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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미용실'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05.02 동네미용실 원장님이 생각해서 한 한마디에 당황한 이유.. (12)

동네미용실 원장님의 빵 터지는 한마디

" 머리 잘라야 하는데.. 많이 지저분하제.."
" 응..."
" 뭐가 이래..머리 자를 시간이 없노.."
" 바로 옆집에 가서 자르고 온나.."
" 뭐?!.. 거긴 좀..."

대답은 'NO'라는 표현을 했지만 남편의 말대로 바로 옆집에 가서 자를까하는 생각이 순간 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선뜻 머리를 자르러 갈려니 영 마음이 내키지 않더라구요.. 사실 오랫동안 짧은 커트머리를 지속하다 보니 단골미용실이 아니면 왠지 꺼려집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 짧은머리라고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머리를 자르면 완전 남자머리가 되어 버리기때문이지요.. 그런 이유로 맘에 드는 미용실을 찾느라 얼마나 많이 옮겨 다녔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나름대로 숏커트라도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되어 보인다는 소릴 들어 맘에 드는 미용실여 한 곳을 선정해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가 그리 바쁜지 집근처로 가게를 옮기고 나서는 이거 원 미용실에 머리 자르러 가는 것도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커트머리를 해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한달에 한번 손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완전 지저분하잖아요. 그렇다 보니 되도록이면 한달에 한번 가려고 하지요. 여하튼 가게 일이 바쁘다 보니 머리 손질하러 일부러 조금 먼 단골미용실에 가는 것도 이제 일이 되었습니다.

"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잘라야겠다.."
" 내일..내일 벡스코에 가기로 했잖아.."
" 아..그렇지..."
" 마... 옆집에 가서 퍼뜩 자르고 온나.. "
" ........... " 

남편의 말에 '싫다' 라는 표현을 쉽게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하루 빨리 머리를 자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지요. 머리 안 자른지 두달이 다 되어 완전 손질하기도 쉽지 않았기때문이었습니다.

" 괜찮겠나.. 이상하게 자르는거 아니겠제...남자처럼.." 

아무말 없는 남편.. 왠지 대답은 선뜻 못하는 것을 보니 뒷감당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지요. 이번주 내내 미용실에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스케줄이 있어서 전 어쩔 수 없이 옆집 미용실에 갔다 오겠다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갔습니다.

헐...왠지 설렁한 이 분위기는 뭥미?!.. 미용실엔 손님이 한명도 없는 것입니다. 보통 동네미용실이라면 머리를 하는 사람이 없어도 아줌마들의 수다방인데 이거 원 미용실에 놀러 온 아줌마도 없더군요. 미용실 문은 열어 원장님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냥 다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어서오세요.. "
" 머리 좀 자르려구요.."
" 네.. 여기 앉으세요.." 

어짜피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저 마음 속으로 '남자머리처럼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눈을 찔끈 감고 원장님에게 머리를 맡겼습니다. 쓱싹~쓱싹~ 유난히 손놀림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 느낌..왠지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마구마구 지나갔습니다. ' 뭐야! 왜 이리 빨리 잘라...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맘 속은 너무도 성의없이 잘라 없어지는 머리에 신경이 곤두섰답니다. 그런데 원장님 여유로운 말투로 이러는 것입니다. " 머리가 짧으니까 깔끔하니 좋네요.. " 라고....그리곤 눈을 떠서 확인을 해 보라는 것입니다. 다 잘랐다고 말이죠..

헉!!!! 이게 뭥미?!...

눈을 떠서 머리를 보는 순간 후회의 마음이 쏴.....' 아이고...이게 도대체 뭔데...' 제 머리는 완전 남자머리 즉 아저씨머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드는 머리스타일이었죠. 그렇게 얼굴엔 표시를 내지 못하고 맘 속으로 괴로워하고 있는데 원장님 제 머리를 만지며 나름대로 생각해서 한다고 한 한마디에 완전 할말을 또 잃게 만들었습니다.

" 구렛나루는 조금 남겨둬야겠죠.."
" 네?!...아...네..." 

헐... 구렛나루..보통 남자들 머리에서 귀옆 머리에 쓰는 용어인데 그 말을 들으니 완전 내가 남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씁쓸하더군요. 보통 미용실에가면 여자들에겐 귓옆머리를 애교머리라고 사용하는데 구..렛..나..루라는 말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듣는 말이라 정말 황당했답니다. 아무리 귀옆머리를 구렛나루라고 해도 여자인 내게 어찌 그런 말을 사용하는지 ...ㅡ,.ㅡ;;;;;;  '대충..대충 머리를 자를때부터 알아봤어..괜히 왔네..' 라는 생각이 미용실에 앉아 있는 내내 계속 들었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미용실 원장님의 황당한 말...

" 이 스타일은 누구에게나 다 어울리는 커트지요.
아이나 아저씨모두...어때요..맘에 드시죠.. 깔끔하니.."
" ....... "  

전 그말을 듣는 순간 허탈한 미소만 그저 지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어 자르고 온 내 머리를 본 남편의 한마디도 완전 이건 아니다라는 말투 그자체였지요.

" 다음부터는 가지마라.. 우짜노.."  ㅡ,.ㅡ;;; 

오늘의 교훈은 이렇습니다. 머리는 꼭 자기한테 맞는 스타일을 해 주는 곳에 가라는 말씀을 말입니다. ㅠㅠ....여하튼 동네미용실에 갔다가 나름대로 생각해서 한 원장님의 말 한마디에 그저 당황 지대로했습니다.
구..렛..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