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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억수로 따시네..그자...완전 봄날이다. "
" 덥구만..."
" 으이구..무드라고는.."
" 사실 덥잖아..햇볕이 바로 들어오니 덥네..창문 좀 열어라..."
" 됐다..마... 황사들어 온다.......... "

연애때는 얼굴과 달리 무드하면 '미스터 김'이더만..결혼생활이 길어 질수록 연애때의 모습은 어디론가 없고남편의 말한마디에 정말이지 확 깰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희한하게 여자들은 결혼해도 가면 갈 수록 무드가 무르 익는 것 같은데..남자는 다른가 봅니다. 아니 우리 남편만 그런감?!...

따스한 오후..포근한 햇살에 몸이 나른해지고 왠지 가게 가는게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싫은지..
이런 날씨엔 고속도로에 몸을 맡기고 여행을 가는게 딱이라는 생각이 뇌리 속에 꽉 찼습니다.
이러다 혹시 나...봄바람 나는거 아냐..ㅋㅋ...

잠깐 동안의 행복 가득한 상상을 하고 가게에 도착..
근데 참...
가게에 도착하니 조금전 봄바람 난 제 모습은 어디론가 가고..
일에 몰두하려는 모습에 '그래..이게 현실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게에 오자마자..
우리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바로 밥을 먹는 일입니다.
집에선 거의 잠만 자고 쉬고 오는 공간이거든요.
밥은 가게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솔직히 전 엄청 편하답니다.


남편과 오자마자 가게에서 밥을 먹고 잠깐 쉬는 동안 음악을 들으며

앉아서 컴퓨터을 하는데 왜 그리 잠이 쏟아 지는지...
그런데 울 남편은 팔팔하게 제 옆을 이리저리 다니네요..
전 완전 병든 병아리마냥 잠이 와 죽겠는데 말입니다.

" 자기야.. 잠 안 오나? "
" 잠.. 아니..왜? 어제 잠 못 잤나? "
" 아니..그게 아니고.. 밥 먹고 나니 잠이 막 와서..춘곤증인가..완전 괴롭네.."
" 괴로우면 밥 묵지마라..그럼 잠 안 올거아니가.."
" 뭐?!......."


" 왜 놀라노.. 춘곤증은 따뜻한 봄날 밥 먹은 후 생기는 증상 아니가..
그러니 밥 묵지 마라고..ㅋㅋㅋ"
" 으이구... 마...됐다... 내가 자기한테 뭘 더 바라겠노.."

정말 가면 갈 수록 울 남편 왜 그런다죠.
남편의 황당한 대답에 정말 잠이 확 깨네요.

' 그래..그럼 좀 쉬어..봄엔 그런 현상이 대부분 오잖아..'

라고 이쁘게 말해주면 어디가 덧 나나요..
정말 무드라곤 눈 씻고 찾아 봐도 안 보이는 울 남편입니다.
연애때와는 달리 왜 이렇게 무드가 점점 사라지는지...
헐........
그저 할말을 잃게 만든 남편이었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모습을 뇌구조로 보니


1. 민낯으론 외출 불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일 눈에 띄게 표시가 나는 것은 아마도 얼굴..
20대엔 따로 얼굴에 색조화장을 하지 않고 립스틱만 발라도 화장한 듯 화사한 얼굴이었지만
지금은 비비크림을 바르지 않고는 외출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니 안됩니다..ㅋ
왠지 칙칙한 피부톤이 나이 들어 보여 더 그런 마음이 드는지도 모르겠네요...
나이가 들수록 아줌마들이 파운데이션을 진하게 바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됩니다..ㅜㅜ

2. '다이어트 이게 무슨 말이죠?!' 란 말을 할 정도로 외모에 대한 신경은 좀 소홀하네요.
날씬한 몸매도 좋긴하지만 몸매를 우선적으로 하는 것보다 이젠 아프지 않고 내 몸의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보양식을 찾게되니 말입니다.

3.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끄러움이 점점 사라지는 내 모습...

4. 수다쟁이로 변한 내 모습.. 같은 또래의 아줌마들을 만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공감을 하며 말이 많아지고 있더라구요.

5. 편한 복장이 좋아! .. 특별한 날이 아니면 외출할때 편한 복장을 선호하게 되는 내 모습 ..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남편이 간혹 놀려대곤 한답니다. 오늘처럼 말이죠..ㅎㅎ

6. 이 놈의 건망증.. 메모를 하지 않으면  깜박깜박하게 되는 이 놈의 건망증...
나이가 들어 간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7. 집에 하루종일 있는 날엔 정말 내 자신을 내려 놓는 사람처럼 편하게 있지요.
물론 남편과 같이 있어도 ... 아톰머리는 자연스런 일상...ㅋㅋ



그럼 남편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1. 현실적으로 사는게 좋다! ..
결혼초엔 분위기맨이라고 할 만큼 나름대로 분위기를 잘 아는 남편

지금은
츄리닝으로 이불속에 자연스럽게 들어 올 정도로 몸에 배인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을 볼때' 이 사람도
아저씨 다 됐네' 라고 피식 웃게 됩니다.

2. 조심성이 없어져...
결혼초엔 방귀 뀌는 것도 조심스러워 밖으로 조용히 나가던 남편이었는데

요즘엔 신호가 온다 싶은 자연스럽게 장소에 구애 받지 않네요..
뭐...밖에선 그러지 않지만 집안에서 말이죠. 그 놈의 조심성은 어디로 다 사라졌는지..

3. 귀차니즘이 가득한 남편의 모습을 심심찮게 보게 되네요.
남편의 이미지상 간단히 말하자면 씻는 것부터..ㅋ

4. 음식 하나에도 몸 생각을 하며 먹는 남편...
요즘엔 보양식도 보양식이지만 몸을 생각해 술도 완전히 끊었다는...
담배는 일지감치 안 폈고.....대단하죠...

5. 무드가 시들... '무드가 뭐야?!.' 할 정도로 예전의 무드남은 없어졌네요.
특별한 날 이벤트는 물론이고 무드란 무드는 다 만들더만 세월이 야속해...ㅠ

6. 편한 복장 매니아...나보고 맨날 편한거 입는다고 하더니 쳇....
남편도 나 못지 않음..


아무래도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될 듯...ㅋㅋ ( 우리부부 생활상 다 보이겠네요..ㅡ,ㅡ;)
여하튼 ..결혼13년 차의 우리부부의 모습과 행동이 옛날보다는 참 많이 변했지만..
그 속에서 보이지 않는 진한 정과 사랑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세월이 점점 흘러 가면서 어떻게 더 변하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한결 같을거라 생각합니다.

쭈글쭈글한 모습이 되더라도 .....ㅎㅎ


 

신혼초에는 누구나 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말을 하고 이쁜 모습만 보이고 싶어하지만 ...
참 희안한게 결혼생활이 점차 길어질 수록 조금씩 그런 마음이 퇴색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살아 가면서 서로에 대해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  알게 되어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 으이구...다 됐네.."
" 뭐라하노.. 따뜻하게 보인다고 사 줄때는 언제고..치.."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
작년 겨울에 홈쇼핑에서 남편이 기모바지를 사줬거든요.
내복을 안 입어도 따뜻하게 보인다면서...
그랬던 사람이 오늘 외출하는데 그 옷을 입으니 대뜸 웃으면서 제게 한 말이었죠.
남편이 말한 ' 다 됐네..' 이 말..
농담이 가득 섞이고 웃자고 한 말이지만 순간 기분이 조금 안 좋았답니다.
' 다 됐네 ' - 즉, '이제 완전한 아줌마가 다 되었다'란 뜻...
편하게 보이고 따뜻하게 보인다고 사 줄때는 언제고 고무밴드로 된 바지 입는
모습에 일부러 절 놀린 말이었죠.

참....나..... 그런데 참 우스운게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 다른 옷을 갈아
입을만도 한데
그려려니 하고 저 또한 웃어 넘기게 되네요.

' 그래.. 나...다 됐다....' 라고 마음 속으로 말하면서 말이죠. ㅋ

예전엔 기분 나쁜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도 말 한마디 잘못하면 싸움이 나기 일쑤였는데...
결혼생활이 길어 질수록 기분 나빠질 이야기인데도 그저 이해하고 넘기게 됩니다.
아무래도 서로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현실적인 상황판단이 잘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생각해보면 내 성격이 변한건지.. 아님 마음이 넓어진건지...
조금 아리송하지만 결혼초에 비하면 지금의 내 모습은 정말 많이 변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물론 저뿐만 아니라 남편도 저 못지않게 많이 변했지만요..
그래서 오늘은 결혼초와 확연히 달라진..
결혼 13년차, 우리부부의 모습을 뇌구조로 재밌게 분석해 봤습니다.

 
결혼 후..
'이 남자와 결혼하길 정말 잘했어!'라고 느낄때..
" 이상하네 머리가 와이리 가렵노..."
" 안 감았나? 왜 갑자기 근지럽다 그러노..더럽게.."
" 으이구.. 아침 저녁으로 샤워하는거 보면서도 그러말 하노.."
" 그런데 갑자기 왜 가려운데.."
" 몰라...아까부터 그러네...한번 봐 봐레이..."

몸은 별로 안 가려운데 갑자기 머리 정수리 부분이 근지러운거 있죠.
그래서 남편에게 머리 좀 보라고 하니 남일인냥 농담처럼 받아 들이는 모습에
갑자기 서운한 마음이 쏴~~.
그렇다고 정수리 부분을 혼자서 볼 수 없는 상황이공..
여하튼 기분은 좀 상했지만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남편에게 머리를 들이 내밀며 손으로 가르켰지요.

" 자기야..여기.."
" 알레르기는 아닌 것 같은데..붉은 반점은 없는데...음..."
" 왜?!.. 뭣땜에 ..뭐 있나? "
" 흰머리가 좀 있네..그러고 보니 염색한지 몇 달 됐제.."
" 어..그러고 보니 좀 됐네..흰머리 많나? 어..어? "
" 아니 ..집에 가서 염색해주께.."
" 음..염색해 준다는거 보니 많은가 보네..그자.."

그래도 남편이 머리 염색하자는 말에 서운했던 마음은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사실 나이는 그리 많지 않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보면..
나이에 비해 흰머리가 좀 빨리 나는 편인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엔 유전인 것 같기도 하공...
어릴적 엄마가 30대일때는 정말 젊었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엄마의 모습은 빨리 변해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흰머리가 빨리나서 더 그랬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염색하러 미용실에 참 자주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엄마 뿐만 아니라 울 언니들도 흰머리가 참 빨리 나더라구요.
'설마...난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한 저..
하지만 그것도 유전인지 저또한 어느 순간에선가 흰머리가 나는 것입니다.
뭐.. 그렇다고 숨풍~숨풍 나는 것은 아니구요.
정수리 부분과 귀옆 부분에 군데군데..
전 머리가 짧다보니 머리가 긴 언니들보다 흰머리가 더 표가 나는 것 같아
흰머리가 몇 가닥이라도 나올때마다 흰머리가 난 부분만 살짝 염색을 하는 편입니다.
처음엔 미용실에 가서 염색을 했지만 요금이 정말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머리가 길면 별로 아깝지 않을텐데 짧은 쇼커트라 100,000만원 가량하는
염색비용이 솔직히 아까워 미용실에서 염색하는걸 끊었답니다.
미용실에 가서 염색만 하면 머리 상하지 않게 한다고 앰플을 꼭 해야 한다나 어쩐다나...헐...
그 이후로 흰머리때문에 신경쓰면 울 남편이 해결을 해 준답니다.
처음엔 쪽가위로 흰머리가 난 것만 잘라 주곤 했는데..
요즘엔 머릿숱 생각에 그저 흰머리가 나는 부위에 부분염색을 해 준답니다.
솔직히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하는 것보다 남편이 머리염색을 해주면
기분도 좋고 사랑이 더 돈독해지는 것 같아 좋습니다.
뭐..남편이야 귀찮겠지만요..ㅋ

두~세달에 한번 염색을 하는 편이긴 하지만..
때론 염색하는 것이 귀찮을 법도 한데 그런 내색 한번 하지 않고 잘 해 줍니다.
그럴때마다 참 고마운 사람..
좋은 사람..
날 엄청 사랑하는 사람이구나하고 느끼곤 하지요.
물론 무뚝뚝한 경상도 아지매라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느끼지만요.

그런데..
지금 곰곰히 생각해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때도 있더군요.
날 평생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곁에 없다면 어땠을까하는 마음...
그래서일까요.
절 아끼고,사랑해주고,위해주는 남편이 있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결혼 후..
살아 오면서 ' 이 남자와 결혼하길 정말 잘했어..'라고 느낄때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지만요...
그럼 지금 생각나는대로 한번 나열해 볼까요..

첫번째는..
힘들때 내 맘을 누구보다도 잘 읽어주며 위로해줄 때이구요.
어릴적 아버지의 넉넉한 마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두번째는..
늘 내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때입니다.
" 자기야..나..하고 싶은거 있는데.."
" 나..이거 할 수 있을까? "
" 성공할 수 있게 도와 줄꺼지.."
살다보면 때론 이런 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울 남편은 기꺼이 제게 이렇게 말하죠.
" 그래.. 니 하고 싶은거 해라..잘 될거야.." 라고 ..

세번째는..
'남편이 있기에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다.' 라고 느낄때..
무슨 말이냐구요..
울 남편은 키도 크고 체격도 좋습니다.
누가봐도 보디가드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어두운 밤길 남편과 데이트를 해도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ㅎ.....

네번째는..
내가 꼭 필요할때 옆에 있을때..
흰머리가 나서 신경쓰는 제게 염색을 해 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등이 가려울때 효자손보다 남편이 긁어 줄때 정말 좋아요.
남편의 사랑의 손길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요..

다섯번째는..
세상에 변하지 않은 내 편이라고 느낄때..
결혼 후, 솔직히 고부간의 갈등을 그다지 느끼며 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찬찬히 기억해 보면 아마도 남편때문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댁과의 트러블이 있어도 늘 절 먼저 생각해주는 남편때문에
제가 한걸음 뒤로 물러 설때가 많았답니다.

여섯째..
늙어서 힘없을때도 내 옆에서 늘 함께 있겠다는 남편의 따뜻한 마음때문이지요.
뭐..그거야 늙어봐야 알겠지만...ㅎㅎ
:

헤~~
바로 직설적으로 생각해서 적어 봐도 남편이 있어 참 좋은 점이 꽤 되네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남편의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사는 것 같아요.
겉으론 무뚝뚝한 경상도아저씨의 모습이지만 말입니다.
그래요..
때론 왠수같지만 남편이 있어 참 좋다고 느낄때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남편도 저처럼 그런 마음이 들겠죠?!....
아마도 말로 표현하지 않지만 남편 역시 내가 옆에 있어 행복할겁니다.
ㅎㅎㅎㅎ......


 

 
결혼 초만 해도 절 보면 이쁘다란 말을 달고 다니던 사람이었는데..
이제 그 사랑이 식은 걸까요?!..
아님 제가 아직도 옛날의 그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서 일까요..
ㅎ...

결혼 12년..
짧다면 짧은 세월일것이고..
길다면 길게 느껴지는 세월일겁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관점이 다 틀리니까요.
전 12년이란 세월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참 짧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더 남편에게 옛날의 모습 그대로 이쁜 모습으로 보여지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울 남편 어제 제게 충격적인 말을 했다는..

" 니 하나도 안 이쁘다.."

" 결혼할려면 뭔 말을 못하겠노.."

" 그때 내가 눈이 삐었지.."
ㅠㅠ...

남편의 충격적인 대답에 전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뭣이.. 뭐라꼬..문디... 어떻게 내한테.........나쁘다..' 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이 실언을 했겠지하고 다시 한번더 마음을 가라 앉히고 물었습니다.

" 자기 진짜가? "

" 진짜 내 안 이쁘나? "

" 자기 헛 말이제..아직도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잖아.. 맞제.."


하지만..
남편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대답을 하더군요.

" 아니.. 니 안 이쁘다.. 진짜로.."

전 한번도 아닌 두번을 같은 대답에 연거푸 충격을 받았습니다.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쁘다고 하면 어디가 덧나나?
누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닌데..너무하네..'

여자들이 원래 그렇잖아요.
사소한 행동이나 말 한마디에 엄청 감동 받는다는 것...
저도 여자니까 당연히 사소한 것 하나에 감동을 받고 상처를 받는 가녀린 여자인데..
그런데..
어떻게 내게...

결혼 1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늘 나만 바라 봐 주고..
이뻐해 주고..
사랑해 주며..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 주길 바랬는데..
그런데 남편의 대답을 들으니..
결혼 초와 지금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변했어..변했어...문디..어떻게 사랑이 변해...ㅠ'

결혼 초에는 모든 행동이나 말 한마디에도 이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더니..
헐.....
그것이 다 거짓........

남편의 무성의한 대답에 화 난 얼굴을 하고는 창밖만 바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분위기가 좀 아니라는 생각을 그제서야 했는지 한마디 하더군요.

" 니는 아직 내 모른다...니는 꼭 눈으로 확인하고 말로 들어야 아나? 으이구...
이만큼 살았으면 알아서 해석 잘해야지..농담도 구분 못하고..니는 아직 멀었다.."

" 뭐라하노..내가 뭘..."

" 이쁘다고 말하는건 마음이 이쁘다는거지.. 외모가 무슨 소용이고..
마음만 이쁘면 되지.. 난 그 마음을 좋아한거다...
마음이 이쁘면 외모도 이쁜거지..
여하튼..이 시간 이후로
이쁘나.. 사랑하나.. 좋나..그런거 물어보지마라..
우리사이에 물을 말 아니다 아니가...
마음으로 느끼고 살면 되지..이쁜게 뭔 소용이고..
그렇다고 니가 못 생겼다는건 아니데이.. 또 오해하지 말고.."

ㅎ....
무뚝뚝하고 말도 길게 잘 하지 않는 울 남편..
철없는 아내의 투정에 대해 확실하게 긴 말로 대응을 하였습니다.

' 맞네.. 마음이 중요하지.. '

남편의 말을 듣고 나니 그 말이 뇌리속에 맴돌면서 씨익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 왜 그랬을까?!..남편은 날 보면 뭐든 다 아는데..
왜 나는 그런 남편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일까?!..
어린애같이...'

그런 마음이 들면서 부끄러웠습니다.
결혼 12년이란 세월을 살면서 마음 편히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살면 되었지..
뭣 땜에 또 확인을...ㅎ

결혼초부터 지금껏 남편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진 않았는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되더군요.

근데..
참 간사스러운건..
남편이 절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아도 ..
' 이쁘다.'
' 니가 제일 좋다.'
라는 빈 말이라도 왜 그렇게 듣고 싶은지..

여하튼..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라서 그려려니 하고  포기를 이제는 해야겠다는 생각만 드네요.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인데..
맞습니다.
겉치레가 뭔 소용이라고..
변하지 않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데 그쵸..ㅎ

근데..
울 남편 마지막으로 한번 더 깨는 소릴 하더군요.

" 니 있잖아..
밖에 나가서 이쁘냐고 누구한테 물어 보지 마레..뭔 말인지 알제..ㅋㅋ"


 

 
아무리 연애때 싸움 한 번 안하고 알콩달콩 시간을 보냈더라해도 결혼 후엔 " 이 사람이 그 사람이 맞아!?" 할 정도로 서운한 마음이 들때가 많이 생기는 것이 결혼이란 굴레 속에서 느끼는 한 부분일겁니다. 저 또한 그런 마음을 많이 가졌었기에 결혼 후 간혹 사소한 말다툼 속에서도 엄청 서운한 마음을 많이 가지게 되는 것 같더군요. 뭐..그렇다고 시도때도 없이 부부싸움을 하진 않습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다 느끼는 일...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는 사소함에서 트러블이 발생해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사소함때문에 언성이 높아지고 핏대를 올리게 되는게 부부싸움의 전형적인 현실.... 하지만 그 당시엔 ' 내가 생각했던 것이 100% 맞다' 라는 생각이 들기때문에 부부싸움을 할때엔 절대 내 의지를 굽히지 않게 되지요. 물론 서로가 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더할 나이없이 해결이 안되는 상황에 치닫게 되어 누구하나 자리를 피해 잠시나마 시간적 여유를 가지며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조금 상대방의 생각에 대해 조금씩 생각하게 되고 부부싸움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지요. 물론 상대방을 이해하고 내 자신을 조금 낮게 들어가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우리부부의 부부싸움 후 냉전기 시간은 하루.. 즉 24시간이라는 점......

어제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된 우리부부의 부부싸움 후 냉전기를 갖는 오늘 하루 ....남들이 생각하기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 정말 긴 하루였습니다. 왜냐구요.... 냉전기를 갖는 시간은 저로써는 정말 고역이라는 사실.....하지만 저와 달리 남편은 하루가 아니라 단 몇시간이 지나면 그저 똑같은 일상으로 돌아 온다는 점이 부부싸움 후 냉전기를 갖는 우리부부의 일상입니다.

남편과 달리 제가 냉전기 하루를 갖는 시간동안 길다고 느낀 이유는 바로 이 한가지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배고픔.........부부싸움의 원인이 남편에게 100% 있다고 해도 하루동안 견뎌야하는 배고픔은 원인이야 어쨌든간에 정말 참기 힘든 고역이지요. 근데 왜 배고픔이냐구요...그건 바로 전 부부싸움 후 '내가 이토록 성질이 나서 아무것도 안 먹는다' 라는 것을 남편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히든카드이지요.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 얼굴이 핼쓱하게 있으면 그 누구라도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현실은 내 생각대로 그렇지 않더라구요... 남편은 아내가 먹든 말든 혼자서 잘 챙겨 먹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전 그와 반대로 아무것도 못 먹고 일상생활도 열 받아 아무것도 못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길게 냉전기를 해 봤자 저만 손해라는 점.......여하튼 지금껏 이렇게 부부싸움의 냉전기를 가져 왔지요...

그렇지만 결혼 12년 차가 되고 보니 조금씩 내 자신도 변하고 있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냉전기 즉 하루 24시간이란 시간을 보내는 길고도 기나긴 시간이 이젠 그렇게 길지 않다는 점.....출근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출근을 하는 남편과 달리 전 말없는 시위로 이불 속에서 뒹글거립니다. ' 나..오늘 일할 기분 아니다. ' 란 표시로 말이죠. 물론 남편도 아무말없이 출근을 합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결혼 초나 현재 12년 차의 모습이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다르지요.
예전과 달리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집에서 편히 쉰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신문을 보듯 컴퓨터에 앉아 뉴스와 우리네 생활 이야기를 접하고..

배가 고프면 집 근처 편의점에 가서 하루 24시간을 버틸 일용할 양식을 사 옵니다. 왜 집에서 만들어 먹지 않냐구요... 그건 편의점 음식을 먹고 난 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쓰레기통에 다 처분하기 위함이죠. 집에서 만든 음식은 ' 내가 집에서 요거..저거..해 먹었다.' 란 흔적을 남기기때문에 하루 동안의 시간동안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 나...성질이 나서 아무것도 안 먹었다 .' 란 시위를 보여 주는 것이기때문에 냉전기가 지난 후에는 남편이 잘못을 시인하게 만듭니다. 내 먹고 싶은거 잘 먹고 편하게 쉬고.. 하고 싶은거 다하고 하루를 보낸 모습을 본다면 예전에 내가 남편을 보며 느낀 것처럼 정말 화 지대로 나지요. '난 누구때문에 못 먹고 있는데 누구는 아무렇지 않게 잘 먹네' 란 생각때문에 그로인해 부부싸움 후 풀려고 하는 냉전기가 더 악화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 놈의 잔머리...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오늘 전 100% 완변한 냉전기를 만들기 위해 편의점에 가서 간단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와서 먹었습니다. 물론 먹고 남은 쓰레기는 완벽하게 없애 버렸고... 날씨는 춥지만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고 음식 냄새가 나지 않게 환기를 완벽하게 시킨 것은 물론이고 우아하게 컴퓨터를 보며 입가심으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 모든 여우같은 내 알리바이를 남편은 절대 모른 채 말입니다. 물론 하루의 냉전기가 지난 후에는 먼저 손을 내밀테고.... 흐흐흐.....역시 무식하게 굶는 것보다 먹으면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세월이 흘러 보니 알겠더라구요...성질난다고 굶어봤자 자기 손해라는 점.......결혼생활이 길어 질 수록 이 놈의 잔머리만 늘어 나네요..ㅋㅋㅋㅋ.....


 


 
 

" 사장님..지금 주문 됩니까? "
" 네... 됩니다. "
" 그럼 ..씻고 바로 찾으러 갈테니 게르치 1키로 해 주세요.."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 주문전화가 울렸다. 마칠시간에 전화한 사람은 바로 우리동네에서 치킨집을 하시는 사장님이었다. 평소 11시나 12시 되면 마치는데 무려 새벽 2시가 다 되어서 전화가 온 것이다. 비는 하루종일 내렸지만 공휴일이라 주문이 늦게까지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뭐...나만큼 남편도 의아하다는 생각을 한 듯 했을 정도니까... 한 20분이 지났을까..치킨집 사장님이 가게로 오셨다.

" 오늘 늦게 마치셨네요.. "
" 아뇨.. 9시에 마쳤습니다. 손님도 없고 그래서 일찍 문 닫고 영화보러 갔습니다."
" 아...네...혹시 '도둑들' 보러 가신거 아닙니까? 요즘 재밌다고 난리던데.."
" 네.. 그거 보고 왔어요.. 근데..뭐 생각보다 그렇게 재밌는건 아니더라구요.."
" 네..."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주문한 회가 다 되어 드렸더니 늦은시간인데 가지 않고 계속 말을 걸었다. 그렇게 이것저것 10분 동안 거의 혼자서 이야길 하더니 갑자기 가야겠다며 나갔다.. 어찌나 정신없이 이야길 하던지 피곤한데다가 계속 듣자니 몇 분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오늘 같은 날은 배달 많이 시켜 먹을낀데..대단하네.. 영화도 보러가고.."
" 와..니도 영화보고 싶나? 그럼 낼 심야영화 보러 가까? "
" 아니...영화는 무슨... 나는 그냥 평소에 장사 안된다고 우는 소리하면서
오늘같이 공휴일에 빨리 가게문 닫아서 좀 이해가 안되서.."

" 그게 아닌 것 같은데...  영화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해라 마치고 가면 된다아이가.."
" 그게 아니라니까...으이구.... 됐다 마... "

둘다 경상도 사람 아니랄까봐 정말 무뚝뚝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화를 오늘도 또 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의 그 무뚝뚝함 속에서 정말 날 많이 생각하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조그만 가게라고 하나 열어 하루종일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아내의 모습이 좀 안돼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가게 하기전엔 내가 하고 싶은 것 다하고, 놀러도 잘 다니고, 나만의 시간이 많았었다. 사실 가게를 하고 나서는 그런 시간들이 이제는 사치로 다가 올 정도로 느껴지는 이 현실감...왠지 남편은 사회생활하면서 힘들게 지냈었는데 작은 가게지만 같이 가게에서 하루종일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해보니 예전엔 나만 너무 호의호식하고 지내지 않았는가하는 생각이들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지금은 남편을 더 이해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남편은 나와 반대로 늘 내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모임이 있으면 언제든지 가라..'

' 가고 싶은데 있으면 말해라..'
' 먹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라..'
' 하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라..' 등

뭐든 다 해주고 싶어 한다.
그럴때마다 마음 속으론 ' 정말 고마워요..' 라고 외치고 있지만 겉으론 꼭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내 뱉곤 한다.

" 갑자기 와그라노.. 됐다...마... " 라고...

오늘도 남편은 날 생각해서 영화보러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했지만 난 그저 무뚝뚝하게 대답해 버렸다 치킨집 사장님이 일찍 마치고 영화 보고 왔다는 것에 부럽다는 얼굴이 아니었는데 남편은 좀 마음이 그랬나 보다. 사실 내 마음은 영화보고 싶어서 그런 말 한것이 아니고 한번씩 우리 가게에 치킨집 사장님이 올때마다 '장사가 안되서 죽겠다.' 고 해 가만히 앉아서 장사가 안된다고만 이야기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장사가 될까하는 생각을 하지! '하는 마음에서 한 말인데 남편은 부러워서 한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남편이 그럴때마다 언제나처럼 무뚝뚝하게 서로 대화를 해도 마음만은 정말 부드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살면 살수록더 가슴깊이 느껴지는 것 같다.

" 자기야...내...진짜 영화 안봐도 된데이..."

2012. 8. 16 새벽 3시50분 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