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은 다 일어날 시간이지만 우린 아침시간이 제일 달콤한 잠을 청하는 시간입니다. 늦은 새벽시간까지 일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자는 시간이 반대이지요. 아침부터 칼칼한 목소리로 동네가 시끄럽게 큰소리를 내는 아줌마 뭔가 불만이 가득한 투로 동네사람들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듯해 보였습니다.

" 내 아이가 인사를 잘하든 안하든 별 것 가지고 다 그러네.."
" 혜미엄마가 이해해요.. 워낙 남 말하기 좋아하는 세상이라 .."
" 한번 더 내 아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고 다니기만 해봐.."

자다가 어렴풋이 두 아줌마가 하는 대화의 내용을 들어 보니 한 아줌마의 선전포고형 속엔 하소연에 가까워 보일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조용한 아침시간에 동네가 시끄럽게 목청을 높인 아줌마가 한 말을 요약하면 ..

요즘같이 험한 세상에 내 딸 내가 지키겠다는데 왜 그러느냐..내가 아무에게나 인사하지 마라고 가르쳤다..설사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우리 가족이 아니면 절대 인사하지 말라고 했다. 인사성 없는 아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아동 성범죄가 면식범의 소행이 많은데 누굴 믿겠느냐..나도 착하고 인사성 밝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 . 하지만 세상이 너무 험해 그러지 못한다. 그래서 내 딸 내가 지키자고 하는데 뭐가 잘 못 되었냐. 그러니 누가 어떻다 저떻다 욕하고 다니지 마라..딸 키우는 사람은 다 공감할 것 같은데 안 그런 사람이 더 이상하다..(중략.)

아줌마의 긴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잠이 확 달아 날 정도로 놀란 내용들이었습니다. 누군가 인사성 없다고 딸에 대해 안 좋게 이야기했던 모양인데..그 말에 격분을 해서 맘 속에 있는 이야기를 구구절절 내 뱉고 있더군요. 솔직히 아는 어른들을 봐도 못 본 척 인사를 안해서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보다 더 가슴에 와 닿는건 삭막한 현실때문에 아이를 그렇게 교육시킬 수 밖에 없는 한 아줌마의 마음이었습니다.

' 무서운 세상이 맞긴 맞아..'
' 딸 키우기 무서운 세상 맞지..'

아줌마의 하소연에 가깝다 싶을 정도의 말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그 말에 공감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세상이 많이 험악해진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현실..텔레비젼을 봐도 좋은 소식보다는 안 좋은 소식이 많고..성폭행이란 단어도 하루에 한번 이상은 뉴스에 흘러 나오는 세상..참 무서운 세상 맞습니다. 어둑해진 밤 시간에 혼자서 길을 걷다가도 누군가의 발자욱소리에 흠찟 가슴을 조이며 휴대폰부터 손에 쥐게 되지요.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딸 키우는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남들이 인사성 없다고 뒤에서 뒷담화를 하더라도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투철하기까지한 한 아줌마의 모습에서 세상의 삭막함을 그대로 인지할 수 있겠더군요. 삭막한 현실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한 아줌마의 딸 교육..정말 세상 많이 바뀐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딸에게 인사성이 없다고 말하는 이웃에게 일침을 가한 한마디에 그저 씁쓸해지더군요.

어린시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른이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던 순수했던 그 시절이 오늘 많이 그리워지네요.

다음글..코스프레 종결자들의 화려한 모습. [부산코믹월드 페스티벌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