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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2 시부모님을 모시고 난 뒤 명절 분위기는 이랬다. (37)
가게 오픈 한 지 얼마 안됐다고 오랜만에 친구가 찾아 왔습니다.가끔 절 불러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소연도 하고, 혼자서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푸는 친구이지요." 왠일이고..갑자기..명절인데 안 바쁘나? " " 응.. 시장 가는 길이라 잠깐 들렀다. 얼굴도 볼겸.. 장사는 잘되나? "" ㅎ.. 내일 명절이라 그런지 오늘 좀 바쁘네.. 지금은 좀 한가하다. "" 넌 시댁에 안가나?  "" 내일 아침일찍가면 된다. 어머님이 내일 오라고 해서.."" 좋겠다.. 난 명절되니까 머리가 아플정돈데..넌 편하네.."" 으이구.. 갑자기 왠 하소연이고.. 왜 무슨 일 있나? "

얼굴 보러 잠시 들렀다는 친구..
앉자마자 명절이 되니 머리가 아프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 으이구..이제 익숙해질때 안됐나!.."
" 그러게..근데 어찌 가면 갈 수록 명절이 이리도 싫은지 모르겠다.."

같은 여자입장에서 보면 친구의 말도 사실 일리는 있긴하지만 조금만
넓게 생각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살지..
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는지 친구로써 보기에 좀 갑갑했습니다.
그런데..친구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친구앞에서 말은 안했지만
머리가 아프고도 남겠더군요.

친구가 털어 놓은 넋두리는 바로..
친구가 시댁어른을 모시고 난 뒤 명절 분위기였습니다.
친구는 처음부터 따로 분가를 해서 나름 신혼재미를 알콩달콩 느끼며
재밌게 살았는데..그런 친구의 행복도 시댁에 들어가 시어른들을 모시고
살면서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뭐..누구나 다 그렇듯이 결혼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둘만의 공간에서
알콩달콩 살고 싶은 건 당연지사...
사실..시어른들과 같이 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지요.

' 뭐.. 옛날 사람들은 당연히 시어른들을 모시고 살았는데 뭐가 힘들어! '
라고..
하지만 요즘 세대들은 그런 옛날(!)이야기를 하면 ..
' 요즘에는 시어른들이 며느리와 같이 살면 불편해서 싫다고 해요..' 하고 하겠죠.
그래도..

나이가 젊은 시어른들은
말을 그렇게 하실지 몰라도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손주들 크는 모습을 보며 같이 살고 싶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게 당연할 수도 있구요.


여하튼..
친구는 결혼하고 처음부터 시댁에 들어가서 살기 싫다는 모습을 
보여서,시어른들도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접었었는데 무슨 사정(!)이
있어 어쩔 수 없이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중요한 건..
무슨 이유든 간에 같이 살면 밉든 곱든 한 지붕에 살면서 좋게 살아야 하는데..
결혼 초부터 미운털을 보인 제 친구는 나름대로 요즘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혹독한 시집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깔끔하시던 시어른들이라
청소는 기본적으로 잘 해야되고,
식사시간도 늘 정해진 시간에 차려야하고
, 시장보러가는 것도
정해진 시간에 가야하고..
뭐 하루종일 ..
시댁어른들 봉양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훌쩍
지나가 버린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니,  
내 자신이 엄청 자유로운 새처럼 느껴졌답니다.

사실 저도 몇 년전까지 시댁어른을 모셔봐서 아는데..

시어른들과 같이 생활하다보면
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기가 사실
쉽지 않는게 현실이거든요.
아침먹고나면 청소, 빨래.. 그리고 점심..간식챙겨드리기 그리고 장보기 .
저녁..하루가 정해진 목록에따라 움직이는 기계같이 느껴지기까지 하지요.

여자들은 결혼하여 시댁어른들과 같이 살면 거의다 그렇게 집안살림을
하다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정말 나만의 자유시간을 갖는다는게 힘들지요.
그렇게 뒤늦게 시집살이를 하는 제 친구..
명절을 앞에 두고  머리가 더 아프다고 하더군요.

" 어쩌겠노..시댁에서 같이 살면 원래 신경이 많이 쓰이는 법인데.. 
니가 마음을 넓게 가지고 이해해라.."

" 니는 내가 사는 것에 대해 자세히 몰라서 하는 소리다.."

" 응?!.."

친구는 내말이 귀에 거슬렸는지 왜 자기가 명절이 다가오면 머리가 아
픈지에 대해 설명을 하더군요.
사실 여자이자 같은 며느리인 입장에서 그 이유를 들으니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친구는 동서가 3명 있는데 1명은 외국에 있어서 거의 일년에 1번정도
내려와서 별로 신경을 안쓰는데..
두명은 별로 멀지 않는 곳에 살면서도 명절되기전에 미리와서
장보기라던가 아님 음식하는 것을 도와줬음하는데..
명절이 되면 명절 되기전 날 밤에 도착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명절때마다 늦게 도착해도 시어머니는
별 말씀을 안하신다는거..
이유는
돈.
늦게 도착하더라고 봉투에 용돈을 두둑히 넣어주면
시어머니는 오히려 그 둘 며느리를 더 챙기고 차타고 오느라고
수고했다고 그냥 쉬라고 한다더군요.
난 그말을 듣고 친구에게..

" 니도 용돈 챙겨드리면 된다 아니가..."

" 챙겨 드려도 동서들 주는 돈에 비하면 얼마 안된다이가..
신랑이 시원찮게 버니까 용돈도 많이 못챙겨준다"

" 그래..."

" 그리고 생활비 우리가 다 낸다아니가..그정도면 되지 사는건
뻔한데 어떻게 돈을 많이 줄 수 있노..안 글라.."

" 응..."

" 정말 짜증나는 건..

명절차례비도 내가 다 내고 음식도 내가 다하는데 우리 시어머니는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게 더 화난다
..정말.."

" 그건 너무하네.. 그럼 동서들이 차례비도 안주나.. 따로.."

" 그게 웃긴게..
용돈하고 차례비하고 같이 어머니께 드리는 걸로
아는데..우리시어머니는 입 딱 닦는다이가.."

"그건 아니다..아들 돈 그리 많이 버는 것도 아닌거 알면서..너무하네"

" 그렇다고 내가 명절차례비 동서들이 안주더냐고 묻기도 좀 그렇고.."

" 그러네.. 그건 알아서 어머니께서 챙겨줘야 하는데..
하기사 말하기 좀 그렇겠다.."

친구의 말을 듣고 있자니 솔직히 갑갑했습니다.
중요한건 명절 일주일전부터 재래시장에서 장보고, 명절전날 음식을
늘 혼자서 한다는 친구..
그렇게 수고하는데
시어머니는 용돈을 많이 준다는 이유로 동서들을
더 챙겨준다고 하더라구요.
( 그 용돈속에 명절 장값도 포함되어서 돈이 많음.)
사실..친구의 말을 계속 듣고 있자니 짜증이 났습니다.
ㅡ.ㅡ'원래 그렇잖아요..

곁에서 늘 챙겨주는 사람은 소홀하게 된다고 하더니..
한마디로 그 짝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서들도 그렇지..돈만 챙겨주면 명절에 일찍와서 음식하지
않아도 되고,  일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
헐!친구의 이런저런 이야길 듣고 있자니 제 생각엔 그 시어머니가
친구에게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저도 그런 경우가 되었다면 정말 명절만 되면 머리가 아프고
식욕이 확 달아나겠더라구요.
그리고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우리사회의 물질만능주위의 병폐를
가정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돈이면 뭐든 다 된다는 것!..역시 돈이 최고야!
그로인해
돈 없는 사람은 늘  정신적, 육체적인것인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는 것..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친구의 집안처럼 심하진 않았지만, 우리 시어머니도 조금은
그런 마음이 있거든요..
평소에 자주 찾아가서 이쁜짓해도..명절에 용돈을 두둑히 챙겨 드리는
며느리는  명절 보내는 내내 다른 사람들보다편하게 시댁에서 보내다
올 수 있다는 것은 비슷합니다.
그럼.. 다 그런건가?!..
전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사실..
친구에게 이렇다하는 시원한 대답은 하지 못했습니다.

현실이 그러니까 이해하면서 살아라는 말밖에..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난 남편월급은 뻔한데 무리하면서까지 용돈을
많이 드려서 생활에 지장이 있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도..
조금은 내가 대답해준 것도 왠지 갑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돈이 좋더라도..
평소에 시어머니 봉양 잘하는 며느리를 더 챙겨야 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돈이면 최고라고 생각하시는 시어머니들에게
이번 명절에는 제발 시어머니를 평소에 잘 돌보는 며느리를 더
챙겨 주십사하고
말하고 싶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친구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왜 그렇게 힘없어 보이는지
제 마음이 다 아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