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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02 결혼 전에는 설명해도 이해하기 힘든 아줌마의 세계.. (12)



" 자기야 이거 두개 준다. 온 김에 이거 사 갖고 가자.."
" 저기 모인 사람들 다 뭐꼬?..뭐..주나?"
" 선착순 100명은 30% 가격으로 준단다..줄 서자.."
" 오~~예..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왠 세일이고..ㅋ"

언제인지는 몰라도 어느샌가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저..
결혼 전과 많이 다른 모습에 지금의 제 모습을 볼때면 남편은
그저 조금은 어이없다는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곤 어김없이 옛날과 다른 제 모습에 한마디 하지요.

" 니.. 진짜 많이 변했다.."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전 애써 모른 척하지요.

사실 저도 남편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저 스스로 잘 압니다.
해가 바뀔수록 아줌마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몸에 익숙해져가는

것을 제 스스로 느끼고 있으니까요..

사실..
몇 년전만 해도 마트 식료품코너에서 쇼핑을 하고 있노라면..

호객행위를 하는 판매원이..

" 아줌마.. 이거 정말 싸요~."
" 아줌마.. 지금 시간부터 5분만 이 가격에 반값으로 드려요~."
라고 귀가 솔깃한 제안을 해도 전 절대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 자리를 벗어 났습니다.
왜냐..
겉으로 보면 아줌마가 확실하긴 하지만..
저 스스로
' 나 아줌마 아니거든요..' 라는 말도 안되는 주문을 외우거든요.
ㅋㅋ..
사실
물건값이 많이 싸구나 하는 것을 인지하긴해도 아줌마란 단어가
왠지 거슬려 그 자리를 피해 버리곤 했지요.
그리고 우스운 건 남편과 같이 쇼핑을 하다 그런 경우가 생기면
울 남편 제 반응에 피식 미소를 짓다가 짖굿게 한마디 거든답니다.

" 니.. 사실 저거 사고 싶은데 아줌마라고해서 안 사는 거제~. " 라고
그럼 전 이렇게 대답하지요.
" 별로 안 싼데..상태도 별로 안 좋구만.. 싼 건 다 이유가 있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도 있잖아.."
사실 그건 저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마음속으론..
' 치.. 아줌마란 소리만 안해도 하나..아니 몇 개라도 사는 건데..' 라고
외치지요.

이 모습이 바로 결혼한지 얼마 안됐을때의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솔직히 '아가씨'란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게 여자들의 당연한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의 제 모습을 보면 예전의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변했냐구요..
제일 먼저 몸이 먼저 아줌마라고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무리해도 몸이 피곤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지요.
아무래도
바쁘게 여러가지 일을 하다보니 몸이 피곤이 빨리오네요.
글구..마트에 가기 전엔 미리 전단지를 한번 쫙 읽고 가는가하면..
물건을 하나라도 사는데 다른 것도 물건값 비교하느라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린다는 것
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전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아예 쳐다 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에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있으면 뭘 파는지는
몰라도 몸이 먼저 그 곳에 날아 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물론 엉망 진창된 물건 가운데 멋진 물건을 고르기라도 하면
오~~~예!
그날 하루의 제 기분은 업!
이렇게 제 스스로 아줌마 대열에 당당히 들어 서고 있더군요.

" 니 옛날에는 아줌마라고 하면 절대 뒤도 돌아 보지 않더니..
억수로 많이 변했네...아줌마라고 부르지 않아도 아줌마들 틈에서
물건을 다 고르고 있공.. ㅋㅋ.."
" ㅎㅎ... 와.. 이상하나.."
" 아니..좋은 현상이다..이제 현실적으로 잘 직시하네.."
" 치...."

울 남편 조금은 빈정거리며 하는 말이지만..
이젠 그 말도 다 수긍이 된다는..

ㅋㅋ..

아줌마의 대열에 선 것을 울 남편은 마트에서 본 저의 행동으로만
느꼈겠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
사실은 남편 모르게 생활 속에서 완벽하게 아줌마의 행동을 하거든요.
찜질방에 언니랑 갈때면 집에서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해 가공..
( 삶은 계란, 음료수, 얼굴팩, 과일 등등...)
예전에는 아예 준비 자체를 하지 않았답니다.
돈만 들고 가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저 스스로 완벽한 아줌마란 생각을 하기전엔 찜질방에 먹을 것을
잔뜩 사 가지고 오는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 이랬거든요.

' 뭔데..으이구.. 얼마 한다고..아줌마 티를 내요~.' 라고..

그런데 요즘 제가 그런 행동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고 있지요.
거기다..버스를 이용할때를 앉을 자리가 생길 기운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제 마음은 벌써 빈자리에 편히 앉아 있는 상상을 한답니다
.
ㅋㅋ
이렇듯..자연스럽게 하는 아줌마
행동을 하는 제 자신을 보면..

' 나 .. 이제 완전한 아줌마야.' 라고 스스로 낙인을 찍어 버린답니다.

예전에는 제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자리에 자리가 생겨도 제 주위를 먼저 살피고
천천히 앉거나 저 보다 나이가 좀 많은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했었는데..
요즘에는 자리가 생기면 제 주위는 눈에 들어 오지 않고 자리에 먼저 앉게 된답니다.
그렇게 자리를 차지하면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분 업~.

ㅎㅎ...

이제 나이에 맞게 아니..
육체적,정신적으로 완벽하게 변한 아줌마가 아가씨처럼 행동한다는 것
자체를 이젠 완벽하게 포기 할려고 합니다.

솔직히 그렇게 마음을 가지니 제 스스로 편하더군요.
심적으로..
음하하~~

'아줌마.'

이 단어가 제 몸 속에 친숙하게 자리를 잡으니 자연스럽게
경제적으로 많이 절약되는 것 같다는 것도 느끼게 되네요.

ㅎ...

누구나 그렇듯이..
결혼 전에는 설명해도 이해가 안되는 아줌마의 세계..
이젠 그 세계에 입문하여 자연스럽게 경험해 보니 아줌마의 존재가
이렇게 좋을 수 없네요.
그리고..
엄청 편해요..
왜냐..
부끄럼 없이 세상을 보고 느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