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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5.08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 느낀 시어머니의 행동변화.. (6)

~~.

" 여보세요.."
" 응.. 나.. 뭐해?.."
" 청소하고 있지.. 왠일이고 아침 일찍..."

평소에 아침 일찍 전화하는 일이 없던 친구가 전화를 하고는
대뜸한다는 소리가 뭐하냐고 묻는 말이었습니다.

예전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알던 친구..
성격이 저랑 반대이지만 서로 대화를 잘 들어주는 스타일이라 제법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학창시절 친한 친구 못지않게 서로 내면적인
이야기를 서슴없이 할 정도로 친하답니다.

평소에 이른 시간에 전화를 한 적이 없던 친구였는데..
갑자기 안부를 묻는 것이 무슨 할 말이 있는 듯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침일찍 무슨 일이고?.. 무슨 일 있나?."
" 아니.. 그냥...니 목소리 듣고 싶어서..."
" 뭔데.. 그냥 아닌 것 같은데.."
" ㅎ..귀신이네.. 사실은 그냥 속상하고 화가 나서 전화했다... "
" 뭐가.. 집에 무슨 일 있나?.."

 그렇게 다짜고짜 자세히 물으니 친구는..

" 있잖아.. 나.. 정말 이해가 안간다. 우리 시어머니.."

이렇게 시어머니가 이해가 안간다는 말을 시작으로
친구의 하소연을 하는 듯한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구구절절 들어보니 친구의 말이 이해는 가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란 단어가 제 머리속에 막 스쳐지나 가더군요.

친구의 하소연은 바로..
결혼 후 둘만 알콩 달콩 살다가 몇 년전부터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셔
시댁에
들어가 산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따로 분가해서 살때는 한번씩 인사를 하러 찾아가면 반가운
모습으로 늘 맞이 했는데..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는 그렇게 따스하게 대하여 주시던
시어머니의 행동에 변화가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변하는 바로 며느리니까 당연히 부모를 공양해야하고,
효도를 해야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친구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숨 짓었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딸래미가 시어머니께 뭔가를 부탁하면 뭐든지 다 들어 주는데,

친구에게는 늘 바라는 것이 많다고 하더군요.
물론 시어머니 입장은 아들을 귀하게 키워서 결혼시켰으니 당연히
대접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어머니가 원하는 것은 알아서 잘 해
주겠지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친구는 그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 있잖아.. 며칠전에는 어디 외출할려고 하는데..
  옷이 없다고 옷 한벌 사달라고 하더라구..
  그래서 알았다고 말씀 드렸지... 그랬더니..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돈으로 달라네.. 알아서 사 입는다고.."

" 응.. 그래 어르신들도 취향이 다 다르니까 원하는 것 직접 사 입는 분 많지..
 그래서 돈 드렸나?."

" 응..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옷을 사입지 않으시더라구.
  그래서 살짝 여쭤봤지.. 그랬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딸래미가 갑자기 돈이 필요해서 거기에 부쳐 줬다네.."

" 어...시누가 생활이 힘드나?.."

" 아니.. 솔직히 시누가 못 살면 몰래 도와 준다해도 이해는 하지만
나보다 훨씬 잘 산다.."

" 그래.. 그런데 왜 엄마에게 돈을 달라고 한데?.."

" 그러게 말이다.. 근데.. 내 생각엔 생활이 어려워서 돈을 엄마에게
달라는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쓸려고 그러는 것 같더라..
한번씩 전화하면 시어머니께 힘들다는 소릴 잘 하거든..."

" 힘들겠지.. 니가 이해해라.. 어쩌겠노.. "

" 뭐.. 나도 이해는 하지만 ..
그렇다고 울남편도 돈 펑펑 버는 사람도 아닌데,
시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사정을 잘 알텐데 말야..그래도
옷 산다거나 어디에 돈 쓸 일이 있다면 말만 하면 돈을 어렵게
구해서라도 드리거든..

그런 형편을 잘 알면서도 너무 당연히 돈을 받는다는거..
물론 그 돈이 어머니가 필요한 것에 쓰는거라면 오히려 낫다..
거의가 시누 손에 들어가니..생각하면 짜증난다.."

"........."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친구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 될 일이지만..
딸래미가 친정엄마에게 이런 저런 핑계로 돈을 받아 쓰는 것이 더 나쁘지..
시어머니가 무슨 잘못이겠느냐고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
친구는 그런 상황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하소연을 해 그저 들어 주는 입장밖에..
제가 어떻게 해결책을 강구해 줄 수는 없었답니다.
친구의 긴 수다를 듣고 난 뒤 갑자기 머리가 띵했습니다.
사실 이런 얘기 들어 주는 것도 솔직히 피곤한 일이잖아요.
전화를 끊은 뒤 침대에 잠시 몸을 기댄 채 조용히 생각을 하였습니다.

왜...
시어머니들 대부분이 며느리가 해 주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할까!란 생각..
딸래미가 아무리 잘 살아도 힘들다는 소리를 하면 뭐든 다 해주고
싶을까란 생각이었지요.

사실 친구에게 말은 안했지만..
며느리가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시어머니의 행동도
솔직히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 고부간의 갈등 같아 보였는데..
이런 것은 제 3자가 이래라 저래라 이야기해서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그저 듣기만 했답니다.

사실 고부간의 갈등은 남편이 중간에서 잘 중재를 해야 평온할 수 있는
부분인데..

남편이 중간에서 제 역활을 못한다면 고부간의 갈등은 더 심화되는게
뻔한 일이잖아요.

친구도 남편에게 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오히려 고부간의 갈등은 알아서 풀어라는 남편의 말에 혼자서 끙끙
앓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저도 친구에게 해 줄 수 있는건 하나도 없었지요.
그저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 뿐...
그래도 친구는 제게 시어머니의 험담이라도 하고나니 좀 낫다고 하면서
긴통화를 마무리 했습니다.

친구가 전화를 끊는다는 목소리 뒷편에는 또 다른 갈등을 접하러 전쟁터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에게 당연하게 뭔가를 바라는걸까요?
솔직히 그게 좀 이해가 안갑니다.
시어머니들이 평소에 자주 쓰는 말 중에 며느리도 딸처럼 생각한다는
말을 하시잖아요.

그렇게 딸처럼 생각하신다면서 당신께선 진정 딸래미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때
쉽게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딸에게는 쉽게 부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말이죠...

어제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난 뒤 그저 생각이 많은 하루였습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시부모님과 함께 산다는 건 많은 것을 감수하며 이해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