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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장을 보기위해 재래시장에서 이것저것 사고 돌아 가는 길에 

막 등산을 하고 내려 오는지 연신 땀을 닦으며 남녀가 택시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솔직히 얼굴 보다는 알록달록 화사한 꽃무늬의 등산복이 더 눈에 띄더군요.
그때 갑자기 남편이 그 모습을 보고 싱거운 소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 니 등산하러 가는 사람들 중에 불륜인지,
부부인지 어떻게 한번에 알 수 있는지 아나? "


갑자기 남편의 뜬금없는 말에 의아한 눈빛을 보내었지요.

" 내가 우예 아노.."
" 쉬운데.. 저기 두 사람 잘 봐봐.."
" 모르겠는데.. "
" 으이구... 배낭 맨것 보면 안다 아니가.."
" 배낭?!..배낭이 왜? "
" 잘 생각해 봐라.."

날도 더워서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은데 남편의 말에 그저 어이없다는
듯 쳐다 볼 뿐이었습니다.

' 뭔 말이고..'
' 배낭이 어쨌다고..'
' 날 더브니까 별 싱거운 소리 다하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죠.
그때 남편이 제가 대답을 빨리 안해 갑갑했는지 이내 답을 말하더군요.

 (매경이코노미사진출처)


" 남녀가 배낭을 따로 매고 있으면 두 사람은 불륜이고..

  남녀 중 한명이 하나의 배낭을 매고 있으면 두 사람은 부부다.."

엥..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고...'

남편의 말도 안되는 답에 어이가 없어 웃음이 다 나더군요.

" 으이구.. 날 더븐데 좀 웃기지 마라.. 힘없다..
근데 왜 배낭수가 뭐 어때서 한번에 불
륜을 구별하는데..
이야기나 좀 들어보자.."

" 진짜 모르겠나.. 그럼 내 설명 잘 들으레이..
부부가 가까운 산에 등산을 가면 배낭을 굳이 두개 가지고 나갈
이유가 뭐가 있겠노..

하나에 필요한 것을 넣어서 가지고 다니면 되지..
근데 불륜은 따로 만나서 등산을 가기 때문에 배낭이 꼭 필요하지..
서로 소지품도 가져 와야하고 간단히 먹을 것도 준비해야 하고..

그래서 배낭으로 알 수 있다는거다.."

" 참...나.. 별 희안한 불륜 구분법이 다 있네.. 여하튼 재밌다.."

조금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저 우습더군요.
남편은 웃고 있는 내 모습이 재밌었는지 또 한마디 건네었습니다.

" 두번째 문제다..
남녀가 외출할때 손을 꼭 잡고 다니면 부부겠나..불륜이겠나.."

" ㅎ...그건 쉽네.. 손 잡고 다니면 불륜 아니가..
우리를 봐라 나가면 손 잡고 안 다니잖아..남처럼 따로 걷잖아..늘.."

남편은 그냥 우스개 소리로 한 말이었는데..
제 대답에 뭔가 충격을 받았는지 갑자기 말이 없더군요.

" 아니가? 내말 틀렸나? "

" 맞다..근데 그냥 웃자고 한 말이었는데 니 말을 듣고 보니
우리 다니면서 진짜 손 안 잡고 다녔네.."

" 으이구 ..인자 알았나.."

남편은 날도 덥고 지쳐 보이는 아내를 재밌게 해 줄려고 한 말이었는데..
마지막 문제를 내고는 심각한 모습을 했습니다.
뭔가 많이 느꼈다는 듯이 말입니다.
무뚝뚝한 경상도 아저씨와 아줌마다 보니 손 잡고 다니는건
솔직히 닭살이 돋는 일이라고 서로 느껴서 일까..
늘 외출을 할때는 손을 잡지 않고 보폭을 맞추며 걸을 뿐이었지요.

" 날 선선하면 인자 손잡고 다녀보자.."
" 와..남들이 보기에 불륜처럼 보이고 싶어서..ㅋ"

솔직히 결혼 후에도 늘 손을 잡고 다니는 건 불륜의 의미보다는 서로를
위해 맞춰가는 모습인데다가 머
리로만 아닌 마음으로 손을 잡는 것인데
우린 마음은 커녕 머리로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그저 씁쓸했답니다.
이제부터라도..
손을 잡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걸어야겠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불륜처럼 보이더라도 말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