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겠지하고 미용실에 들렀더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미용실안에 앉아 있었습니다.

' 휴일인데 놀러도 안갔나..다음에 머리 잘라야겠다!.' 하고
살짝 미용실 문을 닫고 갈려고 하니..
미용실 원장님께서 절 알아 보셨는지 부르셨습니다.

" 조금만 기다리면 되요..한 5분.."
" 손님들이 많은데.. "
" 미용실에 놀러 온 사람들이예요.."
' 아.. 네..."

사실 머리 자를려고 오늘 일부러 시간내서 온 거라
이 곳이  아니더라고 다른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를려고 했었답니다.
그런데..
미용실 원장님이 절 알아보고 부르는 것에 고마움의 표시로
미용실안으로 들어와 쇼파에 앉았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로 가득찬 미용실안은 솔직히 좀 시끄러웠지만..
예전보다 이런 풍경도 이젠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았답니다.

" 여기 앉으세요.."

다른 손님의 머리 손질을 다 하셨는지 원장님 절 불렀습니다.

" 저번에 머리가 너무 짧게 잘라서 그런지 정수리 부근에 좀 뜨던데..
  이번에는 그 부분은 적당히 잘라주세요..다른 부분은 깔끔하게 정리해 주시구요.."
" 아직 많이 추운데.. 너무 짧게 자르지 말까요? "
" 아니요.. 저번이랑 똑같이 잘라 주시구요.. 정수리 부분만 안 뜨게.."
" 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원장님이 제 머리를 자르려는데..
갑자기 한 아주머니 저에게 한마디 하시더군요.

" 아가씬지 아줌만지 모르겠지만.. 무슨 머리를 그리 짧게 잘라요.
 지금도 짧은데...머리 숱도 많이 없구만.."
" 그러네.."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원장님께 머리를 맡긴 채 쉬고 있는데..
왠 아주머니 갑자기 남의 머리 자르는데 대해 참견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 뭔데...남의 머리가지고 참견이고..';;;;;;;
 
뒷통수에서 날 지켜 보면서 한마디씩하는 아주머니 목소리에
눈을 떠서 거울에 비치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그때..
원장님 분위기 파악을 조금 하셨는지..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 이분은 짧은 머리가 엄청 잘 어울려요.. "
" 근데..머리를 왜 그렇게 짧게 잘라요? "

제 머리에 관해서 왈가왈부하는 모습에 전
카리스마 있는 표정으로 거울에 비친 아주머니를 쳐다 보았습니다. 
그 순간 미용실안 분위기가 쏴~~.(썰렁~)

몇 분이나 지났을까..
나의 머리에 관심을 보였던 아주머니들..
이제는 어느집 며느리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 00집 며느리는 완전 시어른을 업신여긴다데..
돈을 벌어서 그런지 어른들 공경은 아예 없데.."
" 참말로.. 요즘 며느리들은 예전같지 않아..
돈만 벌어주면 다 되는 줄 아나보더라구.."
" 그러게...정말 버릇이 없어.."
" 아이구.. 그래도 00집 며느리는 좀 낫다..
00집 며느리는 일도 안하는데도 시어머니 밥도
 제시간에 안 차려 준다데.. 돈도 안 벌고 공양도 잘 하지 않고..쯧쯧..."

미용실에 앉은 동네 아주머니들은 누구집 며느리인지는 몰라도
남의 이야기에 핏대를 올리며 며느리 험담을 정말 적나라하게 하였습니다.
나도 며느리 입장이라 그런지 아주머니들의 말을 듣고 있자니 정말 껄끄럽더군요.
그저 얼른 머리를 자르고 미용실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원장님도 평소와는 다른 제 인상을 보고는 좀 알아차렸는지..
미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머리를 다 자르고 샴퓨실로 들어가 머리를 감을려고 누웠는데..
원장님 조용히 한 말씀하셨습니다.

" 오늘따라 아침부터 와서 지금껏 가지도 않고 계속 저렇게 놀고 계시네요..
  미안해요.. 시끄럽죠.."
" 아...네... "

' 네.. 시끄러워 죽겠어요! ' 라고 한마디하고 싶었지만,
미용실 원장님이 미안해하며 조용히 말씀하시는데 안 좋게 이야기를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그저 대답만 했습니다.

며느리 험담을 머리를 다 손질할때까지 하는 아주머니들..
정말 남의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더군요.

머리를 다 손질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남의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지..
사실 제 성격이 남의 이야기를 하며 수다를 떠는 성격이 아니라서 그런지
미용실 아주머니들의 모습을 보니 제가 보고 느끼기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동네 미용실은 동네 아주머니들의 수다방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미용실에서 그런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면 좋게 생각했던 것까지도 깨진답니다.
에공.. 그래도 옛날 미용실 풍경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옛날엔 어땠냐구요..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고..
좋은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누구 누구는 사이가 참 좋아 보기 좋더라.."
" 아이가 머리가 참 총명한걸 보니 엄마를 닮았어.."
" 누구집에 큰딸이 이번에 결혼한다네 정말 좋겠어.."
" 칠순잔치를 한다는데 참 좋겠어..가족들도 화목하고.." 등..
누굴 씹으며 욕하는 장소가 아닌 서로의 대소사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같이
축하해주거나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며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길 하며 서로가
부러워하는 그런 장소였답니다.
물론 먹을 것이 있으면 가져와 같이 나눠 먹으며 언니 동생하는 그런 곳이었죠.
여하튼 예나지금이나 미용실에서 남의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긴해도
옛날엔 남의 험담 보다는 좋은 이야기를 하며 서로 친목을 다진 장소였다는...
어때요..옛날과 많이 다른 동네 미용실 모습에 왠지 씁쓸해지죠.
여러분의 동네미용실은 어떤가요?!..
혹시 우리 동네처럼 그렇진 않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