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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갈등'에 해당되는 글 21건

  1. 2012.01.03 아내 몰래 어머니께 용돈을 챙겨 준 남편의 모습을 보니.. (31)
" 집에 언제 갈낀데..기다리시겠다."
" 다음에 가면 되지 장사하는거 다 아는데.."
" 그래도..전화만하면 서운해 하실낀데.."
" 으이구..엄마가 그러실 분이가..신경쓰지마라.."

신정이라고 따로 지내진 않지만 새해가 되면 솔직히 신경이 쓰이지요.
결혼한 사람이면 다 그런 마음이 들겁니다.
'새해라고 인사를 가야하는데 어떡하지? ' 라고 남편에게 은근슬쩍
한마디 운을 띄우니 남편은 너무 예민하게 신경을 쓰지 말라는 눈치입니다.
솔직히 신정이라고 여느 직장인들처럼 쉬는 날이면 당연히 남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필요없이 부모님을 찾아 뵈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더군요.

' 전화 드렸으니 어머니도 이해는 하실꺼야! ' 라고 생각은 하지만
왜 이렇게 찜찜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지 ..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늦게 마치더라도 얼굴한번 비추자고 남편에게 졸랐습니다.
남편도 불편해하는 제가 못내 신경이 쓰였는지 그렇게 하자며 얼버무리더군요.
일을 마치고 가면 좀 늦게 도착할 것 같다는 말을 먼저 하고는 우린 늦은 시각
시댁으로 향했습니다.

" 용돈 얼마 드리면 되겠노.."
" 용돈?!.. 됐다..마.."
" 그래도 ...신정인데..얼마라도 챙겨 드려야지.."
" 우리부모님 아직 모르나..자식 얼굴 한번 보여 주는거 더 좋아한다.."
" ........ "

남편의 한마디에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피곤한데 다음에 가자는 남편을 졸라서 억지로 데리고 가다시피한
상황이라
괜한 일로 신경쓰이게 하기 싫더군요.
그래서 남편에게 말은 하지 않고 지갑에서 조금 챙겨 한쪽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래도 신정인데 그냥 얼굴만 비추고 오긴 좀 뭐해서 말이죠.
다 들 자는 시각인데도 시댁에는 불이 훤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차 소리가 나니 이내 나와 보시는 시어머니..

" 추운데 뭐하로 나오십니꺼..."
" 우리공주 많이 피곤한데 뭐하러 오노..어서 들어가자.."
" 어머니..이거...얼마 안됩니다..늦은시간이라 뭐 사올것도 없고해서.."
" 며칠전에 준거도 그대로 있다.. 그냥 넣어둬라..어서...."
" 네에?!..."

몰래 어머니께 용돈을 드리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말..

이유인 즉슨..
남편이 며칠전에 저 몰래 시댁에 갔다가 어머니께 용돈을 드리고 갔다고 하더군요.

신정때 장사한다며 못 갈 수도 있다고 일부러 아내가 챙겨 주더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죠.

" 이렇게 새벽까지 일하면서 번 돈인데 내가 그걸 우째 쓰겠노..
내가 우리공주 뭐라도 해줘야 하는데..."
" 아입니더..."

늦은 시각이라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우린 진짜 얼굴만 비추고 나와야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 ..
남편의 모습이 왜 그렇게 이뻐 보이던지..
신정인데 쉬지도 못하고 장사를 해야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에 일부러 시댁에
갔다 온 남편..
거기다 내 이름을 팔아 용돈까지 챙겨 드렸던 모습에 흐뭇했습니다.

남편은 늘 그랬습니다.
겉으로는 무뚝뚝한 말투에 행동도 그리 스무드하지 않지만..
마음만은 너무도 따뜻한 사람이란 것을 말입니다.
혹시나 어머니가 서운해 하실까?
혹시나 아내가 서운해 할까? 하는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그런 분입니다.
올해는 남편보다 한발 앞서 어머니께 잘하려고 했건만..
역시나 한발 늦었네요..ㅎ
여하튼..이런 남편 덕분에 우리집은 고부간의 갈등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결혼하면 남편의 역활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더니 그 말이 정답인 것 같아요.
늘 제 입장을 먼저 이해하고 생각해주는 울 남편..
정말 사랑스러운 분이라는 것을 새삼 오늘 또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