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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목욕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2.25 공중목욕탕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소중한 추억들.. (14)

피곤함이 누적되어 일찍 잠자리에 누워 잠을 푹 청했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천근만근 몸살기가 발동을 했습니다.

' 환절기라서 그런가?!..나중에 목욕탕이나 가야겠다. '
 
으실 으실 몸살기가 있을때는 누가 뭐래도 뜨거운탕안에 들어가
푹 담그고 쉬었다 오는게 우리나이엔 최고의 약!
세탁기에 있는 빨래는 나중에 와서 하기로 하고
목욕갈 채비를 하고는 서둘러  동네목욕탕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저처럼 목욕탕에 가는 분들이 몇 분 눈에 띄었습니다.
간만에 목욕탕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쉬었다 올려고 마음 먹었는데..
저와 같은 생각으로 사람들이 목욕탕에 가시는 것 같은 느낌이 쏴~.

음....
아니나 다를까..
목욕탕입구에 들어서니 여탕에서 들려오는 아줌마들의 목소리가
계산하는 곳까지 들렸습니다.

' 헐.. 쉬었다 가는건 무리고.. 뜨거운 물에 담그고나 가야겠다..'
이런 마음으로 목욕탕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소 동네에 지나 다니면 사람들이 별로 없었던 것 같더니..
목욕탕안으로 들어서니 동네 사람들은 여기에 다 모인 것 같더군요.
그래도..
여기까지 들어 왔는데 나갈수도 없고..
전 목욕탕에서 피로라도 풀고 갈 의향으로 마음을 비우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아서 불편하겠지하고 생각했었는데..
뜨거운 탕안에 들어가 앉으니 그런 불편한 마음은 확 사라지더군요.

' 으.....좋다....'
탕안에 들어가니 그 말이 입에 계속 맴 돌았습니다.
어린시절 엄마와 함께 목욕탕에 갔을때 엄마가 탕안에 들어가면서
하시는 말을 제가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생각을 하니 제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평소 나름대로 외모도 가꾸고, 생각도 젊게하며 살고 있었는데..
뜨거운 목욕탕안에 들어서는 순간 ..
나이는 못 속이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파고 들었습니다.
ㅎㅎ...

뜨거운 탕안에서 몸과 얼굴이 익을 정도로 앉아 있다가 씻을려고
밖으로 나오는데..
머리가 핑 도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뜨거운 물에 있었던 휴유증이었습니다.

' 좀 쉬었다  씻어야겠다.. 바쁜 일도 없는데...'
전 그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앉아서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쉬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할머니께서 노란이태리타올을 건네시며 이러는 것입니다.

" 아줌마.. 등 좀 밀어 줄란교...다른 곳은 다 씻었는데..
등 중간에 손이 안가서.."
" 네.."

전 할머니손에 쥐어진 노란이태리타올을 받아 할머니 등을 밀어 드렸습니다.

" 으이구..시원타... 미안합니다.. 아줌마.. 때가 많이 나와서.."
" 네에?!... 때 없는데요...^^;"

사실은 때가 많이 나왔는데..
할머니께서 무안하실까봐 전 거짓말로 대답했습니다.

" 정말 고마워요.. 아줌마도 이쪽으로 앉아요.."

갑자기 할머니께서 제 등도 밀어 준다고 팔을 잡아 당기더군요.
할머니의 쭈글쭈글하고 가녀린 손이 제 팔에 닿으니 왠지 마음이 짠했습니다.

" 전..괜찮은데요... 아까 씻었습니다.."
" 그래요.. 미안해서 나도 등 밀어 줄려고 했는데..."

할머니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고맙다는 말을 몇 번 하고는
자리를 떴습니다.
할머니의 등을 밀어 드린 후 참 많은 생각이 떠 오르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남의 등을 밀어 줬구나하는 마음도 들고..
요즘에는 왠만하면 남에게 의지를 하지 않고 돈을 주고 등을 민다던가..
탕안에 비치된 기계로 혼자 등을 미는게 대부분인데..
할머니의 등을 밀어 주고 나니
목욕탕에서 잊혀져가는 추억들이 어렴풋이 떠 올랐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목욕탕에서 만나면 서로 등을 밀어주며
아는 사람처럼 친하게 대화를 나누었던 정겨운 모습..
겨울이면 특히 목욕탕에 사람들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여유롭지 않을 만큼
빡빡했어도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씩 양보해 자리를 마련해주던 인정
많았던 모습..
겨울방학때면 친구들을 따뜻한 목욕탕에서 만나 수다를 떨었던 어린시절..
목욕탕에 가면 꼭 먹을 수 있었던 요쿠르트와 우유도 그땐 꿀맛이었었죠.
ㅎ.........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져 가는 목욕탕의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면서 때론..
옛 것을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다..
아름답고..
정겹고..
소중한 것 같습니다.
그건 바로..
점점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져가는 과거의 한페이지이기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