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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점심 같이 먹을래?. 시간되니?"
" 오늘..날도 추운데.."
" 으이구... 밖에 나와봐라..햇살은 따뜻하다..바람도 안 불고.."
" ㅎ.. 알았다.. "

갑자기 연락한 친구인지라 나가기 싫다고 안 나갈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했습니다.
제가 원래 추우면 밖에 잘 안나가거든요..ㅎ
그나마 가까운 곳인데다가 지하철내리면 바로 약속장소라 다행이었지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날이 추워서 그런지 지하철안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몇 코스만 가면 내리는것에 위안을 삼고 서 있는데..
갑자기 제 앞에 앉아 있던 한 할머니께서 아이에게 요쿠르트 하나를 주더군요.

" 아이고..고녀석 귀엽게 생겼네..자...이거 하나 먹어라."

" 네.. 감사합니다."

" 니 지금 뭐하니!..
모르는 사람이 주는 것은 절대 받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

" ......... "

아이 엄마가 갑자기 아이를 다그쳤습니다.
아이는 할머니에게 받은 요쿠르트를 엄마 눈치를 보며 다시
할머니에게 건냈습니다.
" 할머니.. 여기.."
" 괜찮다 .. 이거 마셔도 된다. 금방 마트에서 산 거야.."
" ..... "

아이는 엄마의 한마디에 기가 잔뜩 죽어서 일까..
할머니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저 엄마 눈치만 보더군요.
이뻐서 아이에게 요쿠르트를 건낸 할머니는
젊은 아주머니의 행동에 기분이 무척 얺잖은 모습이었습니다.

옆에서 이런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있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 모습을 지켜 본 전 왠지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할머니는 아이가 당신의 이쁜 손녀 같아서 아무 사심없이 주었던 것 같았는데..
젊은 아주머니의 싸늘한 한마디에 할머니의 기분도 다운되어
보임과 동시에 지하철안 분위기도 갑자기 설렁해졌습니다.
왠지 모르게 지하철 안 분위기는 삭막한 현실을 그대로 느끼기에 충분했구요.

 ' 요즘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이건 좀...'

제 3자의 입장에서 본 할머니와 아주머니의 생각 차이에서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제 어릴적만해도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가다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라도 하면
어르신들이 이쁘다고 과자도 사 주고..
용돈 (단돈 100원이었지만.)이라도 주면
전..
"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어르신에게 하면 엄마는 피식 미소를 짓고는..

" 아이고.. 뭐하러 줍니까.. "
" 인사도 잘하고 이뻐서...참 착하고...."
그렇게 어른신이 말씀하셨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저도 현실에 조금씩 물들어 가고 있지만..
왠지 오늘 젊은 아주머니가 내 뱉는 말에서 삭막한 현실을 더욱더 몸소
느끼겠더군요.
텔레비젼 뉴스에서 운전사가 건낸 음료수를 손님이 마시고 의식을 잃고
지갑을 털렸다거나, 시골에서 농약이 든 요쿠르트를 얻어 마셔 사망했다던
기사는 사회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지하철에서 본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니 일부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왠지..
현실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처럼 말입니다.
' 세상은 아직도 온정과 사랑이 가득한 곳이야! '라고 생각하고 평소
긍정적으로 살고 있었는데..
세상은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건낸 요쿠르트 하나에..
기겁을 하고 받지 말라는 아주머니의 말에
' 이게 바로 우리가 보고 느끼는 현실이구나! ' 하는 씁쓸한 마음이 가슴깊이
파고 들었답니다.
아이도 할머니의 행동이 순수한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해서 받아 들인
행동일텐데..
아이의 그러한 행동을 굳이 야단쳤어야만 했던 젊은 엄마의 마음을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해는 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세상은 서로 믿지 못하는 삭막한 현실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엄마의 행동이었습니다.

만약 아이 혼자였었다면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 주는 것에 한번쯤 생각해 보고
행동하라고 말했을 것이지만..(' 아예 받지도 마! '라고.. )
엄마와 함께 있을때 그 상황에 대해 남이 사심없는 호의에 관한 일에도
아이에게 정색을 꼭 했어야만 했을까!하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세상을 너무 긍정적으로만 생각해서 본 것인가요?
아님 현실적이지 못한 것일까요!
그저 생각이 많은 하루입니다.

가면 갈수록 사회가 왜 이렇게 삭막해지는지..
때론 인정이 메마른 현실을 뒤로하고, 훈훈한 인정이 넘쳐 났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답니다.
오늘 지하철에서 본 것처럼 삭막한 현실을 볼때면 누구나 다 그런
마음이 들었겠지요.
쩝~.

 

 


오늘은 우리 부부가 지금껏 살면서 모르는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제일 감동을 받은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서두부터 화두를 올리는지에 대해
저녁에 우리 부부에게 있었던 감동적인 일을 소개할까 합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경성대부근을 지나다 남편이 저녁 대신으로 치킨을
먹고 들어가자고
해 우린 즐겨가는 단골집 치킨집에 들렀습니다.
우리가 즐겨 가는 치킨집은 대학가 주변이라 그런지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입니다.
오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가게안은 북새통을 이루더군요.

" 오늘은 2층에도 꽉 찼네..3층에 올라가야겠다."

" 그래.. "

평일인데도 2층까지 꽉 차 버린 치킨집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여하튼 우린 3층에 올라가 밖이 보이는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혹시 담배하십니까? "

" 아니요.. "

" 죄송한데요.. 여긴 흡연석이라 ..좀 불편하실텐데.."

" 네.. 괜찮습니다. 사실..가게앞에 주차를 해 놓아서요..
단속에 걸릴 것 같아서
여기서 보며 먹을려구요.."

" 저녁에는 잘 안다니던데요.."

" 네..."


아주머니는 저녁에는 불법주정차 단속반이 잘 안다닌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그 말을 우린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우리 동네 주택가인데도 시도때도 없이 불법주정차 단속반이 다니는 걸 봤거든요.
그리고 이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주변이라 음식점도 많고 차도 많아
주택가보다 더 단속할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던지라 아주머니의 말은 귀에
들어 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불법주차한 사람이 알아서 차를 관리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을 했지요.
(참고로 이 곳 주위에는 주차장이 없어서 대부분 한쪽에 주차를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하고 주차를 하지요.)

남편과 전 치킨을 먹으며 수시로 불법주정차 단속반이 지나가지나 않는지
쳐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치킨을 먹은지 얼마 안되었을때 잠깐 밖을 쳐다 보는데..
남자와 여자가 한참동안 우리 차를 두리번거리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 자기야.. 저 사람들 지금 뭐하는 것 같노.."

" 와..무슨 일인데.. 음...차 뺄려고 하는데 우리 차땜에 못 빼서 그라나~"


한참동안 우리 차를 이리 저리 보는 모습이 남편 말대로 차를 뺄려고 하는데
너무 차 간격이 좁아서 그러는 것으로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과 그렇게 대화를 하며 치킨을 먹으며 그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는데..
그때 갑자기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 여보세요.. 네에?!.. 아이고...감사합니다."

" 누군데? "

" 응.. 차에 키가 꽂혀 있다고 전화왔네.."

" 뭐?!.."


(치킨가게에서 내려 다 본 주차된 차들.. - 이 중에 우리 차 있삼! 가로등 밑에..ㅎ)

남편은 그 말을 하고는 허겁지겁 차가 있는 쪽으로 내려 갔습니다.
가게안에서 남편을 보니
남편이 차가 있는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 가고 있더군요.
우리 차 옆에 있던 남녀는 남편을 보더니 무슨 말을 하곤 서로 목례를 하고는
그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남편이 차 키를 뽑고 다시 가게로 오는 모습을 보니 안도의 한숨이 길게
쉬어지더군요.

'....다행이다....' 라고...


(우리가 앉은 자리는 저기 3층 오른쪽 창가..)

남편도 제 마음과 같아서인지..

치킨집에 올라 와서 절 보자마자 이러는 것입니다.

" 아이고.. 큰 일 날 뻔 했다..학생들 참 착하네.. 착해...."

" 다행이다..여하튼.. 자기 깜빡했나 보네.. 왜 그러노..으이구.."

" 그러게.. 정말 다행이다.. 이제 조심해야겠다..
오늘 잘 못 했다간 차 잃어 버릴 뻔 했네.."

" 그래.. 누가 차 타고 갔으면 완전 끝장이지..
여하튼 그 학생들 정말 고맙네.."

" 그런 것 같다.. "

남편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물 한잔을 한숨에 들이켰습니다.
그리고는 감동이 시간이 흘러도 사글어 들지 않는지 계속 말을 하더군요.
사실 울 남편 평소 말을 잘 안하는 스타일인데 감동 진짜 진하게
받은 것 같았습니다.


" 착해....착해... 정말 세상이 이렇게 밝아 보이긴 처음이네..
아직은 살만해..맞아.. 살만해.. 하하하..."

" 그런 것 같다.. 정말 오늘 차 한대 다시 얻은 것 같네..ㅎㅎ"


남편과 전 학생의 따뜻한 친절함에 감동의 물결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남편과 전 치킨을 먹는 내내 그 친절한 학생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와 같은 일(차 키를 꽂은 채 주차한 상황.)이 있었을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지요.
물론 우리 둘만의 생각이지만..
대부분 차에 키가 꽂혀 있는 것을 봐도 모르척 지나갔을 것 같았고..

그 다음은 전화로 알려주는 분이 있을 것 같고..
오늘 보았던 친절한 대학생처럼 차 주인과 전화통화를 한 후

주인이 올때까지 기다려주는 분도 있을 것이라구요..



사실 삭막한 도심에서 살면서 이렇게 가슴으로 따뜻하게 느낀 감동적인 일은

별로 없어서 일까요..정말이지 우리 부부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뭔가를 받은 느낌이었답니다.

" 어야든가(여하튼).. 돈 많이 벌어서 빨리 시골로 이사가고 싶었는데..
이 곳도 나름대로 살만은 하네.. 그자.."

" 그러게.. ㅎ.."


가면 갈 수록 각박해지고 자기 중심적인 삭막한 도심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 나고 싶은 우리 부부인데..

우리 부부 오늘은 상당히 감동을 받았긴 받은 모양입니다.
삭막한 도심도 살만하다는 말을 쉬임없이 하는 것 보면요..

ㅎㅎ..

여하튼..
오늘 우리 부부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 준 두 대학생에게 정말 고맙다는
글로써라도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어때요..
삭막하다고 해도 세상은 아직도 따뜻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죠..
 
차 한대 새로 얻은 것 보다 더 큰 감동을 우리 부부에게 준
두 대학생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다시 전합니다.

" 고맙습니다. 따뜻한 세상을 느끼게 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