여리면서 말은 참 무뚝뚝 그 자체인 남편의 모습에
괜히 물어 봤다는 생각이 올해도 쏴~
해마다 어버이날만 되면 늘 이렇 듯..
제 물음에 늘 비슷한 대답을 한답니다.

한마디로 제가 다 알아서 잘 할거란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올해는 왠지 남편의 의중을 더 묻고 싶어지더군요.
왜냐하면 시누가 어버이날이라고 시댁에 와 있기때문에 조금 신경이
더 쓰여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 올해는 동생도 와 있는데 솔직히 좀 신경 쓰이네.."
" 뭐가.. 그냥 하는대로 하면 되지.. 마..됐다..
니 신경 쓸 필요없이 회 좋아하시니까 많이 가져가면 되겠네.."

" .....으이구.... 마..내가 알아서 하께.."
" 내가 니한테 미안해서 그렇지.."

괜히 물어 봤다는 듯 남편에게 '내가 알아서 한다' 고 말을 하니
갑자기 저자세로 나오면서 저보고 '미안해서 그렇지'라고 하며
말꼬리를 흐렸습니다.


" 갑자기 뭐가 미안한데?."
" 난 장인,장모님한테 제대로 해 드린것도 없는데 어버이날이라고
우리 부모님을 늘 잘 챙기는거 보면 고맙고 미안해서 그렇지.. "
" 뭐라하노..그래도 살아 계실때 자기도 신경쓰고 잘 했잖아.. 새삼스럽게.. "

그랬습니다.
어버이날만 되면 무뚝뚝하게 말은 그렇게 했어도..
남편은 절 많이 아끼고 사랑했던 것입니다.
거기다..
어버이날만 되면 천진무구하게 시어른들을 챙기는 아내의 모습에
미안했던 것이구요.

솔직히 저도 남편에게 말은 안해도 부모님의 제삿날이나 어버이날엔
절 낳아주신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
남편도 제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 문디... 그런 것도 모르공...
어버이날만 되면 말로는 표현 못하고 부럽기도 하공..
좀 서운한 마음도 가졌었는데..'



갑자기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왠지 남편의 속 깊은 말 한마디에 '아직 난 멀었구나'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부부란 서로 눈빛만 봐도 안다는데 전 말을 해야 여전히 그 진실을 이해하니
남편보다 아직 멀었나 봅니다.

우리 부모님도 남편의 말에 하늘나라에서 흐뭇하게 미소지을 것 같네요.
사랑하는 딸을 옆에서 늘 따뜻하게 생각하고 챙겨줘서 말입니다.

"고마워요... 여.....봉..."

ㅎ...
눈에는 눈물이 고이는데 갑자기 '여~봉' 이라고 하니까
닭살스러워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네요..
여하튼 ..
남편 못지 않게 저또한 무뚝뚝함 그자체입니다.

하하~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 5월이 되니
문득 형제들과 연락을 자주 안하고 지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짜달시리 바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왠수같이 지내는 것도 아닌데 참 무심한 것 같았다.

그래서 며칠전 큰언니에게 진짜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 뭐하노.."
" 언니야.."
" 잘 지내제.."


경상도 사람이라 무뚝뚝한 면이 있다지만  사실 이 세가지 질문은 
나름대로 많이 물은 것이다.
큰언니는 오랫만에 전화를 한 것에 조금은 서운한 목소리였지만..
내심 따뜻한 말로 막내인 날 걱정했다.

" 우예..잘 지내나.."
" 어데 아픈데는 없고.. "
" 가쓰나..연락 좀 자주해라.."


어릴적부터 부모님 다음으로 제일 큰 어른이나 다름없이 늘 
우리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 준 큰언니..
부모님이 다 돌아 가시고 나서는 더 큰 짐을 안고 형제들에게 더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런것을 잘 알지만..
동생들이 먼저 큰언니의 안부를 물어야 하는게 당연한데..
큰언니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먼저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얼굴을 보자고 말을 한다.
사실 결혼을 하고 살면서 형제가 제일 소중하다는 것을 늘 인지를 하면서도
왜 그렇게 그 소중함을 등안시하게 되는지 가끔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며칠전 언니와의 통화를 하면서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들고..
어버이날이라 그 누구보다도 더 생각이 많이 났던 탓에 오늘 하루
시간을 넉넉히 내어
큰언니와 맛있는 밥도 먹고 재미난 연극도 보기위해
문화회관에 예약을 하고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처음엔 집안 청소나 볼일을 보느라 전화를 안 받겠지하고 편하게 생각했다.

두번째..
세번째..



계속 언니에게 전화를 해도 핸드폰에는 계속 긴 신호음만 들릴 뿐 깜깜 무소식이었다.

' 무슨 일 있나? '
' 어데 아픈가? '


전화를 계속 받지 않자 신경이 쓰였다.

'며칠전 전화 통화 했을때 다른 날과는 달리 자주 연락안한다고
서운한 목소리더니 아무래도 삐쳐서 전화를 받지 않는 건 아닐까?!'

오만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혹시나 피곤해서 목욕탕에 갔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화를 하지 않고
문자를 넣기로 했다.



" 어데 아프나?  오늘 저녁에 시간 되는가 싶어서..연락줘 ^ㅡ^ "

그런데..
목욕시간을 나름대로 계산해서 기다려도 답장도 오지 않았다.

언니의 전화를 기다리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언니가 내게 늘 먼저 문자를 넣어주고..
전화를 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받지 않거나..
귀찮아서 그냥 넘겨 버린 것들을 생각해 보니 너무한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도 문자와 전화를 했을때 얼마나 내 전화를 기다렸을까!
그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미안한 마음이 물 밀듯이 밀려 들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언니의 전화를 기다렸지만 끝내 오지 않았다.
난 어쩔 수 없이 언니와 함께 볼려고 했던 연극을 취소했다.

부산국제연극제의 마지막 날이라 아쉬웠지만..
언니와 함께 볼려고 했던 연극이었기 때문에 그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연락을 자주 안 했다고 미워서 삐치진 않았을 것 같고..
아무래도 어버이날 시댁에 갔다 피곤해서 전화를 안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그게 오히려 내 마음을 편하게하는 생각인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문자 한 통만 넣으면 1분도 안되어 문자로 답대신 전화를 하던 언니인데..
전화 통화가 제대로 안되니 혹시 아파 누운건 아닌지 ..
어떠한 상황을 모르니 정말 갑갑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

그런 하루를 보내서일까..
언니의 전화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대했던 내 자신이 엄청 부끄럽고 미웠다.
이제는 언니가 먼저 전화하게 만들지 않고 내가 먼저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드는 하루였다.

늘 안부를 먼저 물었던 큰언니와의 전화통화가 안되니 걱정이 되었고..
내가 너무 언니에게 무심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언니야..
진짜로..
미안하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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