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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음식점들은 비오는 날이면 완전 죽을 맛이라고
하지만
우리 가게는 비오는 날엔 평소 보다 더 바쁘답니다.
왜냐하면 남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비오는 날엔
특별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지요.

그건 바로 뜨끈뜨끈 얼큰한 매운탕...

보통 횟집이라고 하면 소,중,대를 나누어 '대'자를 시켜야 매운탕이 같이 가지요.
울 가게도 평소엔 마찬가지랍니다.
사실 다 알다시피 요즘 활어값도 장난이 아닌데다가 채소도 많이 비싸기때문에
생각보다 회를 싸게 팔지는 못하는게 현실이지요.
하지만 울 가게는 완전 다른 가게에 비하면 덤핑수준...
가게가 적다 보니 일단 가게세에서 약간 빼고..
남편이랑 둘이서 운영하다 보니 인건비도 뺄 수 있고..(바쁘면 알바로 운영..)
거기다 싱싱한 활어를 배달 시키지 않고 매일 광안리수산시장에 가서 직접 활어를
공수해 오니 생선값에서 약간 더 뺄 수 있어 저렴하게 팔고 있답니다.
그렇다보니 평소에도 둘이서 일하는 것도 바쁜데 비오는 날엔 완전 난리부르스입니다.
며칠 동안은 비가 연달아 오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답니다.
더 정신이 없게 만드는 건 비 온다고 배달업무를 대행하는 분들이 쉬는
분들이
많아 남편이 배달까지 맡아서 하다 보니 더 바쁘지요.
저녁 피크시간에 주문 전화가 폭주할땐..
" 어떡하죠..지금 주문이 겹쳐서 시간이 많이 걸리겠는데 괜찮겠습니까?"
" 얼마나요? "
" 한시간은 넘겠는데요... "
" 그래요.....뭐..어쩔 수 없죠.. 배달해 주세요.."
보통 회배달을 시키면 1시간이 넘는다는 말을 하면 안 시켜 먹을텐데도
이거 무슨 일인지 1시간이 넘어도 배달시켜 달라고 하니 오히려 주문을
받는
제가 더 미안하고 난감할 따름이지요.
아무래도 제 생각엔 요즘같이 불경기에 싱싱한 회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것과
비오는 날 서비스를 주자는 남편의 아이디어가 적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저녁 내내 비가 내려 월요일이었지만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하느라 피곤한 몸이었지만 집에 돌아 오는 내내 손님 덕분에 기분이
참 좋았었던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더군요.
그건 바로 요즘 보기 드문 손님의 넉넉한 배려때문이었답니다.

저녁 피크시간이 끝나고 좀 쉴려는데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 여기 00아파트인데 배달 오나요? "
" 네...뭘로 시키시려구요?"
" 모듬회 '소' 자 하나만 갖다 주세요..그리고...매운탕 서비스로 오지요? "
" 네... 비가 와서 서비스로 나갑니다.."
" 아이고..고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가 오면 당연하다는 듯 배달 주문을 하는데..
이 손님은 왠지 특별한 느낌을 받겠더군요.
손님의 '고맙습니다.'란 말 한마디에 왠지 더 잘 해 줘야겠다는 생각도 쏴~.
뭐 다른 손님과 똑같이 챙겨 줬지만 정성이란 마음을 더 덧붙여서 말이죠.
남편은 포장된 회를 들고 배달지로 차를 몰고 출발했습니다.
따르릉~
" 네..금방 출발했습니다."
" 아...그래요... 00아파트 동이 많아서 혹시 못 찾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아파트입구에 있는 관리실에 있을테니 그곳으로 갖다 달라고 해 주세요.."
갑작스런 전화에 전화를 끊고 나서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 참..나...그냥 아파트에 계시지 신경 쓰이게...'
혹시나 회를 시키신 분이 관리실에서 목을 빼고 기다릴까봐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조금전에 아저씨 전화 왔는데..관리실로 갖다 달라네..거기서 기다린다고.."
" 뭐?!.. 알았다.. "
남편도 좀 황당했는지 알았다는 대답을 하고 끊었습니다.
사실 일반 주택도 아니고 아파트면 동과 호수를 말하면 다 찾아 가는
건데도
아저씨는 신경이 쓰였나 보더군요.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남편이 배달을 마치고 왔습니다.
" 관리실에 갖다 드렸나? "
" 아니 관리실 입구에서 우산쓰고 기다리더라..알아서 찾아 갈낀데.."
" 모를까봐 그랬는갑다.."
" 그게 아니고..비 오는데 배달 시켜서 미안하다고 미리 나와서 기다린거라데..
그리고 갈때 길에 운전 조심히 하고 가라는 말까지 하더라.."
" 와.....정말 고마운 분이네.."
" 그렇제..나도 배달하고 오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더라.."
남편 말대로 저 또한 따뜻한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것인데도...
그 말한마디가 얼마나 특별했는지 모릅니다.

집과 너무 멀어 힘들었었던 가게를 접고 집 근처에 작은 횟집을
열어 배달위주의 장사를 하고 있는 우리부부.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작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우며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삭막한 현실이지만 오늘도 따뜻한 마음을 가슴 속에 채워 넣었으니 말입니다.
내일은 어떤 즐거운 일이 또 생길지 기대를 해 봅니다.
p.s ..
경기가 어려울 수록 자영업자들이 많이 늘어 나고 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그래서 차도 1톤 트럭이 가격도 많이 올랐고 많이 팔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일까요..예전보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트럭에 과일, 생선, 잡화등을
싣고 다니면서 파는 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볼때마다 콧구멍 만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한사람으로
많은 것을 느낍니다.
모두가 다 잘 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 하더라도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그 만큼의 노력의 댓가를 얻었음하는 마음입니다.
자영업자를 하는 많은 분들 조금 어렵더라도 꿈을 잃지 마시고 열심히 살았음합니다.

 

 

 


“ 사장님.. 만원짜리 회 한접시 주세요..”

“ 만원짜리는 없는데요..혼자 드실겁니까? ”

“ 네...조금만 주시면 됩니다.”“ 네..알겠습니다.”

며칠전 지저분한 옷차림에 엉클어진 머리..
거기다 술냄새가
진동을 하는 완전 노숙자의 모습인 아저씨..
가게 문을 열고 들어 올때부터 솔직히 손님이기 보다는 간혹
가게에 동냥을 얻으러 다니는 분인가하는 생각에 전 좀 머뭇거렸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노숙자같은 분위기의 사람에게 공손하게 대했습니다.

혹시나 제가 그 분에게 실수라고 할세라..
남편은 다른 손님과 마찬가지로 공손하게 대하라고 제게 살짝 말을 했습니다.
전 조금 의아한 모습으로 남편을 쳐다 보곤 이내 남편이 시킨대로
다른 손님과 마찬가지로 대했습니다.
제가 노숙자에게서 처음 느낀 모습을 다른 손님들도 느꼈는지..
공손하게 대하는 모습에 조금 이상하게 쳐다 보더군요.

‘ 다른 손님들도 나처럼 그렇게 느끼는 것 같네..ㅡ.ㅡ ’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회는 나왔고 전 조심스레 노숙자로 보이는 분에게 갖다 드렸답니다.
그런데 그 분 갑자기 회를 보더니 이러는 것입니다.

“ 이 회 제 먹으라고 주시는겁니까..” 라고..

헐...

전 노숙자의 말에 조금 당황했답니다.

‘ 이거 만원짜리 회인데요..’

‘ 네에?! 무슨 말씀을 ... 공짜가 어딨습니까..’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노숙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그런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전 그저 웃으며..

“ 맛있게 드세요...” 라고 말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조금전의 상황을 다 봤는지 남편은 제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 치.. 돈이 없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는거야 ...뭐야..’

‘ 으이구..남자가 마음은 여려가지고..’

여하튼..
저도 가게에 들어 섰을때의 지저분하고 짜증나는 분위기의 노숙자와는
달리 회를 갖다 주면서 노숙자의 눈을 보는 순간 솔직히 마음이 짠했답니다.
노숙자는 무슨 생각에 젖었는지 회를 하나 하나 세 듯 먹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접시에 회가 다 줄어 들 즈음..
갑자기 남편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 사장님.. 미안합니다. 제가 오늘 돈이 없어서요..
내일 꼭 갖다 드릴께요..“

“ 네.. 그럼 내일 꼭 갖다 주세요..”

“ 고맙습니다.. 사장님.. 내일 꼭 갖다 드릴께요..”

“ 네....”

그렇게 노숙자는 외상을 하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 내일 안 오면 어떡할려고.... 외상해주노? ..”

“ 갖다 주겠지..안 오면 어쩔 수 없고..
얼마나 회가 먹고 싶었으면 들어 왔겠노..
다음에 꼭 갖다 줄끼다... “

남편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인데다가..
이번 일 뿐만 아니라 평소에 사람들에게 잘 베푸는 성격이랍니다.
그래서 저도 남편이 남에게 베풀때는 그려려니하고 넘어가는 편이지요.
괜히 이것저것 따지면 서로 맘만 상하니까요.
그래도 솔직히 땅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라는 현실적인 생각에
한번씩 속상할때도 있답니다.
그럴때마다 남편은 늘 좋은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대하면
그 사람들도 다음에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누구나 다 살아 가면서 미래에 대한 일들은 알 수 없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때가 있지 않겠냐고 말을 하지요.
그런 남편의 따뜻한 마음을 알아서 일까요..

얼마전에 외상을 하고 술을 드신 노숙자분이
마칠 시간이 다 되어 가게에 온 것입니다.
역시나 허름하고 더러운 옷을 입고 말이죠.

“ 사장님..이거....저번에 잘 먹었습니다.”

“ 아...네...고맙습니다..”

“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덕분에 지금껏 노숙생활을 하다
요즘엔 마음을 바로 잡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날 회가 너무 먹고 싶어서 ....죄송합니다.
사장님의 고마움에 회값을 꼭 갚을려고 노가다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일하고 있구요..
고맙습니다. “

주머니안에 있던 꼬깃한 돈을 건네며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돌아갔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감동이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왔습니다.
무슨 일 때문에 노숙자로 전락했는지는 몰라도 그날 남편에게
받은 고마움 때문에 다시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아저씨를
보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누구나 다 사람을 보면 겉만 보고 판단하기가 일쑤인데..
노숙자였던 아저씨를 노숙자의 모습으로 보지 않고
다른 손님과 마찬가지도 대해 주었던 것에 감동을 받았다던 아저씨..
왠지 남편의 따뜻한 마음이 그 분에게 전해진 것 같았습니다.

" 아저씨..제가 더 고맙습니다. 열심히 사십시요.."

 

 

 


오늘은 우리 부부가 지금껏 살면서 모르는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제일 감동을 받은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서두부터 화두를 올리는지에 대해
저녁에 우리 부부에게 있었던 감동적인 일을 소개할까 합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경성대부근을 지나다 남편이 저녁 대신으로 치킨을
먹고 들어가자고
해 우린 즐겨가는 단골집 치킨집에 들렀습니다.
우리가 즐겨 가는 치킨집은 대학가 주변이라 그런지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입니다.
오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가게안은 북새통을 이루더군요.

" 오늘은 2층에도 꽉 찼네..3층에 올라가야겠다."

" 그래.. "

평일인데도 2층까지 꽉 차 버린 치킨집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여하튼 우린 3층에 올라가 밖이 보이는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혹시 담배하십니까? "

" 아니요.. "

" 죄송한데요.. 여긴 흡연석이라 ..좀 불편하실텐데.."

" 네.. 괜찮습니다. 사실..가게앞에 주차를 해 놓아서요..
단속에 걸릴 것 같아서
여기서 보며 먹을려구요.."

" 저녁에는 잘 안다니던데요.."

" 네..."


아주머니는 저녁에는 불법주정차 단속반이 잘 안다닌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그 말을 우린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우리 동네 주택가인데도 시도때도 없이 불법주정차 단속반이 다니는 걸 봤거든요.
그리고 이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주변이라 음식점도 많고 차도 많아
주택가보다 더 단속할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던지라 아주머니의 말은 귀에
들어 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불법주차한 사람이 알아서 차를 관리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을 했지요.
(참고로 이 곳 주위에는 주차장이 없어서 대부분 한쪽에 주차를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하고 주차를 하지요.)

남편과 전 치킨을 먹으며 수시로 불법주정차 단속반이 지나가지나 않는지
쳐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치킨을 먹은지 얼마 안되었을때 잠깐 밖을 쳐다 보는데..
남자와 여자가 한참동안 우리 차를 두리번거리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 자기야.. 저 사람들 지금 뭐하는 것 같노.."

" 와..무슨 일인데.. 음...차 뺄려고 하는데 우리 차땜에 못 빼서 그라나~"


한참동안 우리 차를 이리 저리 보는 모습이 남편 말대로 차를 뺄려고 하는데
너무 차 간격이 좁아서 그러는 것으로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과 그렇게 대화를 하며 치킨을 먹으며 그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는데..
그때 갑자기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 여보세요.. 네에?!.. 아이고...감사합니다."

" 누군데? "

" 응.. 차에 키가 꽂혀 있다고 전화왔네.."

" 뭐?!.."


(치킨가게에서 내려 다 본 주차된 차들.. - 이 중에 우리 차 있삼! 가로등 밑에..ㅎ)

남편은 그 말을 하고는 허겁지겁 차가 있는 쪽으로 내려 갔습니다.
가게안에서 남편을 보니
남편이 차가 있는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 가고 있더군요.
우리 차 옆에 있던 남녀는 남편을 보더니 무슨 말을 하곤 서로 목례를 하고는
그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남편이 차 키를 뽑고 다시 가게로 오는 모습을 보니 안도의 한숨이 길게
쉬어지더군요.

'....다행이다....' 라고...


(우리가 앉은 자리는 저기 3층 오른쪽 창가..)

남편도 제 마음과 같아서인지..

치킨집에 올라 와서 절 보자마자 이러는 것입니다.

" 아이고.. 큰 일 날 뻔 했다..학생들 참 착하네.. 착해...."

" 다행이다..여하튼.. 자기 깜빡했나 보네.. 왜 그러노..으이구.."

" 그러게.. 정말 다행이다.. 이제 조심해야겠다..
오늘 잘 못 했다간 차 잃어 버릴 뻔 했네.."

" 그래.. 누가 차 타고 갔으면 완전 끝장이지..
여하튼 그 학생들 정말 고맙네.."

" 그런 것 같다.. "

남편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물 한잔을 한숨에 들이켰습니다.
그리고는 감동이 시간이 흘러도 사글어 들지 않는지 계속 말을 하더군요.
사실 울 남편 평소 말을 잘 안하는 스타일인데 감동 진짜 진하게
받은 것 같았습니다.


" 착해....착해... 정말 세상이 이렇게 밝아 보이긴 처음이네..
아직은 살만해..맞아.. 살만해.. 하하하..."

" 그런 것 같다.. 정말 오늘 차 한대 다시 얻은 것 같네..ㅎㅎ"


남편과 전 학생의 따뜻한 친절함에 감동의 물결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남편과 전 치킨을 먹는 내내 그 친절한 학생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와 같은 일(차 키를 꽂은 채 주차한 상황.)이 있었을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지요.
물론 우리 둘만의 생각이지만..
대부분 차에 키가 꽂혀 있는 것을 봐도 모르척 지나갔을 것 같았고..

그 다음은 전화로 알려주는 분이 있을 것 같고..
오늘 보았던 친절한 대학생처럼 차 주인과 전화통화를 한 후

주인이 올때까지 기다려주는 분도 있을 것이라구요..



사실 삭막한 도심에서 살면서 이렇게 가슴으로 따뜻하게 느낀 감동적인 일은

별로 없어서 일까요..정말이지 우리 부부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뭔가를 받은 느낌이었답니다.

" 어야든가(여하튼).. 돈 많이 벌어서 빨리 시골로 이사가고 싶었는데..
이 곳도 나름대로 살만은 하네.. 그자.."

" 그러게.. ㅎ.."


가면 갈 수록 각박해지고 자기 중심적인 삭막한 도심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 나고 싶은 우리 부부인데..

우리 부부 오늘은 상당히 감동을 받았긴 받은 모양입니다.
삭막한 도심도 살만하다는 말을 쉬임없이 하는 것 보면요..

ㅎㅎ..

여하튼..
오늘 우리 부부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 준 두 대학생에게 정말 고맙다는
글로써라도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어때요..
삭막하다고 해도 세상은 아직도 따뜻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죠..
 
차 한대 새로 얻은 것 보다 더 큰 감동을 우리 부부에게 준
두 대학생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다시 전합니다.

" 고맙습니다. 따뜻한 세상을 느끼게 해 줘서..."
 

 

 


" 우리 인간적으로 에어컨 한 대 사자..1층에도 며칠전에 샀더라."

" 이제 며칠 지나면 선선해진다..조금만 참아라..덥다고 생각하면 더 덥다."
" 으이구..여름 지날려면 한참 멀었다. "


작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번 여름은 정말 찜통에 들어가 사는 것 같습니다.

한낮에는 30도가 훨씬 넘는데다가 강렬한 햇볕때문에 덥고..
밤에는 바람도 한점없는 열대야때문에 더 덥게 느껴지고..
정말 이번 이번 여름이 후딱 지나갔음하는 생각뿐입니다.

아파트에 살때는 나름대로 높은 곳에 살아서 더운 줄 모르겠더니..
2층 빌라로 이사와서 살다 보니 생각보다 여름나기가 쉽지 않네요.
무더위에 지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이번 여름엔 에어컨을 한 대
장만하자고 했지만..

울 남편 끝까지 안 사고 버티고 있는 모습에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합니다.
거기다 1층에 얼만전에 에어컨을 장만해서 시도때도 없이 트니
약도 솔직히 오르고..


" 자기야..에어컨 사자..으...응...."
" 그리 더우면 낮에 은행에 놀러 가라..거기 엄청 시원하다.."
" 뭐라하노... "
" 맞네..마트도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 놨다 아니가..
더우면 쇼핑하러 가던지.."

" 됐다..마....자기는 모른다.. 회사에 에어컨 있어서..
에어컨 없이 하루종일 집에 있어봐라..치...."
" 니 보다 더 덥게 사는 사람도 많다.. "
" 됐다 .. 고마해라.. 에어컨 안 사줄라면.."


에어컨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괜히 핏대를 올립니다.

' 조금 지나면 선선해 진다고..'
' 더우면 은행에 놀러 가라고..'
' 치.. 자기는 회사에 에어컨이 있어서 내 맘을 모른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고 넘어 갈려고 해도 더워서 그런지
괜히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갑자기 남편이 창고에서 텐트를 꺼내더군요.



" 텐트는 갑자기 왜? "
" 응.. 니 덥다고 해서 옥상에 텐트 쳐 줄라고..
밖에서 자면 좀 나을꺼다...."
" 뭐?!..."


울 남편 덥다고 투정부리고 짜증내는 아내를 나름대로 
생각해 준다고 한 것이 텐트였습니다.
그리고는 텐트를 밤에 치기시작했습니다.

" 자.. 올라 와 봐라.. 억수로 시원하다.."
" 치....."


남편의 정성이 갸륵해서 텐트를 쳐 놓은 옥상에 올라 가 봤습니다.
바깥 공기가 나름대로 집보다는 시원하다는 것을 느껴지긴 하더군요.
전 남편이 만들어 놓은 텐트 안으로 몸을 내밀었습니다.

" 어떻노..시원하제.."
" 응..조금 시원하네.. "


아니..
솔직히 바깥 공기는 밤이라 엄청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 문디.. 에어컨 안 사줄라고 별 수를 다 쓰네.. '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여행 다니면서 밤 하늘의 풍경을 보긴 했지만..
오랜만에 도심 속에서 밤 하늘의 별을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말은 안 했지만 낭만적이고 좋더군요.

그렇게 며칠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밤엔 가끔 옥상에서 잠을 청하곤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때문에 텐트는 걷어야했지요.

나름대로 시원한 바람을 맡다 집에 들어 오니 평소보다 더 덥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도 울 남편 누웠다하면 자는 타입이라 여전히 편안한 숙면을 취하더군요.

' 잠 잘 자는 것도 복이야..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남편을 보고 있노라니..

오잉..
이게 뭥미?!..


남편의 팔에 울긋불긋 땀띠가 나 있었습니다.

" 이게 뭐고..."



갑자기 남편의 팔을 보는 순간 마음이 짠하더군요.

날씨가 덥다고 남편에게 투덜대었던 내 자신이 왜
그렇게 철이 없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더운 날씨 밖에서 열심히 일하는 남편은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나만 지금껏 생각했던 모습에 나 자신이 밉더군요.

' 날 덥다고 왜 지금껏 나만 생각했을까...'

그런 마음이 들면서 지금껏 에어컨 사달라고 노래를 부른 것이
부끄럽기까지했습니다.

그런데도 밉상인 아내를 위해 덥다고 남편은 옥상에 텐트를 쳐 주며
시원한 방을 만들어 주기까지 하공..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날려고 하더군요.

' 자기야.. 이번 휴가땐 시원한 계곡에 가자..
거기서 무더위 확 날려 버리고..
자기 몸에 난 땀띠도 좀 가라 앉히자.. 알았지....'


늘 많은 것을 해 주는 남편인 것을 알지만 간혹 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편의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이번 휴가땐 남편과 함께 시원한 계곡에서 알콩달콩 보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