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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초만 해도 절 보면 이쁘다란 말을 달고 다니던 사람이었는데..
이제 그 사랑이 식은 걸까요?!..
아님 제가 아직도 옛날의 그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서 일까요..
ㅎ...

결혼 12년..
짧다면 짧은 세월일것이고..
길다면 길게 느껴지는 세월일겁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관점이 다 틀리니까요.
전 12년이란 세월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참 짧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더 남편에게 옛날의 모습 그대로 이쁜 모습으로 보여지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울 남편 어제 제게 충격적인 말을 했다는..

" 니 하나도 안 이쁘다.."

" 결혼할려면 뭔 말을 못하겠노.."

" 그때 내가 눈이 삐었지.."
ㅠㅠ...

남편의 충격적인 대답에 전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뭣이.. 뭐라꼬..문디... 어떻게 내한테.........나쁘다..' 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이 실언을 했겠지하고 다시 한번더 마음을 가라 앉히고 물었습니다.

" 자기 진짜가? "

" 진짜 내 안 이쁘나? "

" 자기 헛 말이제..아직도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잖아.. 맞제.."


하지만..
남편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대답을 하더군요.

" 아니.. 니 안 이쁘다.. 진짜로.."

전 한번도 아닌 두번을 같은 대답에 연거푸 충격을 받았습니다.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쁘다고 하면 어디가 덧나나?
누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닌데..너무하네..'

여자들이 원래 그렇잖아요.
사소한 행동이나 말 한마디에 엄청 감동 받는다는 것...
저도 여자니까 당연히 사소한 것 하나에 감동을 받고 상처를 받는 가녀린 여자인데..
그런데..
어떻게 내게...

결혼 1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늘 나만 바라 봐 주고..
이뻐해 주고..
사랑해 주며..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 주길 바랬는데..
그런데 남편의 대답을 들으니..
결혼 초와 지금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변했어..변했어...문디..어떻게 사랑이 변해...ㅠ'

결혼 초에는 모든 행동이나 말 한마디에도 이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더니..
헐.....
그것이 다 거짓........

남편의 무성의한 대답에 화 난 얼굴을 하고는 창밖만 바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분위기가 좀 아니라는 생각을 그제서야 했는지 한마디 하더군요.

" 니는 아직 내 모른다...니는 꼭 눈으로 확인하고 말로 들어야 아나? 으이구...
이만큼 살았으면 알아서 해석 잘해야지..농담도 구분 못하고..니는 아직 멀었다.."

" 뭐라하노..내가 뭘..."

" 이쁘다고 말하는건 마음이 이쁘다는거지.. 외모가 무슨 소용이고..
마음만 이쁘면 되지.. 난 그 마음을 좋아한거다...
마음이 이쁘면 외모도 이쁜거지..
여하튼..이 시간 이후로
이쁘나.. 사랑하나.. 좋나..그런거 물어보지마라..
우리사이에 물을 말 아니다 아니가...
마음으로 느끼고 살면 되지..이쁜게 뭔 소용이고..
그렇다고 니가 못 생겼다는건 아니데이.. 또 오해하지 말고.."

ㅎ....
무뚝뚝하고 말도 길게 잘 하지 않는 울 남편..
철없는 아내의 투정에 대해 확실하게 긴 말로 대응을 하였습니다.

' 맞네.. 마음이 중요하지.. '

남편의 말을 듣고 나니 그 말이 뇌리속에 맴돌면서 씨익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 왜 그랬을까?!..남편은 날 보면 뭐든 다 아는데..
왜 나는 그런 남편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일까?!..
어린애같이...'

그런 마음이 들면서 부끄러웠습니다.
결혼 12년이란 세월을 살면서 마음 편히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살면 되었지..
뭣 땜에 또 확인을...ㅎ

결혼초부터 지금껏 남편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진 않았는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되더군요.

근데..
참 간사스러운건..
남편이 절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아도 ..
' 이쁘다.'
' 니가 제일 좋다.'
라는 빈 말이라도 왜 그렇게 듣고 싶은지..

여하튼..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라서 그려려니 하고  포기를 이제는 해야겠다는 생각만 드네요.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인데..
맞습니다.
겉치레가 뭔 소용이라고..
변하지 않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데 그쵸..ㅎ

근데..
울 남편 마지막으로 한번 더 깨는 소릴 하더군요.

" 니 있잖아..
밖에 나가서 이쁘냐고 누구한테 물어 보지 마레..뭔 말인지 알제..ㅋㅋ"


 

 
" 게안나? (경상도사투리로 괜찮냐는 뜻.) "
" 응....."
" 아이고..우짜노.. 머리에 열도 많이 나네.."
유난히 큰 남편의 눈망울이 오늘따라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초저녁부터 으실으실 한기가 들더니 몸이 막 피곤해짐을 느꼈지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가하는 생각에 그다지 신경도 안 썼는데..
이거 웬걸..
시간이 흐를 수록 피곤함에 한기가 더 심하게 느껴졌습니다.

' 아프면 안되는데.. '

다른 날도 아니고 광고가 나간 날이라는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일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아프다고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쉬어야겠다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물을 마셔 가면서 남편옆에 있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이 놈이 몸이 말을 듣지 않더군요.
급 피곤함에 열까지 나는 것 같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남편에게
좀 쉬어야겠다는 말을 하고는 가게 한켠에 있는 간이침대에 몸을 맡겼습니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곤하게 잠든 절..
마칠 시간이 다 되었다며 남편이 깨우러 왔더군요.


" 집에 가자.. 일나라(일어나라).."
" 응?!.. 몇 신데.. "
" 몇 시긴.. 2시 넘었다..푹 잤나? "
" 그런 것 같다.."
" 아프면 아프다고 하지.. 으이구.. 미련 곰탱이같이.."
" ........... "
" 으이구..열 많이 나네..병원가야 되는거 아니가..  "
" 게안타(괜찮다).. 집에 가서 푹 쉬면 낫겠지.."
" 뭔 떼 돈 번다고.. 미안타(미안하다).."
" 뭐라하노.. "


남편은 그 말(미안하다)을 하고는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한참을 절 애처롭게 바라 보는 남편..
그 모습에 괜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어린시절 아파서 누워 있을때 아버지가 머리를 만지면서 걱정스럽게
보는 모습처럼 느껴져서 말이죠.


" 묵고(먹고) 살라고 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몸 생각하면서 해야지 안글라
(안그래..)..

내일 아침에도 계속 몸이 아프면 낼은 집에서 쉬라..알았제.."
" 내일은 안 게안켔나(괜찮겠나.) ..걱정하지 마라.."


집에 가는 내내 ..
운전을 하면서도 제 얼굴을 계속 안쓰럽게 쳐다 보는 남편을 보니
평소와는 다른 또 다른 남편의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사실..
평소에는 무뚝뚝한 경상도남자 아니랄까봐..

말수도 적고 감정표현도 잘 안했거든요.
완전 오리지날 경상도 사내 그자체...
그런데..
같이 일을 한 지 3개월에 접어 들면서 처음 아내의 아픈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나 봅니다.
늘 편하게 해 주고 싶었는데 우여곡절끝에 같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아내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군요.

" 많이 힘들제.. "
" 아니.. "
" 다음에는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해라..참지 말고..
니가 아프니까 내 맘이아프다.. "
" 와이라노( 왜..이래..).. "
" ........ "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는 남편..
그 모습에 제가 더 미안하더군요.

' 자기야.. 미안하데이.. 걱정하게 만들어서.. '

걱정해주는 남편을 보니 제가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참 행복하더군요.
부부라는 소중함을 더 가슴 깊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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